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중앙위, 노선 두고 뜨거운 격론 예상

지난 하반기 내내 이어졌던 갈등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 집중

올 한해 향배 결정될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

12일 오후 용산구민회관에서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열렸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후 3시경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의 개회 선언으로 5차 중앙위원회가 시작되었다. 재적 중앙위원 393명 가운데 247명이 참석해 무난히 성원을 넘겼다.

개회가 되기 전 행사장 바깥 여기저기에서는 중앙위원들과 참관을 위해 참석한 일반 당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터넷 기관지 편집위원회 구성방안, 당 사업방향 등 쟁점 안건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행사장 입구에는 당 이론 기관지 월간 ‘이론과 실천’ 편집장 유임과 정파적 행동의 일소를 주장하는 당내 사민주의 의견그룹 ‘자율과 연대’ 명의의 대자보가 붙었다.

한편 중앙위원회 개회가 임박해지자 “모든 언론사 기자들은 회의장 바깥으로 나가라”는 사회자의 발언이 나왔고 취재를 위해 참석했던 기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반응을 보이며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격론이 벌어질 것 같아 기자들을 내보냈다는 당직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날 중앙위원회는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한 치열한 논란으로 점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 이후로 논란 끊이지 않아, 대립의 골도 깊어져


작년 10월 열렸던 제4차 중앙위원회 이후 오늘까지 민주노동당은 한마디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원내외에서 어떤 정책들을 어떻게 펼쳐나갔느냐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굵직굵직한 것들만 짚어봐도 ‘열우당 2중대 문건’ 논란 - 민생 소홀, 국보법 올인 노선 논란 - 당기관지위원회의 ‘이론과 실천’ 편집장 해임 논란 - 여성당직자를 폭행했던 당직자에 대한 서울시당기위의 제명조치가 중앙당 당기위에서 뒤집힌 사실에 대한 논란들이 펼쳐졌다.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최고위원들이 평당원들로부터 ‘최저위원’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을만큼 골이 깊게 파였다.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사무총장과 다수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현재 중앙당의 실질적 당권(원내 의원실 제외)을 쥐고 있는 민족민주 진영과 당내 사민주의 지지자들을 포함한 범좌파의 대립이 존재했다. 이 와중에 당초에는 친 민족민주 진영으로 분류됐던 몇몇 의원들도 국보법 올인 노선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던 사실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또한 지난 8월 상급자 두 명이 여성당직자에 대해 타 단체 간부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발로 가격하고 맥주병을 깨며 폭력을 행사한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서울시 당기위는 심사를 벌여 가해자 두 명에게 제명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성 당직자 폭력행사에 대한 엄정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민족민주 진영 일부 당원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만취했다’ ‘가해자의 가해 행위의 동기가 악의적이지 않다’ ‘가해자가 진보운동과 당에 헌신적이었다’는 식의 근거를 들고, 심지어 피해자 탓을 하기도 하며 제명 조치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민중의 소리’도 이 사건을 ‘단순폭행 사건’으로 규정하며 과도한 처벌은 분란의 소지가 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결국 전국연합 출신인 김준기 당 상임고문이 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중앙당 당기위원회는 가해자들의 항고를 받아들여 당원 복권 판결을(당기위 표현으로는 '제명이 아닌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 경과가 민주노동당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논란들의 핵심을 전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중앙위원회에서도 격론 펼쳐질 전망


따라서 오늘 중앙위원회에서는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민족민주 진영의 당 운영에 대해 인터넷 게시판등을 통해서만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범좌파 진영의 치열한 문제제기와 당권파의 현재 노선 고수 등으로 뜨거워 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중앙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제출된 ‘2004년 사업평가(안)’ 에 대해서도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0월 4차 중앙위원회에서 비정규차별철폐정규직화쟁취, 국가보안법철폐, 쌀개방저지,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 저지, 공무원기본권 쟁취 투쟁등 5대 투쟁과제를 확정하고, 이 가운데서도 '비정규직차별철폐'와 '국가보안법철폐'를 보다 중심적인 요구로 내걸고 투쟁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투쟁들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일관되고 원칙적인 투쟁을 통해 노동자 서민의 정당, 진보정당으로서의 당의 정치적 위상을 드높였다’며 ‘이러한 투쟁을 통해 비정규 노동법 개악안은 실질적으로 저지시켰으며,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는 이루지 못하였으나, 국가보안법을 전국적 쟁점으로 만들고, 민주노동당이 유일 진보세력임을 과시하였다’는 전형적인 승리적 관점의 평가를 2004년 사업평가(안)에 포함시켜 제출했다.

승리적 관점의 2004년 사업평가(안) 논란 예상


원내외에서 민주노동당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평가는 어불성설이라는 반응들이 지배적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이 주체로 나서 열린우리당사를 점거하고 국회 타워크레인에 올라가면서 극한 투쟁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힘있게 전개되지 못했다.

