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늦게 결국 거대 양당은 국가보안법 문제를 내년 2월에 처리하기로 야합했다. 거대양당은 밀실에서 국가보안법을 대체입법하기로 합의했다가 여당은 원내의총을 통해 ‘당론 변경 불가’로 뒤집기에 나서고 거대 야당은 ‘협상백지화’로 화답하는 등 원내의 국가보안법 논의는 하루 종일 미궁을 해멨었다. 또한 원내의 이런 난맥상 가운데 국가보안법철폐 단식 농성단의 오늘 하루는 너무나 힘겨웠다.
1300명이 넘는 단식농성단 가운데 214명은 29일부터 물과 소금 섭취조차 거부하며 ‘끝장 단식’에 나섰고 한남동 국회의장관사 항의 집회라는 힘든 일정을 소화한 30일 아침부터 탈진해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날 오후 들어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민가협 회원들이 단식농성단과 함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때는 날씨도 제법 따뜻했고 농성단 사이에는 웃음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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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운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집행위원장, 전상봉 한청협 의장,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 민가협 회원 등이 차례로 나와 의사봉을 두드리며 민중과 민족의 이름으로 국가보안법의 각 조항을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한 참석자는 “김원기 의장 이런 식으로 두드리란 말야”라며 힘차게 의사봉을 두드려 참가자들로부터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부상자와 연행자 속출, 단식농성단에겐 너무나 힘겨운 고난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장로와 원로 여성학자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고령의 참가자와 연일 계속된 단식으로 탈진에 가까운 사람들을 제외한 단식단과 학생 등 천여 명이 국회 진격투쟁에 나서면서부터 고난은 시작됐다.
국회 정문에 가까이 가지도 못한 채 길 건너편에서 부터 대오는 경찰의 폭력에 부딪혔다. 단식으로 지친 몸은 경찰의 방패 세례를 견디지 못했다. 오후 다섯시 경 부터는 부상자, 탈진자가 속출했고 국민은행 천막촌은 탈진해 업혀 오는 사람들, 환자 이송 조차 가로막는 경찰에 항의하는 사람들, 탈진자의 팔다리를 주무르는 사람들, 항의에도 불구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장승처럼 제자리를 지키는 경찰들로 혼란 상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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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대가 출동해 정신을 놓거나 쓰러진 사람들을 여의도 성모병원, 성애병원등 인근 병원으로 분산 호송했고 같은 시간 국회 도서관 건너편에서는 학생대오가 경찰들과 방패를 사이에 두고 몸싸움에 나섰다.
국회 진격투쟁 중 경찰은 그나마 몸이 성한 사람 위주로 55명을 연행했고 쓰러진 사람은 농성단이 수습하도록 버려뒀다.(55명은 연행된지 얼마 후 전원 석방됐다.)
보건의료인들 기자회견, "이것은 집단 살인이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된 후 저녁 6시경, 단식농성이 시작될 때부터 농성단에 결합한 의료진들이 포함된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의 보건의료인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기자회견에 나섰다.
기자 회견에서 보건의료인들은 “열린우리당에 묻고 싶다. 어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됐냐? 국보법이 야합의 수단이 되어버렸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최인순 보건연합 집행위원장은 "물과 소금도 먹지 않고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는 단식을 속행하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며 끝장 단식의 마무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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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하 참의료 실천단 사무국장은 ”50명이 구토, 하혈, 오심으로 쓰러지고 214명이 물과 소금을 끊고 28명이 다시 호흡곤란, 실신, 골절로 병원에 후송되고...이것은 집단 살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목이 메어 울먹이며 의료진이 파악한 경과를 보고했다.
끝장 단식 계속 강행할 듯, 제발 불상사만은 피하길
보건의료인의 기자회견 이후 기자는 박세길 단식농성단 집행위원장에게 의료진들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끝장 단식을 진행 중인 사람들에게 물과 소금만이라도 섭취하라고 권유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박세길 집행위원장은 직답을 피하며 ”우리가 지금까지 25일 동안 이렇게 싸워왔는데 아무것도 못 얻고 마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의료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몸 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은 사람들을 제외한 단식농성단과 시민들 이천 여 명은 현재까지 영하의 날씨 속에서 촛불시위를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하루 동안만 몇 번이나 입장을 바꾼 여당은 결국 내년 2월로 국보법 처리를 미뤘다. 부디, 불상사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 사람들
기자회견 나선 김정범 인의협 공동대표
미디어참세상은 보건의료인 기자회견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인 김정법 인의협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단식단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보인 김정범 공동대표는 국가보안법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김대중 정권 당시 자행된 진보의련 조작 사건을 예로 들며 어설픈 대체법안 같은 야합은 의료인으로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며 현 정권의 의료사유화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기에도 농성자들의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 보인다. 의학적 소견은 어떤지
-단식자들이 물, 소금까지 끊고 영하의 날씨 속에서 게다가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집회에 참석을 하는데다가 오늘 밤에도 늦게까지 옥외 촛불 집회를 연다는데 정말 불행한 사태가 닥칠지도 모른다. 특히 전해질의 섭취를 중단 한 것은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해야 되나
-의료진으로부터 단식농성 중단 진단을 받을까봐 농성단들은 의료진을 피해다니기도 한다. 늦어도 1월 2일 정도 까지는 특단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지
-지난 9월 국보법이라는 낡은 칼을 박물관에 넣어야 한다던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 전에는 연내 처리 안 해도 무방하다고 뻔뻔하게 발뺌했다. 이런 사람을 왜 지난 4월(탄핵)에 복권시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30일 오후 6시경) 여당이 한나라당과 국가보안법 대체 입법에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런 엉터리 야합은 우리도 용납할 수 없다. 진보의련 사건 당시에 국가보안법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얼마나 고생시켰나
지난 11월 22일부터 보건의료인들이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는데
-바로 옆 천막이 국보법 천막이라 그 때부터 드나들었다. 경제자유구역법안을 생각하면 노무현 정권이 더 괘씸하다. 선거 때는 의료공공성 강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더니 당선 후에는 슬금슬금 말을 바꿔 의료 허브니 의료 산업화니 하며 공공성강화하고는 정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디어참세상 칼럼니스트인 최용준 교수도 경제자유구역법안 개정안에서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 문제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렇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진료하는 것에 불과에 보이지만 그 본질을 보면 결국 공공성의 약화와 의료의 전면적 사유화가 핵심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