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사찰 문건 파문

노조활동가 계파 성향 분석, 반대파 양성, 파업 종합대책 등 1백 페이지 분량

쌍용차에서 노동자 사찰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미 쌍용차정비지부에서는 지난 해 부터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 '사측이 노동조합에 대해서 조직 계파와 성향을 파악한 자료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으며, 지난 18일 쌍용차정비지부 대의원대회자리에서 모 대의원이 입수한 사측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식화됐다.


이번 쌍용차 정비지부가 입수한 자료에는 △파업 시 공권력 투입 방안 등 종합적 대처 방안 △노동조합 현장 활동가들의 계파분석과 성향파악 △노조 선거 시 반대파 양성 계획 △노조 활동에 대한 구체적 사찰 내용 등이 세밀하게 들어있어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만약, 문서 작성자가 사측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될 경우 인권침해와 노조 탄압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이 사안 관련 긴급대책위를 꾸리고 사측에 진상확인을 나선 상황이며, 천막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조합 게시판에는 조합원들의 격앙된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화 불가능 선동적이다", 세미나까지 열며 세세한 활동가 성향 분석

대의원이 입수한 자료 중 '국내영업본부' 명의로 작성된 4월 23일자 '노무세미나 발표자료'를 살펴보면, 노조 간부 개인 계파 현황과 '강성, 중도, 온건' 분류, "대화가능하나 계산적이며 온순형, 반골성향으로 맹목적, 대화 불가능에 선동적" 등등의 세세한 분석이 포함돼 있다.

또한 같은 자료에 첨부된 '2004년 노무관리 운영안'에는 노무 인원을 충원해 일일노사동향 및 상황관리를 정례화한다는 계획이 서술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사협력팀(본조)<->A/S업무팀(지부)<->사업장(지회)별로 주간동향과 일일동향 교류를 체계화한다는 내용이다.

더욱이 이와 내용이 유사한 '노무 PART' 명의로 작성된 '노무현황'이라는 문건은 2000년 7월 20일자로 작성돼 있어, 이 같은 사찰이 최소한 4년 이상 이루어졌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표현이 "노동조합은 원칙도 기조도 없는 실리주의적인 집단적 기구인 냥 매도하던 그 모습들을 하나의 여과도 없이 사측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는 확실한 단서이다. 이러한 짖거리를 뒤로 하면서 어찌 감히 노동조합과 함께 '같이 상생의 길을 가자'고 한단 말인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부는 "이러한 일들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인권탄압과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며,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파괴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노하고 있다.

파업 시 "노조 압력 여론 유도, 점거 시 즉각 공권력 투입 가능토록 사전협조"

'쌍용자동차(주) 노사협력팀' 명의로 작성된 7월 8일자 '2004년 파업관련 지침'에는 노동조합 예상일정에 따른 종합상황실 운영과 단체행동 대응방안이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이 문서에는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대한 대응을 위해 본부별 방어조를 구축하고 '노조 불법행위시 완벽한 채증 한다'는 계획까지 있다.

부문별 주요 대응 방안 중에는 △전경련, 노동부, 지역 기관 등을 통해 회사의 신속한 대응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상호 교류 △파업에 대한 여론의 역할이 회사에 유리하도록 형성시키며 대조적으로 노도조합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 △필요시 협력업체가 연대하여 노동조합에 회사의 어려움을 호소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유도 한다는 등 노조의 파업에 대한 정부, 제계, 언론, 협력업체까지 동원한 파업 대응을 시도했음이 확인된다.

또한 △노조의 불법행위 시 즉각적인 조치를 위하여 사전 현황을 이해토록 상호교류 △파업이 과격 장기화될 경우 경찰병력배치에 대하여 사전협조 요청 △점거 농성 시 즉각 공권력 투입이 가능토록 사전협조 등 노조의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위한 사전 교류를 시도할 계획도 담겨있다.

모 대의원이 입수한 사측 자료에는 임단협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7월 20일 전후로 오전부터 퇴근 시까지 조합 동향을 시간대 별로 파악한 문서도 있어 해당 지부의 반발이 더욱 거세다. 이 문서는 노조와 조합원의 구체적인 움직임과 집회에서 나온 발언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반대세력 50% 이상 당선시켜야”

모 대의원이 입수한 문서 중에는 '반대세력 양성'이라는 제목의 문서도 있다.

지부 선거 관련 관심이 증대하고 있던 2005년 3월 25일 작성된 이 문서에는 현대의원의 대다수 입후보 예상에 따라 현 5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 이상을 집중 지원하여 반대세력 50%이상을 당선 시킬 예정이 서술돼 있다.

또한 문제인물 사전순화 작업 및 O/L(오피년 리더) 발굴 후 사전 관계 개선 및 서클 및 각종모임 적극 활용 등의 계획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2000년 노무예산'이라는 문건을 보면 "선거관련 지원 500만원(정비지부 300만원 부산지부 200만원) 지원함" "임단협 찬반투표시:200만원 지원" 등 회사가 노조 선거와 관련하여 돈을 지출한 내용이 담겨있다.

지부 선거 시 현대의원에 대한 반대세력에 집중 지원이 이루어졌는지, 그 규모나 영향력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차후에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사측이 지부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반대파 양성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부 "노조 죽이기 시나리오"VS 사측 "노조가 조작 유포한 것 아니냐"

이 같은 문서가 지난 18일 대의원 대회에서 공개되자, 지부는 대의원대회를 휴회하고, 정비
지부에서는 사찰 진상 대책 위원회를 긴급 구성하여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위는 3월 22일 사측에 명확한 답변과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정식으로 발송했고, 3월 25일 오후 구로 사업소 지하 교육장에서 사측과 1차 협의를 가졌다.

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협의과정에서 사측은 문서의 진위를 전면 부인하고 노조가 모든 것을 조작 유포한 것처럼 발언하고 대책위가 입수한 자료만을 확인하려 했다. 협의는 30분 만에 결렬됐고,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지부는 협의 결렬 당일부터 천막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30일 쌍용차노조 수석 부위원장과 조직부장 등과 함께 회사 측 담당 상무가 논의를 가졌고,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지부가 입수한 문서를 보여주었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자료를 본 후 조합으로 입장을 통보하겠다고 했으며, 이에 따라 우리의 대응 수위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지부의 입장과 요구사항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사찰 문건을 작성하여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이간시키려 하면서 노.노 싸움을 부추키고,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고,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을 조장하고,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시킬려는 시나리오를 계획한 것"이라는 것.

대책위의 요구 조건은 △사측의 최고책임자 (대표이사) 명의로 노동조합 및 전조합원 앞에 사과 △사측은 사찰문건 작성과 관련된 당사자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지위체계에 있는 자들에 대한 인사조치를 비롯한 처벌이 우선적으로 선행, 특히 관련자들이 더 이상 정비관련부서에서 노무 업무를 해서는 안됨 △사측은 노사관계의 상호대등한 관계 속에서 신뢰의 원칙에 따라 노사관계가 이루어 질 수있 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확약서를 반드시 제시 △사측은 노사관계의 투명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노무비사용에 있어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즉각 공개 △사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문건 입수자를 비롯한 문제 해결 과정에 발생된 문제에 대하여 노동조합 관계자에 대하여 그 어떠한 이유로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인사 상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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