그리고 비정규법안의 연내(2004년) 처리는 겨우 막아냈지만 정부안이 그대로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로 올라가있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일관되고 원칙적인 투쟁을 통해 비정규노동법 개악안을 실질적으로 저지시켰다는 평가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은 이른바 국보법 올인 노선을 걷지 않았냐는 비아냥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유일 진보정당도 아니고 유일 진보세력임을 과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자들의 취재가 금지됐지만 12일 밤 늦게 혹은 13일 오전이 되면 5차 중앙위원회의 경과가 입에서 입으로, 인터넷 게시판등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유일 진보세력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자임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민주노동당이 운동의 중요한 한 축임에는 틀림없는 만큼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열린다.

[기자의눈] 민주노동당 왜 이러나

비공개회의 진행 결국은 독으로 돌아올 것

쟁점 많아 취재 못 해?

성원 확인과 사전 발언들 이후 중앙위원회 개회가 공식적으로 선언되기 직전 사회자는 취재 기자들은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소수의 인원이 예민한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들을 제외하고는 보수 정당들 조차도 공개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최근의 경향과 동떨어진 주문이었다.

중앙위원회가 비공개 행사라는 것을 전달받지 못한 여러 매체의 기자들은 어이없어 했다. 게다가 이 날 중앙위원회에는 일반 당원들의 참관이 허용된 상황이었다. 보수정당들도 회의를 공개하는 마당에 이런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평당원 자격으로 회의장에 앉아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항의에 대해 홍승하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미안하다”며 “성실히 브리핑을 할 것을 약속한다. 쟁점들이 많아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당직자 분개, "한나라당도 이렇게는 안 한다"

회의장 밖으로 나와 몇몇 당직자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처사고 어떤 경로로 취재 불가, 비공개 결정이 내려졌냐고 질문했다. 한 당직자는 “공개하는 것이 원칙인데...쟁점들이 많을 것 같아 당연직으로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게 되는 김혜경 대표가 비공개 하기로 정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 당직자에게 더 이상 따질 수도 없었다. 다른 당직자는 원색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도 이런식으로는 안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며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이런 일 처음도 아니야

물론 12일 중앙위원회는 쟁점들이 많고 뜨거운 논란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언론과 당 밖의 관심도 뜨겁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의 정당, 진보정당을 자임하는 민주노동당이 이런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당 사무처에서는 이른바 열우당 2중대 전략문건이 나오고 지역조직 대표자들은 ‘노무현정권은 반노동자적 정권’이라는 성명을 내놓으며 당 사무처의 문건과 상반되는 입장을 취했던 지난 해 11월 초, 하반기 투쟁방향을 놓고 여의도 백화점에서 열린 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덮으면 덮을 수록 문제는 커지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사업진행이 기본이 아니냐는 질문을 민주노동당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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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대로 된 기회가 올때마다 날려버리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진보정당이 왜 진보정당인지 그리도 모르는 건가.

  • ㅎㅎ

    진보고 개혁이냐...
    그런 말은 우리당도 한나라당도 한다.
    다만 무엇을 실천하고 어떻게 행동하는냐이다.

    진흙탕에 같이 빠져서 허우적 거리면서 나는 깨끗한 척하는 꼴이 정말 우습다.
    민주란 밀실에서 지들끼리 하는 것이 아니다.]


  • 김좆만™

    열내지 마렁. 멀 바랬어?

    긍정적인 면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일 머 그정도 아니겠어? ㅋㅋㅋ

  • 당원은 아니지만

    비공개라니.. 무엇을 누구에게 비공개 하고 싶었던 것일까..특히 쟁점이 부각된 회의라 다들 눈 부릅뜨고 보고 있는데...요즘은 쟁점만 있고, 주최측이 좀 불리하다 싶으면 비공개 인것 같다.. 전에 들으니까 민주노총도 무슨 회의를 비공개로 했다고 하던데..

  • 하하

    왠지 공정치 못한감이 있네요..
    비판을 위한 비판인것 같습니다.
    비공개 회의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때도 비공개회의 많이 합니다.
    여성당직자 폭행 건도, 제명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히 안다면 제명이란 사건의 경중에 비해 과도한 징계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지만 그자리는 중앙위원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당 중앙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를 함에 있어 유일진보세력이란 표현이 시비거리가 된다면....민주노동당은 간판을 내려야지요...
    유일진보세력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왜 그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 하하

    말할 수 있습니까?
    뭐~ 윤태곤 기자님이 취재를 못하신것 같은데 그럼 비공개라고 말할 수 있지요...
    분명한 것은 247명이나 되는 중앙위원들과 참관하는 당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비공개회의입니까???
    사전에 예고 없이 기자들이 헛걸음질 치게 만든것은 분명한 잘못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비공개, 비공개하면서 뭔가 엄밀한 일이 밀실에서 잘못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 lovemind

    허허~ 비공개 맞지요..
    그리고 기사의 비판 기능을 볼 때,
    맞는 말만 했네요...

  • 허허

    하하/ 유일진보세력이라뇨. 남한사회에 진보세력이 민노당밖에 없답니까? 자신들은 유일진보세력이고 나머지는 지지부대다?
    아무리 내부평가용 멘트였다고 하더라도 종파주의적이고 패권적인 시각이군요.
    뭐 하긴, 의회정치내 정치세력으로 한정한다면 뭐 나름대로 내부평가용으로 상관없기는 하겠네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