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한 비정규노조 조합원들과 안부를 나누는 최남선 씨는 화상을 입은 피부에 빠르게 새 살이 돋고 있다며 웃음을 내비쳤지만, 심한 통증으로 진통제를 투여한 후에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아래는 최남선 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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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는 괜찮은가
통증이 심하다. 그러나 참아야 되지 않겠나. 동지들한테 내가 막 인상 쓰고 욱하고 있는 거 보면 동지들도 마음이 많이 아플 거 아닌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니 다행이다, 병원에 있는 심경은 어떠한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정말 결단하기 힘겨운,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는 엄청난 결단을 내렸는데, 사측에서 나의 일을 노노갈등으로 몰아가고 나를 비하하는 얘기들을 한다는 것 알고 있다.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 한 번 더 그 사람들의 잔인함을 실감한다.
이미 언론에 나왔지만, 분신 동기를 육성으로 듣고 싶다
12월에 불법파견 승인이 나고, 울산현대자동차 사내의 모든 업체들이 전부 불법파견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정규직으로 채용되어야 할 사람들이라는 게 명백해 진 것이다. 그런데도 업체 측과 사측은 변화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사측에서는 평화적인 집회를 정말 강압적이고 잔인한 그런 방법으로 막았고, 그래서 두 명의 동지가 크게 다쳤다.
열악하지만 비정규직이 이렇게 싸우고 있는데... 내가 목숨을 바쳐 호소해서라도 노동자들이 단결을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결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또 하나 현장에서 잔업거부 하자고 선동하는 비정규직 대의원들이나 활동가들에게 사측이 '저 새끼들은 죽여도 되니까 끄집어내서 발로차든 뇌진탕에 걸려서 뒤지든 말든 상관없으니까 끄집어내라'는 말까지 했다. 내가 들었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지 않나.
그게 바로 세계 5위로 서겠다는 현대자동차의 현재 모습이다. 5위 할 수 있겠나? 하면 뭐 하겠나? 내가 분신에 이르게 된 경위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거기에 대한 원하청 공동투쟁을 호소하려던 것, 회사에서 평화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등 폭력을 일삼는 것, 노조간부에 대한 활동들이 보장되지 않는 그런 부분... 그렇게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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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가 있는 것으로 안다, 약혼녀에게 미안한 맘이 많을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말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은데 그런데 없다. 왜냐면 내가 다쳐서 누워 있을 때 약혼녀가 한마디로 정리해 주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 미안한 마음들을.
“오빠가 옳았으니 옳은 행동을 했으니 더 이상 묻지 않을게, 오빠를 믿으니까”
더 이상 뭐라고 할 말이 있겠나, 이렇게 누워있는 나를 그래도 믿어 준다는 사람이 있는데. 너무 행복하니까 할 말이 없고 그냥 미안한 마음 밖에 없다.
정규직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
정규직동지들한테 가슴 깊이 호소한다. 87년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을 세울 당시 그렇게 힘들고 험난한 그런 길을 걸어와서 지금은 이 땅 최고의 노동조합 자부심이 넘치는 노동조합이 건설된 것으로 안다.
나는 그렇게 큰 것까지 바라는 것 아니다. 이번에 우리 비정규직들도 정말 이제 가슴펴고 다닐 수 있게 스스로 투쟁을 하려고 하고 있다. 연대를 호소한다. 그렇다고 지금껏 연대를 안 해주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정말 큰 싸움을 벌여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전국에 동지들에게 알려주자. 말로만 무성했던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정말 전국에 알리자.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병상에 누워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별로 생각하고 말게 없을 것 같다. 나는 두 가지의 삶밖에 앞으로 살지 못할 거 같다. 우리 가족들하고 사랑하는 애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 그런 일상적인 부분과 또 하나는 나를 살 수 있게 해준 동지들과 죽을 힘 다 할 때까지 투쟁의 현장에 계속 살아있는 그런 삶 밖에 살수 없을 것 같다. 또 내가 그걸 지금 원하고 있다. 동지들이 나를 살려주었으니 내가 동지들한테 보답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내 삶은 이제 동지들 거다. 그런 삶을 살 거다.
농성중인 5공장 조합원들에게도 한마디 해 달라
농성장에는 내가 이렇게 되기(분신하기) 6시간 전까지도 거기 있었다. 거기서 사수대 동지들. 자고 있는 동지들 둘러보고 나왔는데, 그 때가 마지막으로 보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정말 안 밀리고 자본의 공세에 안 말리고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그걸 보니까 정말 그 동지들에게 '동지'라는 말을 듣는 내가 너무 자랑스러웠었다.
그 동지들 앞으로도 잘 할 거다. 지금은 고통을 참고 있지만 동지들 곁에 빨리 가고 싶은 고통이니까. 동지들이 꼭 승리하는 싸움 꼭 계속 전개해 나가달라. 나도 치료 빨리 마치고 빨리 달려가서 합세하겠다, 연대하겠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없나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 할 얘기는 없고 그냥 자동차 동지들에게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구호 하나를 했으면 좋겠다. (힘겹게 오른손을 든다)
“노동자 하나 되어 노동해방 앞당기자. 노동해방 앞당기자. 비정규직 철폐...”
(신음소리에 구호 말미가 묻힌다...)
흡입화상 없어 빠른 치유 중, 격심한 통증 수반될 것
담당 간호사에 따르면, 분신 6일째 최남선 씨는 15%화상에 우려한 흡입화상이 없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진물도 많이 줄고 피부 재생도 빠른 편이다. 별다른 징후가 없다면 최남선 씨는 2월 20일경에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격심한 통증과의 싸움이 될 것”이며 “단순 화상이 아닌 옷에 불이 붙어 옷 안의 화염이 피부를 태운 화상인데다, 상처 부위가 주로 얼굴이라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담당 간호사의 설명이다.
최남선 씨의 안정된 모습에 안도하며, 빠른 쾌유를 빌며 푸른 외과를 나섰다. “기실 그를 태웠던, 옷 속의 화염이 아닌 그 가슴 분노의 화염에 대한 치유는 언제 어떻게 가능 한가”를 곱씹으며 말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