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 LG칼텍스정유노조에 내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직권중재 회부 결정이 중노위의 절차와 법 조문을 무시한 불법적 직권중재였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화학섬유연맹, 엘지정유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회는 8일 오전 11시 서울 공덕동 중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주장했다.
민주노총 등은 “중노위의 의도된 불법파업 규정 및 직권중재 회부가 현재도 엘지정유 노동자들이 7개월 넘게 무자비한 노동탄압과 인권탄압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중노위는 오판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엘지정유 쟁의행위가 합법파업이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 △대법원과 노동위원회는 지방법원과 행정법원에서 내련진 판결의 전제조건인 불법파업 규정이 역전된 상황에서 구속노동자에 대한 석방과 해고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 판결을 내릴 것 △파업과정과 결과에 뒤따르는 회사측의 모든 노동탄압과 인권탄압은 전면 원상회복할 것 등을 요구했다.
노조 1순위 배제위원 조정위 위원장으로
LG칼텍스정유노조는 지난 해 6월 28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LG칼텍스정유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3인의 특별조정위원으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 때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 72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중에서 노조와 사용자가 순차적으로 배제한 4명을 제외하고 남은 3인 내지 5인 중에서 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이 지명한다.
노조는 변도은(1순위), 박훤구(2순위), 김장호(3순위), 최종태(4순위)를 배제했다. 회사에서는 이원보(1순위), 최영희(2순위), 신철영(3순위), 서갑성(4순위)를 배제했다.
그런데 중노위는 노조가 1순위로 배제한 변도은(삼성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 연구위원)을 특별조정위원으로 지명했고, 변도은은 특별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이 됐다.
당시 당해 공익위원 중 노조와 사용자에 의해 배제되지 않은 신홍 중노위 위원장, 백일천 중노위 상임위원, 김태기, 김덕제 위원 등 4인의 위원이 남아 있었다. 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노조에서 1순위로 배제된 변도은을 특별조정위원으로 지명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노조는 “불법하게 구성된 특별조정위원회는 아무런 법률적 권한을 갖지 못하고, 특별조정위원회가 한 결정은 모두가 무효가 되는 것이 당연”하며, 따라서 “지난해 파업이 노조법에 따른 절차에 거친 정당한 쟁위행위였다”는 것이다.
직권중재, 파업에 대한 원천적 봉쇄의 악법
이 같은 사실은 구속노동자들에 대한 대법원 상고 과정에서 중노위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고병영 해고자는 “너무나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런 부분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중노위의 최소한의 합리성을 믿었기에 전혀 이 같은 사실을 의심하지 않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고 분개했다.
민주노총 등은 향후 민변을 통해 법리적 쟁점을 이슈화해 오는 4월말로 예상되는 구속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서 지법과 고법의 판결을 뒤엎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노위와의 면담 결과를 지켜보며 중노위가 오판에 대한 공식 인정을 하도록 압박하는 투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현재 지난 해 파업관련 6명의 구속자에 대한 대법원 상고가 계류 중이며, 1명에 대한 1심이 진행 중이다. 민변은 지난 2월 26일 엘지정유해복투 공동변호인단을 변호사 8인으로 구성한 상태다.
유정구 민주화학섬유연맹 교선실장은 “직권중재 자체가 사측을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구시대 악법이다. 그런데, 그 직권중재의 최소한의 법적 절차 조차 무시하며 정당한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간 중노위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도 합당한 답변과 조치를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고임금 노동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와 직권중재 사업장의 불법파업이라는 융단폭격에 시달리며 힘겨운 파업을 벌였던 엘지정유 노동자들이 현장 복귀 이후 겪는 수모와 인권탄압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아직도 진행형인 이들의 상처가 합법, 불법 파업의 문제로 치유될지는 미지수지만 당장 구속과 해고의 명분이 원천 무효였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이들의 요구에 중노위가 어떤 납득 가능한 답변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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