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한국교육정책연구회(교정연)가 공식 출범했다. 교정연은 현재의 교육정세를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에 의한 교육 시장화로 규정하고,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화 강화를 위해 진보적 교육이론과 정책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미디어참세상은 교정연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주경복 건국대 교수를 만나 현재의 노무현 정부의 교육 정책과 향후 교정연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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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연구자들 결집해 연구역량 집중"
"한국 교육운동사에서 최초의 시도"
미디어참세상>한국교육정책연구회가 22일 출범했다. 교정연의 창립 배경과 출범이 갖는 의미는
주경복>교육운동이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다. 영역별로 보면 현실 대응력은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운동방식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응하는 식이었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그것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먼저 바람직한 교육의 상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여론을 설득해 나가고, 정부가 수용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운동 진영이 그런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교수, 교사, 학부모 등 부문별로는 문제를 인식하지만, 전체 교육문제를 통합적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배치하고, 사업을 개발·수립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런 측면에서 연구 역량을 강화해보자는 것이 이번 연구회의 창립 배경이 되었다. 그동안 배출된 연구자 및 활동가들을 결집해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교육문제를 통합적 비젼 속에서 각 영역 사업들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과학적으로 교육문제를 분석하고, 논리를 생산하고, 사업프로그램을 만들어내자는 취지에서 만들게 되었다.
이번 교육정책연구회 출범은 한국 교육운동사에서 최초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소규모의 연구모임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학회 체제를 갖쳐 통합적인 학술연구모임이 구성된 적은 없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나? 또 각 교육부문별로 참여하는 회원들의 규모는
그동안 교육 운동에서 활동해온 인자들 중에서 학술적이고, 전문성을 겸비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꾸려갈 것이다. 교수들이 많은 기여를 해야겠지만, 양적으로는 골고루 구성됐다. 영역별로 교수부문에서 현재 4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데 50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교사 쪽에서 150여 명, 학부모와 일반사회 부문에서 50-60명 정도 예상한다. 전체적으로 300명 정도의 회원들을 예상하고 있다.
과거에도 범국민교육연대 등 교육운동 연대단체들이 활동해온 바 있다. 교정연과 이전 교육 연대체들과의 차이점은
이전 단체들은 사업 중심 운동단체들의 연대체였고, 교정연은 개인들이 모여 학술적 연구와 교육운동에 필요한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단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단체들이 실천운동을 주로 했다면, 이번에는 이론과 정책개발 등에 치중한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다르다. 우리는 교육문제 전반에 대한 학술연구를 우선시하고, 그 연구된 결과를 어떻게 실천운동에 적용, 결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교정연의 구체적인 향후 활동계획은
이번 모임의 성격은 학회의 성격을 가진다. 기본적으로 매년 2회 이상의 학술대회 개최할 예정이다. 또 현재 구상중인 계획은 대학개혁, 교육과정 등 과제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토론회, 공청회 등을 조직해 나갈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술연구 결과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회지를 발간할 예정이다. 계간으로 시작해 목표는 격월간 정도로, 연구 성과를 지면을 통해 발표할 것이다. 앞으로 교육운동가, 정책입안자, 교육행정 실무자들이 우리가 생산해내는 학술 결과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그것을 통해 정책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한민국에 교육전문가 한명도 없다면, 김진표 부총리 임명 이해한다“
이기준 씨에 이어 김진표 부총리 임명 역시 교육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잇따른 교육부총리 임명 파동을 어떻게 보는가
너무 황당한 이야기이다. 아무리 교육과 산업의 관계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순수하게 경제통으로 경력을 쌓아온 김진표 씨 같은 사람을 교육수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교육 전문가가 대한민국에 한 사람도 없다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사회는 정밀하고, 고도의 질을 요구하는 사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영역이든 간에 그 전문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처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세무직원으로 출발하며 경제통으로만 경력을 쌓아온 김진표 씨를 임명한 것은 정말 납득할 수 없다.
