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했던 삶, 내가 이 법정에 서게 된 이유"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이수종 김주익 징역 1년 6월 구형
"우리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적습니다"

2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원 404호에서는 국회 안 고공 농성자 2인에 대한 구형공판이 진행되었다. 형사9단독(이병한 판사) 사건번호 ‘2004고단4406’ 피고인 이수종, 김주익. 업무방해, 야간주거침입, 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이 공소이유였다.

404호 재판장은 비정규연대회의 소속 대표자, 조합원, 현대중공업 해고자 등 20여 명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심리가 시작되고 검사는 간략히 국회 안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오르기까지의 사건 경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인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심문을 마쳤다.

반대심문에 나선 권두섭 변호사는 일명 비정규노동법이 가진 폐해와 노무현 대통령 대선공약부터 비정규법안논의 과정까지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철폐의 약속이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던 점, 피고인들이 비정규직노동자들로서 누구보다 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을 알고 있었던 점, 고공농성 돌입 시점이 국회 환노위 상정이 예상되나 전혀 법안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상황 등을 확인하며, 피고인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에 대해 중점을 두고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수종 위원장과 김주익 조합원은 담담한 자세를 보였다. 최후진술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박대규 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을 비롯한 동료 노동자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심문을 마치고 검사는 두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선고는 일주일 후인 12월 30일에 진행된다.

한편 지난 19일 김주익 조합원의 조부가 타계해 21일 장례까지 마친 상황이나 당사자는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김주익 조합원의 조부는 평소 막내 손자인 김주익 조합원과 매우 돈독한 관계였고, 김주익 조합원은 지병으로 병원에 있는 조부의 병상을 지키며 간호를 해왔다고 한다.

이하는 이수종 위원장과 김주익 조합원의 최후 진술 내용과 박대규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의 심경을 말한 내용이다.

이수종, "자본의 손만 들고 있는 정부"

계약직, 파견직 비정규노동자들은 1년에 한번 재계약의 부담을 앉고 살아야 합니다. 이직을 하더라도 다른 곳이 쉽게 찾아지지 않고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을 쉬어야 하는 그런 힘든 현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나라가 잘 살게 되면 잘 살게 될 수록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격차는 벌어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럴 바에는 못 살아도 평등한 나라에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부는 파견법, 기간제법 개정을 통해 더욱 자본의 손만을 들어주려 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정규직의 현실을 인식하고 신경쓰길 바랍니다.


김주익, "너무나 비참했던 비정규직의 삶, 그게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

사람들은 살면서 몇 번의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작년 11월 19일 해고 이후 1년, 이 법정에 서있기까지 1년 동안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해고되기 이틀 전 노조조끼를 입고 출근했다는 이유로 해고에 업무방해로 몰리고, 해고 통고 다음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함에 출근을 한 것이 무단침입에 폭력이 되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올 2월 50이 넘은 노동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저 역시 잘 알고 지내던 그 형님도 회사에서 쫒겨나 다시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 형님이“비정규직도 인간이다.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유서를 남기고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우리의 힘이 미약했기에 그 형님을 편안히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저는 폭력행위, 집시법위반, 업무방해... 참으로 많기도 한 법에 의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없이 제기한 현대중공업 사측의 탄압과 감시에 대한 진정과 고소는 어느 것 하나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3년 동안 면접을 거쳐 작업지시까지 했던 그들에게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사측에게 폭행을 당해도 노조활동 방해 구제 신청은 각하를 당하고, 내가 3년 일한 내 사업장 앞에서의 집회도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비참했던 그 과정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입니다. 노동자의 삶이 다 그렇지만, 비정규직으로 살기에는 이 땅의 현실은 너무나 높은 산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3권? 그럼 입 다물고 일하라고 폐업 통보가 날라 옵니다. 왜 우리가 추운 겨울, 50미터 타워크레인에서 굶어가며 다리 오므리고 누워가며 있었을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도대체 왜 저들이 그 높은 타워의 칼바람에 섰을까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본 모습을 찾길 바랍니다. 우리 노동자가 세상을 만들고 세상을 유지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본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단결하지 못하고 그래서 우리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적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선택을 하게 된 우리의 현실을 재판부가 제대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대규, "책임이 무거움을 느낀다"

최후진술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훔치던 박대규 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은 재판이 끝나고도 한참동안 남부지원 앞을 지켰다.

"어려운 현실 속에 힘겨운 고공농성을 결의했던 동지들이 역시 흔들림 없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한사람의 비정규직 노동자이기 보다 비정규직연대회의 의장으로서 내가 얼마나 저 동지들을 감싸안고 책임을 수행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하던 박대규 의장은 "비정규직의 현실은 더 나아질 기미가 없고, 앞으로도 저 동지들 같은 동지들이 수없이 나올텐데..."라고 안타까워 했다.


박대규 의장은 "이 땅에 비정규직으로 살면서 더 이상 자신을 극단으로 희생해야 하는 동지들이 안 생길 수는 없는 거냐?"며 쓴웃음 짓는 것으로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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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 이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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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선


    지난 11월 26일 국회 안 타워크레인 공공농성을 결의하고 자신들에게 가해질 혹독한 고통을 감수함을 각오 하였던 동지들과 함께 하였던 몇칠들이 더욱 생각이 납니다.

    가진자와 권력앞에 더이상은 비굴하게 살고싶지 않다는 사회적 약자들의 못짓이 금번 동지들의 법정투쟁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가슴저미는 절절한 목소리로 들을수 있었습니다.

    아직 동지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우리들의 투쟁 또한 끝나지 않았기에 동지들의 건강한 모습으로의 귀환을 기다립니다.

    비정규직 없어지는 그날이 우리들의 투쟁이 끝나는 날이기에 그때까지 우리 스스로 지치지 말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투쟁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