대법원이 노동자의 거리 선전전에 족쇄를 채웠다. 지난 1일 대법원 3부(주심 변재승 대법관)는 현수막을 들고 거리시위를 진행한 부산의 H사 조합원 정모 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노동계는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한 활동과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해 5월 부산 H사 정문에서 'H사 사장 박모 씨는 체불임금 지급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는 내용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다. 선전 과정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회사에서부터 부산지방경찰청 앞까지 집회 신고 없이 거리행진을 했다. 결국 이 선전전으로 인해 원심에서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었고, 1일 대법원은 그 원심에 대해 확정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 정당성 인정 안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위법성 조각 사유인 공공의 이익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표현 방법, 명예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다른 직원들과 현수막을 들고 확성기를 사용해 행인을 상대로 소리치면서 거리행진을 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려는 행위로 볼 수 없고 수단과 방법에서도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원심은 정당하다"라고 확정 판결의 근거를 밝혔다.
서상범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요건이 많아 법적으로 인정되기가 쉽다. 구두나, 선전물, TV, 방송차량, 유인물 모두가 해당되고 특히 인터넷의 경우는 정보통신에관한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명예훼손에는 업무방해가 따라오기 때문에 노조활동이 침해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상범 변호사는 "명예훼손의 경우는 구체 사건에 따라 각각 다르게 판단되고, 노동조합의 활동은 공공의 활동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확장 적용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이전까지 명예훼손이 기각된 경우가 많았다"며 이사장이 명예훼손으로 조합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코리아 심포니 사건의 예를 들었다.
한편 지난 달 15일 전국공무원노조 청주시지부의 한 간부는 청주시장을 '개'에 비유하며 하며 선전전을 진행했었다. 이와 관련 해 청주시장은 노조 간부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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