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주요 격전지 잇달아 승리, 재선 확실시

민주당 깃발 아래 모였던 미국 민중운동 진영, 명분과 실리 다 잃어

플로리다 비롯한 주요 격전지 부시 승리, 재선 확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던 플로리다 주에서 부시가 승리한데 이어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 격전지였던 오하이오 주에서도 부시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케리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극히 드물어졌다. 부시가 지속적으로 앞서나가던 개표 판세가 그대로 굳어지고 있다.

오하이오 플로리다를 비롯한 이른바 '빅 스윙 스테이트'(인구수와 선거인단 수가 큰 주)에서 케리가 결국은 앞서리란 전망들을 각종 매체에서 앞 다퉈 내놓았지만 자기만족적 예언에 그치고 말았다. 양 후보 모두 자신이 '더 강한 미국'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고 나섰고 미국 유권자들은 메사츄세츠주의 엘리트보다는 텍사스 카우보이를 선택했다.

한편 케리 진영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의 개표 상황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미 수천 명의 변호인단을 꾸려놓은 상황에서 미국 대선은 유권자들의 손을 떠나 지난한 법정 공방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고 있는 미 상, 하원 중간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석권이 확실시 된다. 한 정당에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동시에 쥐어주지 않았던 미국의 전통과 달리 이례적으로 공화당이 행정부와 상하원을 동시에 지배하게 됐다.

출처: 백악관 (http://www.whitehouse.gov)

'Anybody but Bush' 깃발 아래 집결한 미국 운동세력

속사정이야 어떻든 부시가 재신임을 받고 상하원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이 됨에 따라 집권 2기를 맡는 부시 행정부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부시만 아니면 누구라도’(Anybody but Bush!)라는 슬로건 하에 케리의 당선을 바랐던 다양한 세력들이 입을 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대선 때 민주당의 허구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랄프 네이더 지지를 선언했던 하워드 진, 노얌 촘스키는 이번 대선에선 소극적으로 케리를 지지하거나 침묵을 지켰다. 역시 네이더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선거 이후에 “내가 민주당 외면하고 '진보적 독자후보'를 지지한 이유” 라는 글을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영화 배우 팀 로빈슨과 화씨911의 마이클 무어도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부시낙선(케리 지지)운동에 나섰다.

민주당 우파에 철저히 종속되버린 미국의 운동세력

200여 년간 이어온 확고한 양당 정치 체제를 뚫고 서유럽 수준의 사민주의 정당이 출현할 가능성도 난망한 상황과 80년대 이후 미국 사회가 급속도로 우경화 및 보수적 양극화 되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 속에 스스로 세력화를 하지 못한 미국의 민중운동 세력이 부시라는 ‘거악’에 맞서 신판 지지론을 펼쳤지만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부시를 막는다는 명목 아래 민중진영은 철저히 민주당의 정치 일정에 종속됐다.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정체성이 아니라 부시의 대항마 역할을 누가 더 잘 할 수 있는 지가 첫 번째 기준으로 작용했다. 결국 스스로의 아젠다를 제출하지도 못한 채 케리를 비롯한 민주당 우파가 공화당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 더 강한 미국’을 선거 메인 슬로건으로 걸고 우경화 되는 것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못했다.

케리가 유세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국가주의와 군사주의를 고취시킬 때도 운동진영은 케리의 군복무 경력을 칭송하기에 바빴다. 선거 기간 내내 케리와 부시는 대외정책의 기본이나 경제시스템이 아니라 서로의 스타일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였다.

대리주의와 의회주의의 종착점

19세기 말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했던 미국의 노동운동은 스스로 운동의 주체로 서는 대신에 민주당을 통한 대리주의와 의회주의라는 편한 길을 걸었고 그 길의 종착점은 오늘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편 케리가 당선되리라는 전망 아래 하락세로 돌아섰던 국제 유가가 반등했다. 개표 결과 부시가 계속해서 앞서는 모습을 보이자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 텍사스 중질유 선물가격이 다시 50달러 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한국 종합 주가지수 또한 어제보다 14.38p 1.69% 상승한 8백61.05를 기록했다. 시장과 자본가들이 상황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현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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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선 , 부시 , 케리 , 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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