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영화배우 김부선 씨 등 문화예술인 113명 기자회견
대마 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선언


한국 사회에서 대마초 혹은 대마는 금기의 약, 마약으로 취급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움직임이 최근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각계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대마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문화예술인모임)은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배우 김부선 씨의 ‘마약관리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지지하고, ‘대마 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촉구했다.

김부선 씨는 지난 7월, 2000년 12월부터 대마초를 4차례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기소된 이후 김부선 씨는 8월,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10월 담당 재판부에 대마초의 흡연을 처벌하고 있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61조 제1항 제7호, 제8호, 제3조 제11호, 제4조 제1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 3조(일반행위의 금지) 제 11호
대마·대마초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는 행위나 대마·대마초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의 목적으로 대마·대마초종자 또는 대마초종자의 껍질을 소지하는 행위 또는 그 정을 알면서 대마초종자·대마초종자의 껍질을 매매 또는 매매의 알선을 하는 행위

제4조 제 1항(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마약류취급의 금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사용·운반·관리·수입· 수출(향정신성의약품에 한한다)·제조·조제·투약·매매·매매의 알선·수수 또는 교부하거나, 대마를 재배·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사용 하거나,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부하거나, 한외마약을 제조하여서는 아니된다

제 61조(벌칙) 1항(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 7호: 제4조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대마를 재배·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하거나 이를 사용한 자

제 8호: 제3조 제11호의 규정에 위반하여 대마·대마초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거나 대마·대마초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할 목적으로 대마·대마초종자 또는 대마초종자의 껍질을 소지한 자 또는 그 정을 알면서 대마초종자·대마초종자의 껍질을 매매 또는 매매의 알선을 한 자

김부선 씨와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마초가 신체에 미치는 위해정도가 현저하게 낮고, △환각효과가 없으며, △사회적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소량의 대마초 사용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대마초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선행과 함께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마초, 신체에 대한 위해정도 낮아”

미국립약물중독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urg Abuse, NIDA) 보고소(1994)에 따르면 대마초는 담배, 카페인과 기타 약물에 비해 마약으로서의 특징인 중독성(금단성, 의존성, 강화성, 내성 등)이 훨씬 약하고, 독성도 알코올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8년 유엔마약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각종 약물 사용에 따른 사망자 수에서도 대마초는 사망자수가 0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통계에서 담배, 술, 비스테이로드제 및 항생제 사용에 따른 사망률은 대마초에 비해 각각 43만배, 11만배, 7천 6백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마초, 진정효과 있으나 환각작용 일으키지 않아”

대마초가 마약으로 규정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마초가 사용자를 환각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환각제의 효과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환청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 심하게 왜곡된 형태로 보는 환시로서 환각제는 인간의 감각기능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다. 또 환각제는 실제로 느껴지지 않는 촉감을 느끼는 환촉 까지 일으킨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요지’를 설명한 김성진 변호사는 “대마초는 기분을 좋게 하고 들뜨게 하는 진정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각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 “대마초를 피운 사용자들은 시각과 청각 그리고 촉감에 있어서 완전히 정상을 유지하며 시간과 공간의 지각에 있어서도 정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대마초, 사회적 위험성 술보다 낮아”

대마초를 마약으로서 규제하는 또 다른 논리는 대마초를 흡연할 경우 이성을 마비시켜 교통사고 등 사회적 위험도를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김성진 변호사는 “술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지만, 대마초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성진 변호사는 “대검마약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에서도 대마초의 효과에 관해 억제작용이 있음을 인정하고, 소량의 대마초를 흡연한 경우 순한 흥부제의 효과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는 대마의 경우에는 오히려 알콜이나 담배의 경우보다 사회적 위험성이 낮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9년 스위스 연방마약중독위원회(EKDF)는 ‘마리화나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대마초의 사용은 짧게는 2-4시간, 길게는 8시간까지 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운전자들은 대마초의 효과에 대해 실제보다 과장되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운전에 극도로 집중하는 성향을 보였다. 그 결과 속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세심하게 운전하고 있었다”며 대마초 흡연이 운전에서 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에 이 보고서는 음주 운전에 대해서는 “음주운전자들은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난폭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며 음주 후 운전이 난폭운전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교통사고를 낸 대마초 흡연자의 80퍼센트에서는 동시에 알콜 성분도 검출되었다”며 대마초 흡연 후 운전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아님을 지적했다.

