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서울시교육청 ‘배식지도 개선지침’

제주 한 학교, 급식당번 불참비까지 받아

지난 3월 17일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저학년 배식지도 지침’을 마련해 각 학교에 전달했다. 그러나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학부모들을 배식당번으로 동원한 급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제적인 학부모 동원을 중단한 학교에서는 배식종사 인력채용에 따른 비용을 학부모들에게 전가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어머니급식당번폐지를위한모임'(당번폐지모임)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머니들의 노동을 무급으로 착취하는 학교급식당번제도의 전면적 폐지를 재차 요구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과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번폐지모임, ‘배식지도 개선 지침’ 실효성 없어

당번폐지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교 저학년 배식지도 지침’이 단위학교에 전달된 이후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어머니 급식당번을 폐지’한 학교의 사례는 찾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당번폐지모임이 자체적으로 일선 초등학교를 모니터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ㅅ초등학교의 경우 1, 2학년 등 저학년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학년에서 학부모들의 급식당번제가 운영되고 있었다. 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ㅅ초등학교 역시 전 학년의 학부모들이 배식은 물론 청소에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학부모의 배식 및 청소 일정표를 올려놓고, 자세한 식당청소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학교급식에 학부모를 강제적으로 동원하는 관행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강원, 제주 등 지방에서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당번폐지모임에 따르면 제주도 제주시의 ㅅ초등학교는 학부모가 급식당번에 참가하지 않을 시 불참비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안 없는 자율적 선택?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급식 개선지침이 나온 이후 몇몇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종전대로 급식당번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번폐지모임의 권오석 회원은 “학부모 설문조사 때 제시한 안들은 대부분 △종전대로 운영 △희망자 중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운영 △유급배식요원 고용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런 안들 중에 학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종전대로 운영하는 것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당장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방식, 또는 학부모들 간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지원자만 참가하는 방식 모두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학부모들에게 제시되는 대안이 ‘종전대로 운영’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의 ‘학교구성원들의 자율적 선택’이라는 지침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저학년 배식지도 지침’에서 “(배식종사원) 인건비 부담은 학생급식비에 책정하여 운영할 수 있으나,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을 뿐 배식당번을 충원하기 위한 교육예산 책정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일하는 어머니들의 문제로 치부 말라”

이같은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당번폐지모임은 “서울시 교육청은 유급제 배식종사 인력채용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개별학교에 떠넘겼고, 개별학교에서의 모든 부담은 개별가정으로 전가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급식당번제 폐지에 안일한 태도을 보이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을 비판했다. 또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은 ‘강제적인 배식제도’가 폐지되는 것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한 것으로만 언급되어, 일선학교에서 취업모와 전일제 어머니 간 상호 갈등과 불신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업, 취업, 장애인 어머니 등 다양한 환경에 있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8살, 3살 남매를 둔 전업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은미 씨는 “작년까지 직장을 다니다가 올해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직장을 그만 두었다. 그런데 3월 말에 말로만 듣던 배식당번표가 나왔다”며 “한 달 동안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고, 배식날짜에 대해 나에게 한마디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배식당번 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3살난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급식당번을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학교에서는 급식당번제를 안하면 ‘급식안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은미 씨는 이어 “가사노동 역시 하나의 노동이다. 그런데 왜 내 동의 없이 노동력을 함부로 빼앗는가”라고 반문하며 “학교와 학부모, 학부모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지 않는 급식당번제 폐지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식당번제 때문에 학부모 사이의 감정의 골만 깊어져”

이어 취업주부를 대표해 참석한 정예숙 당번폐지모임 회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정예숙 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2학년생 딸을 둔 학부모다. 간호사인 그는 “하루 세 시간도 못자고 아이 학교에 급식당번을 하러 간 적도 있다”며 “급식당번 때문에 ‘그렇게 일하려면, 그만둬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1년 동안 2번의 이직을 했는데, 한번은 권고사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급식당번을 가지 못해 다른 학부모들에게 이기적이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 마다 취업모들의 가슴은 무너진다”며 “학교급식당번제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간다”고 토로했다.


당번폐지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어머니 급식당번제도가 △모든 가정에는 비장애인 어머니가 있다 △모든 어머니는 전업주부에 준하는 자이다 △전업주부는 집에서 노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식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든지 동원가능하다 라는 그릇된 편견을 가지고 실시되어 왔다”고 지적하며 △자원봉사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교급식당번제도 폐지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시도교육청의 세부지침 마련 △인건비 지원을 포함한 교육부의 실효성 있는 대안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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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은 , 서울시교육청 , 급식당번폐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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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시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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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사랑은 gs칼텍스불매로 부터 입니다.
    해양환경과 생태계 파괴 주범인 gs칼텍스불매
    이 도안은 여수지역노동자문예연합에서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