이기준 씨에 이어 김진표 부총리 인사가 나오자, 교육계 안팎에서는 ‘차라리 이기준이 더 낫다’는 식의 반응까지 터져 나왔었다. 연이은 교육부총리 인사에 대해 교수, 교사단체 뿐만 아니라 교총에서도 반대했다. 이 쯤 되면 제대로 된 인사가 나올 법도 한데, 끝내 교육수장 자리는 김진표 씨가 맡게 되었다
청와대 인사 시스템 자체가 취약하다는 것이 첫째 원인이다. 사람을 발굴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허술하다.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대통령이나 청와대 인사팀에서 ‘한번 잘 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절차를 밟아가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취약하다보니 엉성하게 인사가 된다. 일단 어느 정도 결정과정에 들어간 뒤에는 권위의식, 개인적인 오기나 자존심, 정부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순수한 정치적 관행들이 결합된다. 그 다음부터는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뭔가 잘 못 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이것 때문에 물러서면 인사 있을 때 마다 운동단체와 여론에서 사사건건 간섭하게 될 것이고, 일을 못하게 된다는 논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학문 특성과 무관한 이질적 경쟁은 교육을 훼손하는 결과 초래해”
“현교육정책, 적자생존의 시장논리로써 이해하는 세계관에서 비롯돼”
연초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학은 산업이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은 중등교육까지”라며 대학이 ‘경쟁의 장’임을 천명했다. 또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김진표 신임 부총리 역시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 양성을 위해 강력한 대학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 대한 평가는
현재 정부에서는 ‘교육은 산업이다’, ‘교육 개방되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교육이 산업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교육 자체가 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은 교육답게 잘되어서 그 결과가 산업에 봉사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그것을 혼동하고 있다. 정부는 교육자체를 상품으로 보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 교육은 상품의 질을 높이고, 그것을 생산해내는 능력을 높여주는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의 방향은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대학개혁의 경우 ‘경쟁하라’, ‘구조조정 하라’고 하는데, 경쟁이라는 것도 합리적인 경쟁의 조건이 주어져야 한다. 대학의 기능 중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교육, 학술연구 그리고 사회공헌 또는 산업에 기여하는 기능을 주로 뽑는다. 그런데, 정부는 대학이 산업에 기여하고, 바로 산업에 써먹겠다는 것만 강조한다. 그래서 나머지 대학의 기능들이 다 죽는다. 대학을 기능에 맞게 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경쟁을 해야 경쟁도 제대로 된다. 학문 특성과 무관한 이질적 경쟁은 오히려 교육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점에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대학체계를 전제로 경쟁을 해야 한다.
지적한대로 현 정부는 교육 문제를 경제 논리 혹은 경쟁 논리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방향에서 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정책이 교육모순을 해결하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모든 사회를 적자생존의 시장논리로써 이해하는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즉 신자유주의의 결과라고 본다. 어떤 영역에서나 창조적인 경쟁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경쟁의 결과는 다수의 행복을 위한 경쟁이어야 하는데,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많은 연구자들이 얘기하듯 20:80의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 정책 집행자들은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도 시장논리를 도입하면 ‘무엇인가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정부 정책 집행자들은 교육에도 시장논리를 도입하고, 경쟁을 도입하면 ‘뭔가는 모르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교육은 그렇게 해서 해결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교육은 객관적으로 구분되는 영역들이 있고, 교육모순이 난맥을 형성하고 있는 지점이 있다. 따라서 그것을 풀어나가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그런데 임의적인 교육 자체의 자율적인 힘에 의해 해결되기 바라는 것은 무책임한 실적주의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 통치철학 부재해 외적인 변수들에 쉽게 굴복해”
“현정부, 진보·보수·수구적인 요소가 섞여있는 ‘물감형’ 회색정부”
노무현 정부도 출범초기에는 공교육을 중심으로 한 교육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언급한대로 현재는 경쟁과 시장 원리를 도입한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물결이 거세다. 노무현 정부의 교육 정책 방향의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
우선, 세계사의 흐름 자체가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싸여있다는 것이 가장 지배적인 조건이다. 두 번째로, 정부의 정책이 고유한 통치철학에 바탕을 두기 보다는 매우 불안정한 변수의 조합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 불안정한 조건 속에서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이 경제 조건이다. 경제 부문의 영향력이 너무 크고, 정부의 통치철학도 없다보니 외적인 변수들에 너무 쉽게 굴복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방향성 없이 상황논리에 빠지다 보니 그렇게 된다. 다음으로 수구세력들이 시장 논리와 경제 논리를 통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확대하려는 흐름이 사회전반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외적 조건이 크더라도 정부 스스로가 뚜렷한 진보적 비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적절히 조절해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 개인적으로 참여정부는 회색적 성격의 정부라고 생각한다. 일정 부분 진보성이 있는 정부지만, 전체적으로 정부의 정체성을 분석해 보면 진보와 보수, 수구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용해되어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 회색이라는 것이 김대중 정부 때만 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흑이고, 백인지를 판별하기 쉬운 '모자이크형'이었다. 그러나 현 정부는 모자이크형이 아니라 용해된 '물감형'이다. 완전히 뒤섞여 어디가 백인지, 흑인지 구분이 안 된다. 따라서 정부 내에서도 정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반대로 정부를 비판하는 쪽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분명한 것은 갈수록 회색을 넘어서 흑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도 출범 초기 현 정부에 대해 상당 수준의 기대를 보였다. 회색정부의 성격이 점점 보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지적인데, 그렇더라도 현 정부가 초기 강조했던 개혁성이 너무 쉽게 포기되고 있는 것 같다
출범 초기 정부의 인적구성만 보더라도 사실 진보성이 선명하게 그려지질 않았었다. 정책 뿐만 아니라 선거공약을 구성할 때에도 집권 주체들이 그것을 직접 구성한 것이 아니라 운동권에서 자료를 제공해 그것을 수혈 받은 것이다. 어떤 정책에 대한 의식과 의지가 있던 것이 아니라 정보가 부족하니 빌려왔던 것이다. 그에 대한 애정도 없을 뿐더러 철학 역시 부재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듯이 그것은 얼마든지 쉽게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교정연 초대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향후 활동에 대한 포부는
교육운동 진영 내에서 갈급해 하는 과학적인 교육개혁 컨텐츠를 밀도있고, 풍부하게 창출해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국가교육 전체가 방향을 올바로 잡고, 창조적으로 혁신되 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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