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의 성명발표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참세상은 미국정치문제 전문가인 안병진 창원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안병진 교수는 다수의 미국정치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여러 매체를 통해 미국 정치를 분석하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안병진 교수는 "부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일정 부분 북한에 대해 유화적 제스춰를 표했지만 레토릭에 불과했다"며 "이번 성명이 미국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게 하려는 대외적 효과와 체제 공고화라는 대내적 효과를 꾀하는 것이지만 북측의 이러한 강경책이 과연 의도하는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안병진 교수는 이번 북한의 성명이 단기적으로는 한국, 미국, 일본의 극우 강경파와 네오콘의 입지를 강화시키게 될 것이며 긴장강화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점칠 수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이 어떤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몸값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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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진 교수 |
지난 2일 조지 부시가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북한은 미국의 당면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치가 일순위고 외교 분야를 따지자면 이란 중동문제가 그 중심이다. 미국의 대외 전략 자체가 중동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몸값 올리기에 나선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북한의 속내를 어떻게 판단 할 수 있을까
이라크, 이란등 중동에 발이 묶여있고 유럽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 당장 어떤 수단을 강구할 수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북한의 핵보유 공식선언은 미국으로 하여금 지난 대북정책의 실패와 오류를 인정하게 만들고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북한 전문가들이 자세히 알겠지만 김정일체제의 공고화라는 점과 맞물려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한 대응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북한은 강경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여러 한계는 있지만 긴장 완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노무현 정부도 당분간 주도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풀려고 했고 미국내에서도 네오콘이 퇴조하고 보수적 현실주의자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전향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이 이런 성명을 발표한 것은 단기적으로 정권공고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다.
“긴장강화는 우발적 충돌을 낳고 충돌이 어떻게 확신될지는 아무도 몰라”
앞서 말한대로 미국의 현실적 카드가 없다는 계산을 깔아놓은 성명인 듯 한데
현재 미국이 이란에 대해 집중하는 상황이지만 이후 해상봉쇄 위기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 물론 북한 입장에서는 지난 60년대 쿠바 해상봉쇄와 달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고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국제관계라는 것이 수학적 계산하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떤 변수에 의해 어떻게 통제 불가능한 국면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냉전 이후의 해상봉쇄 모델이라는 것은 앞서 말한 쿠바 모델인데, 당시에도 미소가 핵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고 케네디 대통령이 계산하지 못했고 보고받지 못한 수많은 위기 상황들이 벌어졌었다.
미국이 대북봉쇄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말인가
그렇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어떤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그 충돌이 어떻게 확산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이번 성명에서 6자회담 중단 외에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나서고 핵무장 강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많은 북핵전문가들이 동북아에서 대규모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북핵 문제가 결국 풀릴 것이라 전망하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어떤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나타날지 모른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은 위기감에서 나타난 몸값 올리기 전략이겠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물론 부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대한 이런 저런 제스춰들은 있지만 실질적 변화는 전무한 상황이다. 사실 이런 패턴은 반복되고 있다. 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핵위기 상황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주요 관심사는 북한이 아니었고 갈루치 같은 실무라인에서 다루는 정도였다. 결국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강경하게 나선 것이었다.
“단기적으로 한미일 극우보수 강경파 득세하는 효과 가져 올 것”
중국 고위관계자가 6자 회담 재개를 앞두고 곧 방북할 예정에서 이런 발표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이 중국과 조율을 거치지 않았을리 없다며 중국이 북핵을 용인하고 나서 미중 신냉전체제가 전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글쎄...그런 관측들이 있는 것은 알지만 이런 상황이 결코 중국에도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아마 중국도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압력을 가하지 않겠나?
중장기적으로야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장 3월로 예정되어 있던 6자 회담이 제대로 성사되긴 힘들 것 같고 미국이 어떤 전향적 대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낮을 것 같다.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
미국 외교라인의 개편이 있을리는 만무하지만 당분간 ‘실용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낮아지고 네오콘 등 강경파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도 당장 한나라당 등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은가? 북한의 이번 성명이 내부적으로는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모르겠지만 국제적으로는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 없는 결과를 현재까지 낳고 있다.



안병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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