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권은 농민은 다 죽으라 한다

한-칠레FTA 체결 이어 쌀시장 개방까지, 농민 1년 내내 투쟁
17일 쌀협상 토론회 실력 저지, 여성 농민 단식 돌입, 20일 4차 농민대회 예정

노무현 정부 등장 이후 농민, 노동자 민중 뿐 아니라 보수정치권까지 누구도 편한 사람이 없다. 특히 공산품과 농산품의 맞교환으로 농민의 희생을 전제로 했던 한-칠레FTA 체결 이후 연이어지고 있는 쌀시장 개방까지, 농민들의 투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게 무슨 국민 토론회 입니까? 라고 항의하고 있는 한 농민.
쌀은 국민의 기초식량으로서의 쌀이 가진 기간 산업적 특성 때문에 '쌀 시장 개방 반대'는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 그래서 농민의 저항뿐만 아니라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 강해 정부에서도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금년 말까지 실질적인 쌀 협상을 종료한다는 계획 아래 조속한 협상을 마무리한다"며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외경제장관회의 결정과 국무회의 보고 후 정부 최종 입장 발표할 계획으로 12월 20일 농림부 중앙농정심의회, 12/23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를 거쳐 최종합의 후 관세화 유예를 위한 이행계획서(C/S)를 WTO에 통보하는 등 이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결국 농민들과의 격한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7일 1신] 쌀 협상 국민 대토론회, 실력 저지 무산


17일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그리고 농림부 주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주관으로 '쌀 협상 국민대토론회'가 농업기반공사 교육원 대강당에서 2시부터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날 공청회는 정부 협상 담당자 및 관련 학자들이 참석해 '쌀 관세화 관련 협상의 주요 내용과 쌀 농사 소득보전 및 양정개편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토론을 벌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100여 명의 농민들이 공청회를 실력 저지 시켜 3시 16분 경 주최측인 이정환 농촌경제연구원장이 '공청회 무산'이 공식 선언했다.

공청회 장소 주변에는 이미 배치된 경찰 병력과 농민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농민들은 이날 1시 30분부터 참석해 자리에 배석해, '명분 쌓기 대국민 사기극 쌀 협상 대토론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행사 진행과 관련해 주최측의 도발로 인해 종종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2시 5분 경 전성도 전농 대협실장은 공청회의 마이크를 잡고 '명분 쌓기 대국민 사기극, 쌀 협상 대토론회 즉각 철회 요구! 긴급 전국 농민대회' 개최를 선언하며 '토론회 불가'를 공식 선언했다. 선언과 함께 '쌀 수입개방 반대' '민족 농업 사수' 등 미리 준비된 플래카드와 선전물울 단상에 설치했다.

전성도 대협실장은 "피눈물 나는 심정이다. 주최즉이 국민대토론회를 하겠다더니 경찰로 공간을 가득 채워 놨었다. 밀실협상 하더니 토론회도 뜻맞는 사람들만 모아놓고 밀실에서 똑같이 하려 했다"고 지적하며 "농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토론회 했다고 생색을 낼 이 사기극을 그냥 보고 넘길 수 없었다"라며 '토론회 무산'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무대 전면에 걸린 선전물
공청회 자리에서 진행된 긴급 전국농민대회는 농민가와 함께 참석자들의 발언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리고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여성농민들의 선도 투쟁이 보고 되기도 했다.

충북도연맹에서 온 한 농민은 "비장한 결심으로 새벽밥 먹고 올라왔다. 새삼스럽게 국민토론회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농민이 국민 취급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이 오늘 이 자리에서 명백히 입증되고 있다"라며 공청회장에 배치됐던 경찰들과 관련해 주최측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용주 전농 강원도연맹 정치위원장은 "한-칠레FTA 체결 당시 정부가 약속한 119조는 어디로 갔냐? 농림부 예산이 7-8조 인데 차라리 부서 폐지하고 그 돈으로 농가부채 해결해 달라. 농업정책으로 농가 다 망쳐먹고, 간섭 말고 걸리적 거리는 농림부는 오늘부터 해산하라"라며 쌀시장 개방의 들러리를 서고 있는 농림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결국 3시 10분경 이정환 농촌경제연구원장은 단상에 올라 '이날 공청회의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덧붙여 이정환 원장은 "오늘도 미국과 제네바에서 막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 토론을 진행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런 사태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직도 충분히 토론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 아직 결과가 다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말이 끝나자마자 한 농민이 즉각 단상에 올라가 "토론회 자료집에는 WTO 보고 등 향후 일정이 다 나와 있고, 관세유예와 쌀농가소득방안 예산 까지 확정했다는 내용들이 있는데, 무슨 의견 반영 기회가 남았느냐"라며 "말장난이 너무 심하다. 이런 말장난으로 농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는 공식 무산됐고, 참석한 농민들은 여성 농민을 연행한 데 대한 규탄집회가 진행중인 종로서로 이동, 공청회 장소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지금 이 사람은 농민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충분하다니요, 이미 토론회 자료집에는 이후 계획까지 나와있는데 말입니다" 항의하는 농민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2월 16일 "정부는 국익과 농촌을 생각하는 자세로 쌀 재협상의 잘못을 시인하고, 협상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사실상의 협상 실패는 전략 부재와 협상 실무력의 미숙에서 기인한 ‘자승자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 협상은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쌀 재협상 결과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줄 것과, 이번 미숙한 협상의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제출했다.

17일 2신] 여성 농민 7명 단식농성 돌입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은 17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협상 중단과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각 도 대표를 포함해 7명의 여성농민의 단식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전여농은 "정부가 민의를 외면한 채 기만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지금 최악의 협상안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 여성 농민 대표자들은 마지막 목숨을 건 단식으로 망국적 쌀 협상의 중단과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전면 재협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금순 전여농 의장은 "쌀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다. 쌀을 지키기 위해 여성농민이 나서서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라고 투쟁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여성농민 34명은 긴급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미국 대사관 앞에서 `쌀 개방 강요하는 미국은 물러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계란을 던지며 항의 시위를 벌이다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12월 20일 1천 차량 상경 투쟁 '쌀만은 안 된다!'

정부 교섭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에 대한 농민들의 투쟁도 점점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농민 투쟁의 거점이 되고 있는 농성장에는 농성 참여자 및 단식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농은 오는 20일 '차량 1만대 서울 집결 투쟁'을 통해 재협상을 촉구하며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문경식 전농 의장은 "12월 20일. 차량 1만대 서울 집결투쟁은 우리 농민운동을 새로운 승리로 발전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중앙위원회와 간부활동가들의 구속 결의가 뒷받침된 1만 차량 투쟁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어코 성사시켜내야 하는 절대 절명의 투쟁이다"라며 담화문을 발표해 20일 투쟁에 총집결 할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결국 첨예한 입장이 좁혀 지지 못한 채 농민과 정부와의 막판 격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협상과 관련한 정부의 '무능력'을 지적하는 비판이 각계 각층에서 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2004년 교섭 완료'의 목표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다시 한-칠레 FTA 저지 투쟁의 상황이 재반복 될 것인지, 쌀 시장 개방저지 투쟁의 승전보를 울릴 것인지, 정부와 농민의 대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

쌀개방 , 미대사관 , 여성농민 , 쌀협상국민대토론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