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복귀할 의향있나?"

민주노총, “OECD 특별감시프로세스는 강화된 형태로 지속되어야”

OECD 노동권 조사단, 노동부와 한국노총 이어 민주노총 방문


지난 96년 한국의 OECD가입 이후 지속된 ‘한국의 노동법제 개선에 대한 OECD의 특별감시절차’ 계속 여부를 결정하게 될 ‘OECD 노동권 조사단’이 17일 노동부를 방문한데 이어 18일에는 양대노총을 방문했다.

노동권 조사단은 직권중재, 공무원 노동조합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실태를 청취했고 노사정위원회 복귀 여부와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 추진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18일 오후 다섯시 삼십분, 존 마틴 OECD 고용노동사회문제국장, 실비아 무랑쉬 프랑스 고용노동사회통합부 대표, 린다 립 호주 고용노사관계부 노사관계정책부 부담당관, 피터 테르가이스트 OECD 고용노동사회문제국 전문분석가로 구성된 OECD 노동권 조사단이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OECD노동권 조사단과 민주노총 면담은 김지예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고 민주노총에서는 이수호 위원장, 권영국 법률원장, 김태연 정책국장이 참가했고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안병순 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또한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부장과 김석 전국공무원노조 국제부장도 배석했다.

본격적 간담회가 시작되기전 노동권 조사단의 최선임자인 존 마틴 OECD 고용노동사회문제국장은 “여러분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어 반갑게 생각한다”며 “1996년 한국의 OECD가입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왔고 민주노총 관계자들을 다시 만나 한국의 현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갖게 됐다” 고 나름의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노동권 특별감시’ 지속할 것을 강력 촉구


민주노총은 손배가압류, 업무방해, 직권중재 등 ILO와 OECD에서 개선을 권고한 쟁점사항이 여전하다는 점과 비정규 법안, 노사관계 로드맵 추진 현 정권의 노동정책의 문제점, 전면적 비정규직화와 사회안전망의 부재를 제기했다. 공무원노조는 국회에서 통과된 공무원노조 특별법의 문제점과 조합원에 대한 중징계 현황을 알렸고 한 목소리로 한국정부에 대한 ‘노동권 특별감시’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한국의 노동기본권은 여전히 국제적 노동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잘라 말하며 손배가압류, 직권중재 현실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사관계선진화 방향’(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독소조항들로 가득차 있고 이른바 사용자 대항권 개념을 도입해 노동자에 대한 해고요건을 더욱 완화하고 단체행동권은 제한 하려 한다”고 우려를 표하며 “OECD 특별감시프로세스는 강화된 형태로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한국정부가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그나마 형식적인 조치라도 취하려 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노동법제 개선에 대한 OECD의 특별감시절차’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는 당사자인 공무원노동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법안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그 법안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전면 박탈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쟁의 찬반 투표 당시부터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압수수색, 탄압 자행, 투표소 침탈, 체포등 인권탄압이라 불릴 공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존 마틴 OECD 고용노동사회문제국장은 “정부로 부터도 공무원노조 특별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여러 OECD국가들의 경우에도 공무원노조에 대핸 파업권의 제한등 일정한 한계조치는 있지만 그 제한 자체가 제한적인데 한국상황은 국제기준에 미흡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

김영길 위원장은 “한국 공무원노조 특별법의 경우, 파업권의 제한 뿐만이 아니라 정부가 임의로 조합원 교육, 집회등 모든 단체행동 자체를 막을 수 있게 해놓은 악법”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OECD, 노사정위 참여와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깊은 관심 표명


OECD노동권 조사단의 질의가 쏟아졌다. 존 마틴 OECD 고용노동사회문제국장과 실비아 무랑쉬 프랑스 고용노동사회통합부 대표는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참여여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노사정위에 다시 들어가겠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대해 이수호 위원장은 “현재 노사정위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전제했지만 “우리 집행부가 들어서며 제대로된 노사정 틀을 만들어 대화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며 “어떤 내용, 틀로 할 것인가 논의 중이고 20일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면 그 내용에 따라 추진하고 노사정 대화를 시작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며 노사정위 참여 여부에 대한 직답은 피했으나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른바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냐”는 질의에 대해 이수호 위원장은 “복수노조 허용자체는 옳은 것이나 여러 상황에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며 “조직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기업별 노조 상황에서 볼 때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더 중요한게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이수호 위원장, 노사정위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 우회적으로 밝혀

노사정위에 대한 OECD측의 관심은 정말 지대했다. 앞서의 질의 응답에도 불구하고 실비아 무랑쉬 프랑스 고용노동사회통합부 대표는 “노사정위원회에 다시 참가한다 치고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을 어떻게 풀어낼 계획이냐”고 재차 질의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노사정위에 다시 가면 그 틀은 자주, 독립, 책임성 있는 틀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로드맵과 별개로 생존권 침해하는 근본적 부분이 의제화 되어야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의제에 대해서도 시도 깊은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정부가 이미 짜놓은 계획하에 밀어붙이기 식,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관철은 용납할 수 없고 계속 투쟁하며 교섭의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민주노총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

반갑지만은 않은 OECD노동 감시단

그들은 노사정위에 왜 그리 집착하나?

그간 민주 노조운동 과정에서 특히 제도개선 투쟁 부분에서는 ILO를 지렛대로 적절히 사용해왔고 국제기구나 외국의 눈치를 살피기 급급했던 군사정부 시절에는 일정 정도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민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ILO의 영향력은 지속됐고 96년 OECD가입 이후, 항상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우던 정부는 ‘한국의 노동법제 개선에 대한 OECD의 특별감시절차’에 대해 곤혹스러워 했다.

이번 노동권 조사단이 돌아가 제출하게 될 보고서가 특별감시절차 지속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노동계는 큰 관심을 기울였고 특히 정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번 조사단의 행보를 들여다 본 기자의 느낌은 그리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현재 한국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 문제 그리고 직권중재나 손배가압류 문제 등에 대해 조사단이 관심을 크게 기울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노동권 조사단은 ‘법제’를 중심으로 살필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들은 한국의 구체적 현실보다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여부와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에 대한 정부와 노동계의 입장차, 대화 여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였다.

6, 70년대 혹은 80년대 까지 지속된 일반민주주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폭압적 노동탄압이 제도와 자본을 통한 탄압으로(물론 지금도 폭압적으로 노동탄압을 하는 삼성 같은 곳도 있지만)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기구에 대한 고발, 폭로가 예전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느낌이다.

또한 노동권조사단은 노동자를 대표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각국의 고용관련 부서, OECD 노동관련 부서 관료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노사정위원회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노동자의 저항을 국제적 차원에서 연착륙시키고 코포라티즘적 통합의 확대를 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면 음모론적인 상상에 불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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