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인터뷰]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


국회앞 농성장의 막내둥이, 비정규 노동법개악저지 공동대책위 천막 안에서 불안정노동철폐연대의 김혜진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조단조단 이야기를 풀어놓는 김혜진 집행위원장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내용은 단호했다.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지금은 깨져도 싸울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힘주어 이야기 했다.

국회일정 순연되도 긴장감 늦추지 말아야

국회 앞에 천막을 설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지난 11월 2일 국무회의에서 개악안이 통과 이후 법안은 정부 손을 떠나 국회로 넘어갔다. 이제 노동부나 여당을 상대하는 것보다 국회를 직접 압박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농성천막을 설치했다.

지난 9월 노동부 개악안 발표 이후 투쟁이 계속 되다 보니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그렇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지만 늘어지고 있는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비정규 공대위도 스스로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 비정규노조들의 총파업 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회 공전에 의해서지만 어쨌든 법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질질 끌고 가는 것이 마냥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 투쟁이 늘어지는 느낌은 주는 것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공전이 되건 말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은 자동으로 환노위로 넘어 갔다. 다음 달 로 넘어갈 확률이 크지만 11월 넷째주 중에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여당의원들 발언은 립서비스에 불과해

국회공전이 끝나고 정기국회가 다시 열리면서 열린우리당 측에서 개악법안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내놓고 있다. 이목희 의원은 며칠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정규 법안을 대폭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수정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조삼모사에 불과하다. 파견업종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다시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데... 포지티브 방식으로 해놓고 업종을 쭉 나열해 포괄해 버리면 다를 바가 없다. 만일 이번 법안에서 제조업을 빼도 내년에는 끼워넣을 것이란다. 일본 비정규 법안 따라가는 것인데 결국은 시간 문제다.

환노위 의원들이 국정감사 때나 여러 인터뷰에선 정부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곤 하지만 지난 당정협의에서 나타났듯이 결정적 시기에는 입을 다물어 버린다.
- 이런 저런 립서비스들은 결국 노동계를 흔들어 보겠다는 속셈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조합원 총투표로 민주노총의 파업이 결정됐지만 전망이 썩 좋아만 보이진 않은데
-총연맹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조직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 대규모 사업장들의 분위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 투표율이나 찬성률도 그렇고...

어떻게 생각하면 총투표가 성사된 것 자체가 놀라운 측면도 있다. 지난 9월 중순 이수호 위원장이 미디어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조합원 총투표를 처음 거론했을 때만 해도 회의적 관측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비관적 전망들도 많았지만 열린우리당사 점거를 비롯한 비정규노동자 자신들이 투쟁을 통해 이만큼 견인해냈다. 지금 돌아보면 이 만큼 온 것이 놀랍기도 하다. 우리는 ‘꿈틀 운동’이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고 비정규직도 짓밟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우리 투쟁이 있다고 ‘꿈틀 운동’이라고 말했었다. 아무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이 법안의 심각성에 대해선 최소한 다들 동의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비정규 운동이 전진해 이뤄낸 성과들이라고 생각한다.

"싸워서 깨지는 한이 있어도 이 국면에서는 의미 있다"

현재 공무원 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극심하다.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총파업에 대한 탄압을 통해 올 연말 내년 봄까지 노동운동을 싹 정리해서 입맛에 맞게 노동운동을 재편, 집권 중반기 신자유주의 기조의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싸워서 깨지는 한이 있어도 이 국면에서는 의미 있다. 깨질 것이 뻔해도 싸우는 수밖에 없다. 섣불리 재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투쟁한다. 우리가 좀 더 준비를 한 다음에 싸울 수 있을까? 우리가 준비가 됐건 말건 저들은 공세를 펼친다. 맞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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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불안정노동철폐연대 ,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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