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비준 1년

정부, "윈-윈 전략의 승리" 자평, 전농, "한-칠레 FTA 체결의 성과인가" 일축

오늘(16일)로 한국-칠레 FTA 비준안 통과 1년이 됐다. 첫 자유무역협정 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인 논쟁도 많았고, 저항도 거셌다. 정부는 한칠레FTA의 1년의 성과에 '실보다 득이 많았다'고 자평하며, 이후 예정된 FTA 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에서는 '정부는 전체 수출의 증가 속에서 칠레만을 부각시켜 FTA 체결의 성과라고 과대 포장하며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칠레 FTA 통과되기 까지

한국 정부는 칠레와의 첫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많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시작했다. 특히 농민들의 강도 높은 저항에 부딪힌 정부와 농촌출신 국회의원들은 '낙선운동'을 우려해 '반대투표자들의 실명 공개'를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물대포 세례를 받은 농민, 2003년 12월 29일 전국에서 상경한 3천여명의 농민들은 'FTA비준 저지' 집회를 갖고 국회 진출을 시도했다


한-칠레 FTA협상은 공식협상 기간만 3년, 준비과정까지 포함하면 4여 년에 걸쳐 진행되, 2002년 10월 25일 타결됐다. 2003년 2월 15일 정식서명 절차를 마쳤으나 1년에 걸친 농민들의 저항 끝에 2004년 2월 16일 국회에서 통과 됐다. 이후 2004년 3월 2일 양국의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는 통지를 교환해 한칠레 FTA는 2004년 4월 1일 공식 발효 됐다.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던 2003년 12월 26일, 이후 본회의 그리고 해를 넘긴 2월 16일본회의 통과하기까지 국회앞에는 농민들의 투쟁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추운 겨울 물대포를 뚫고 국회 진입 투쟁을 시도하거나, 지방 곳곳 의원 사무실을 점거하거나, 국회앞 대규모 상경 투쟁이 전개됐었다. 그러나 2월 16일 3시 20분 경, 국회는 기명투표를 실시해 가결 통과 시켰다. 투표결과 재적의원 271명중 234명이 투표에 참여해 162명 찬성, 71명 반대, 1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비준안 통과와 함께 허상만 당시 농림부 장관은 담화문을 통해 "FTA 비준안과 함께 부채경감특별법, 삶의질향상특별법도 통과돼 10년간의 농업, 농촌 종합대책과 119조원 규모의 투융자계획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칠레 FTA후 수출47%·수입 74% 증가 했다지만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의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윈-윈효과'를 얻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수입이 수출보다 많고, NAFTA 진입의 발판으로의 칠레에 대한 직접 투자가 부족하긴 하지만, 다 사연과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세청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한-칠레 FTA 이후 8개월간의 대 칠레 수출은 5억7200만달러로 47%가 늘었으며 수입은 14억1800만달러로 74%가 증가했다. 칠레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한 항목을 보면 구리, 동과 같이 국제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라 비철금속제품(7억1000만달러), 금속광물(4억5000만달러) 등의 수입이 각각 86%, 143%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칠레와 FTA 체결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손해를 봤을 것'이라는 설명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수출 효과를 본 자동차와 석유화학제품, 무선통신기기, 가전제품 등 이들 4개 제품의 수출비중이 전체의 60%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FTA 발효후 자동차(51%), 휴대폰(191%), 컬러TV(90%)로 두드러진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또한 정부는 "칠레로부터의 주요 수입 품목은 비철금속과 금속광물 등 원자재가 91%를 차지했으며 농수산물 수입비중은 5.2%에 그쳤다. 특히 FTA발효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던 포도수입은 866만달러로 6%, 홍어는 542만달러로 27%가 각각 감소해 농수산물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칠레 FTA 체결의 효과로만 볼 수 없다

전소희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사무처장은 "예전에 무역관련 협회에서 한칠레 FTA 적자폭이 커진다는 보고 바로 다음날 여기 저기서 '성공적'이라는 기사들을 쏟아냈다"고 지적하며 "이는 정부와 언론이 만들어 내는 이데올로기 전이다"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성과'들을 과대 선전하며 향후 진행할 FTA에 대한 사전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전소희 사무처장은 "이미 공산품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던 바다"라며 "이는 농업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축으로 농업과 공산품 맞바꾸기 했음을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 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이러한 수출 증대의 효과와 성과들이 국민, 노동자, 농민들에게 얼마만큼 돌아오고있는가에 의문이 남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이영수 전국농민총연맹 정책부장은 "한칠레 FTA 체결이후, 수출이 호전됐다고 선전하지만 실제 칠레를 포함해 중남미 지역의 수출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다고 설명하며 "전체적인 수출 증가했는데, 칠레와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나온 성과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영수 부장은 "정부는 농업부문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 하지만, 실제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피해가 엄청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칠레 FTA 체결의 대안으로 과수 농가에 폐원 신청을 하면 보상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치보다 무려 7배나 많은 농가가 폐원 신청을 했었던 것이다.

결국 정부의 대책 지원비는 턱도 없이 부족했고, 7배나 많이 신청한 과수 농가의 숫자는 국내 과수농가의 전체 규모에서 상당수를 차지해 농촌의 구조의 변동으로 이어졌고 또한 부족한 지원비와 관련해 개별 농가의 피해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부는 지원비의 문제, 결국 폐원한 농가들의 문제, 개별 농가가 부담으로 떠안고 있는 문제들은 거론하지 않은 채 "농촌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라고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그

한칠레 FTA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