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빈지갑, "물가 감당 안돼"

담배 값 500원 인상, 라면, 전기, 교통비 등 줄줄이 요금 인상
04년 임금 인상율은 오히려 하락, 노동자 주머니 더 가벼워져

금연 보조 상품 등 새해 결심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해 30일 극적으로 임시국회을 통과한 건강증진기금, 담배소비세 등은 즉각 담배의 소비자가격을 한 갑 당 500원씩 인상시켰다. 그러나 담배 값 인상은 이후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품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

한편 정작 세금을 내야 할 노동자, 서민의 2004 임금 인상률은 오히려 전년에 비해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을 쫓을 수도 없이 가벼워진 노동자 서민들이 살아갈 2005년의 일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커피, 라면, 버스, 전기, 상하수도 인상 또는 인상 예정

이미 지난해 만두, 우동, 우편요금이 인상됐다. 그리고 식품 및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내 전기요금을 5∼6% 정도 인상할 방침이고, 서울시와 춘천시를 비롯해 제주 지역의 상하수도 요금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교통비의 경우 서울시는 2004년 7월에 교통카드 기준 기본요금을 65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나아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이 각 지자체별로 요금인상을 결정했거나, 가격을 인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택시운송사업조합의 경우도 택시요금 인상을 위해 지방자치 단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기에, 추가적인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진출 6년째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커피 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일부터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음료를 중심으로 평균 300원을 인상했는데, 이에 따라 오늘의 커피는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카페라떼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가격이 인상돼 평균 8% 정도 가격이 올랐다.

덧붙여 왕뚜껑과 비빔면은 각각 7%로 인상되고, 신라면은 5백50원에서 6백원으로, 짜파게티는 6백50원에서 7백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과자의 경우 지난 12월 새우깡(5백원)과 양파링(6백원)가격이 1백원씩 올랐고,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도 올해 신제품에 대해 5백원대 가격을 없애고 7백∼1천원 대에 맞춰 놓고 있어 부수적인 인상들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2004 임금 인상율은 1.7% 하락,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

지난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100인 이상 1,368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임금조정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에서 평균 타결 임금인상율은 5.7%(통상임금 기준)로 지난해 7.4%에 비해 1.7%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인상율은 5.0%로 전년도 8.1%보다 3.1% 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같은 임금 인상율의 결과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천안노동사무소의 연말 집계에 따르면 "충남북부 지역의 관내 노동자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인상율은 지난해보다 1.3% 포인트 하락한 5.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충남북부 지역의 제조업과 운수업을 중심으로 조사대상업체의 12% 정도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2004년 임금을 동결했거나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역의 경우도 현재(12/3) 울산지역 사업장의 임금총액 인상율 및 통상임금 인상율은 각 6.2%와 6.0%로 전국 평균 인상률을 웃돌았으나 전년 동기 대비 6.9%와 7.2%로 0.7%포인트와 1.2%포인트 낮아 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광주전남경영자총협회의 `2004년 임금조정실태 자료'에 따르면 임금인상율은 5.6%(통상임금수준)으로 지난해 6.4%에 비해 0.8%포인트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도 어렵다는데' 노동조합 임금 동결 자진 선언?

새해 년 초에 맞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한 노-사 상생의 임금 동결 선언'이 언론의 초점을 받으며 기사화 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입업체인 E1(LG칼텍스가스에서 E1로 사명 변경함)의 경우 올 1월 1일자로 노동조합위원장이 "올해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일임한다"는 위임장을 구자용 사장에게 전달하고 올해 임금협약을 마무리 지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파트너사인 포철기연 노동조합 또한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함으로써 9년 연속 무교섭으로 2005 임금교섭을 타결했다. 경제 상황을 의식한 노동조합들의 자진 동결 경향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러한 노동조합의 선택이 '향후 2005년의 임단협을 준비하는 노동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나아가 지난 29일 경총은 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88명)을 대상으로 실시 한‘2005년 노사관계 전망조사’의 내용을 밝히며 2005년의 노사 임단협이 쉽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동 보고서에서는 임원 61%가 2005년도 노사관계가 2004년 보다 불안해 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26%의 임원이 임금 동결을, 26%의 임원이 '임금 인상율의 3% 이하, 삭감1%'로, 전체임원 중 53%의 임원이 3% 이하의 임금인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대비 2004년 생활물가는 2.5%에서 2.9%로, 식료품은 4.1%에서 6.3%로 계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에 반해 비용을 지출 할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05년 임금 협상 또한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05년 상승하는 각각의 요금 인상을 온몸으로 체감해야 하는 노동자 서민의 삶은 더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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