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리바다 프로그램 실행화면 |
저작권관련단체들과 음반산업체들은 P2P 프로그램, 웹하드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MP3 파일을 공유 또는 전송하는 행위를 ‘저작권침해’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MP3 파일을 내려 받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리바다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 혐의를 인정했다.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디지털화된 형태로 소유하고 있는 음악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복제, 전송하여 저작권자들의 복제권과 전송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저작권, 천부적이고 자연적인 절대적 권리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리바다를 통한 파일교환이 저작권법상 보장하고 있는 사적이용에 해당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지적재산권을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 후 50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학교교육목적등에의 이용, 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등을 공정이용으로 허용하고 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사무국장은 “소리바다의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저작권이 마치 천부적이고 자연적인 절대적 권리인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저작권은 단지 창작자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한 법이 아니며, 창작자에게 일시적 독점을 허용함으로써 창작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문화 발전 이루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공익적 사용이나 사적사용을 보호하는 내용을 그 안에 담고 있다”며 문화 발전을 그 내용으로 하는 저작권법의 목적을 설명했다.
오병일 사무국장은 또 창작자에 대한 일시적 독점 보호 조치에 대해 “그것은 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적 배려이며, 그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저작권법이 초역사적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듯이 저작권을 창작자의 자연적 재산권처럼 인식하는 것, 그리고 창작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리바다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기본적으로 저작자들의 권리, 즉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이다. 여기서 저작자라 함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을 지칭한다. 즉 작곡가나 작사가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창작된 음악을 실연하는 실연자들과 음반제작자 등은 저작자의 권리에 인접해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저작인접권자로서 보호를 받는다.
![]() |
한국음악산업협회에서 운영하는 불법음반 신고센터 |
저작권,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
음반산업 관련 단체들의 주장은 창작자, 즉 개인으로서 음악가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저작권이 과연 그 이상과 취지대로 한국사회에서 창작자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의 음악환경에서 그동안 저작권이 창작자의 권리보다는 제작사 등 기업의 이익만을 보호하는 법으로서 기능해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독점적인 음반산업 구조에서 음악 창작을 담당하는 뮤지션들은 거대 기획, 제작사들에 종속되어 왔다. 국내에서 음반시장에 진입하려는 신인 뮤지션들은 진입단계의 고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획사와 종속적인 계약관계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보통 전속계약제의 형태로 이런 불평등한 계약관계가 표면적으로 드러난다.
전속계약제의 경우 기획사가 제작비를 전액 부담하는 대신, 뮤지션들을 상대로 배타적 독점권을 행사하는 제도인데, 그 안에는 정식 앨범 제작편수, 앨범 판매시의 인세액 혹은 비율, 각종 이벤트 참가 및 출연시의 조건, 2차 저작물의 권리조건 등이 들어가 있다. 이 과정에서 뮤지션의 권리는 무시되기 마련이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10대 그룹 ‘HOT'와 '젝스키스’ 등의 해체는 전속계약상의 불공정성이 낳은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국민(?)가수 ‘신승훈’의 경우 7집을 낼 때 소속사를 옮겼으나, 소속사를 옮긴 이후 음원권을 가지고 있던 전 소속사에서 ‘신승훈’의 동의 없이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기도 했다. ‘조성모’의 ‘가시나무’ 역시 원 창작자인 하덕규의 동의 없이 다시 불려져(리바이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것은 ‘기업의 투자’”
오병일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사실상 현대 사회에서 저작권에 의해 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은 ‘기업의 투자’이다. 그리고, 개인 창작자들은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이거나, 혹은 종속되어있는 프리랜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 뒤 “그렇다면 ‘기업 투자의 보호가 사회의 발전과 일치하는가’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기업 투자의 보호를 저작권의 틀 내에서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저작권법의 전면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저작자 개인’의 보호 명분이 기업으로 확장됨으로써, 사회적 필요에 의한 기업 활동의 제한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 저작권법이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에 비해 기업에게 적용될 때 그 사회적인 영향력은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법 상 ‘지적재산권 보호기간 50년’은 개인의 창작물에 적용될 때에는 큰 사회적 영향이 없는 반면, 기업에 적용될 때에는 특정 기업으로 하여금 영구적으로 특정 지식을 독점하게 해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음악의 복제와 생산은 특정 집단에 의해서 독점적으로 이루어졌다. 음악이 마스터 테입에 저장된 이후 음악 상품의 생산은 끊임없는 복제의 과정을 거친다. 한국의 음반산업은 이 과정을 거대 음반제작사들이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구조였다. 이와 같은 복제의 독점 구조에 도전하는 행위는 일탈이며, 그것이 바로 불법복제로 지칭되는 청계천 ‘빽판’에서부터 현재의 ‘길보드’인 것이다. 물론 불법복제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복제가 이루어져야 성립된다.
일상화된 복제의 시대, “아날로그 시대의 개념으로 막을 수 없어”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은 아날로그 시대의 개념들을 해체하고 있다. 복제의 측면에서, 디지털 시대의 복제는 과거의 독점적 구조를 해체하고, 복제의 주체는 모든 개인들로 전이된다. 복제는 더 이상 특정 집단들에 의해서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에 의해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소리바다 이용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일상화되고 필수불가결해진 복제를 아날로그 시대의 개념으로 막겠다는 것이며, 새로운 문화적 환경에서 역시 저작권법을 통해 거대기업의 기득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실천이라 볼 수 있다
기존 음반산업체들이 소리바다를 사라져야 하는 범죄의 온상처럼 취급하고 있지만, 새로운 디지털 음악환경은 궁극적으로 그들도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미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화적 양식이 성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질적 조건들을 예전으로 돌린다는 것은 불가능 해 보인다.
예컨대 이제 음악 소비자는 친구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을 추천해 들려줄 때 굳이 자신이 소유한 CD를 들고 친구를 만나 빌려주고, 다시 그것을 되돌려 받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자신이 보유한 음악을 MP3 파일로 디지털화해서 컴퓨터에 저장하고 그것을 메신저를 통해 전송할 것이다. 소리바다를 둘러싼 논쟁은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문화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에 의한 음반산업 환경의 변화는 그 위에 존재하고 있던 기존의 문화적 상부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오병일 사무국장은 "기존의 저작권법이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가져온 순기능과 근본적으로 충돌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저작권법의 전면적인 재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리바다 프로그램 실행화면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