“대마초 금지, ‘헌법 제37조 2항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김성진 변호사는 대마초 흡연에 대한 처벌 규정에 대해 “대마초를 규제하는 논리는 소위 ‘관문이론’으로, 약한 약물인 대마초가 더 강한 마약을 유발한다는 논리”라며 “그러나, 이 논리는 그 근거가 빈약하고, 오히려 대마초의 금지는 ‘헌법 제37조 2항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진 변호사는 “경미한 정도의 대마초 사용은 보건상의 위해도 크지 않고, 사회적 위험성도 없는데 개인의 또 다른 권리인 헌법상 신체의 자유권을 제한하게 되는 징역형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며 “벌금형이나 행정상 제재로서 과태료 등의 처분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예술인모임, “과도한 국가의 통제이며 타당한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

이날 문화예술인모임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험적이고 체험적인 이유를 들어 대마의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모든 마약에 대한 무분별한 허용을 요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며 “각종 연구와 국제적인 현실이 요구하고 있는 수준에서 대마를 마약류로 분류하고 과도하게 처벌하고 있는 현실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문화예술인모임은 대마 규제에 대해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대한 과도한 국가의 통제이며 타당한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나아가 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이중적 처벌에 대한 시정과 사과를 요구한다”며 대마에 대한 법적·사회적 규제의 철폐를 요구했다.

또 이들은 김부선 씨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해 “사회적 금기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이고, 문화적 권리를 찾기 위한 개인의 적극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적극 지지한다”며 “이번 소송에 대한 지지를 넘어 각종 사회적, 문화적 금기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후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인모임은 12월 중 ‘대마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내년 상반기부터 대마합법화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화배우 김부선 씨


김부선 씨, “대마초 흡연, 반사회적인 범죄 아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 말도 들어주실 건가요”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김부선 씨는 “이미 87년, 89년 2차례 대마초를 흡연해서 2년의 실형을 받은 바 있다”며 “그 이후 사회적 으로 몰매를 맞았고, 가족들은 돌림병에 걸린 듯 한 취급을 받았다”며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된 이후 고통받아온 심정을 토로했다.

또 김부선 씨는 “이번 사건 이후에도 한국 사회는 나에게 죽던지, 이 나라를 떠나던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는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헌법 소원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김부선 씨는 “개인적으로 오늘 이 자리가 행복하다”며 “영화배우로 데뷔한 이래 이렇게 많은 기자들 앞에 선 적이 없었다”며 농담을 섞어 가며 꺼내기 어려운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부선 씨는 “이것은 범죄가 아니다. 내가 반사회적인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마초보다도 더 해로운 술은 사회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딸까지 사회적 뭇매를 맞아야 된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며 대마초 흡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김부선 씨는 “20년 전에 마약을 해 본적이 있다. 대마초와 마약은 분명 다르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김 씨는 마약과 대마초를 비교하며 “마약은 정말 무서운 것이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마초는 다르다. 난 대마초를 잠자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느끼고 있다”며 마약과 대마초의 차이를 언급했다.

“제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부선 씨는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도 진정을 낼 것”이라며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런 문제제기를 한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제청신청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김부선 씨는 “몇 차례 구속될 때마다 죄송하다고 말은 했으나, 사실 마음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마초로 적발되어 구속될 때 마다, ‘내가 누구에게 피해를 줬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술이나 담배보다도 덜 해로운 대마초 흡연을 이런 식으로 규제한다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마초를 규제하는 현행 법제도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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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 대마초 , 김부선 , 문화예술인모임 , 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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