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상품이나 소비재가 아니다

국회토론회, 문화다양성협약은 각 국의 문화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문화는 상품이나 소비재로 취급될 수 없다

오는 10월 유네스코 제 33차 총회에서는 '문화다양성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2001년 11월 유네스코 31차 총회에서 '문화다양성 세계선언'을 결의하고, 이를 선언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 실천적 조약형태를 만들기 위해 이번 협약은 결의되었다. 이 협약은 문화는 상품이나 소비재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특히 개발도상에 있는 사회가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전 지구적 공동협력으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컨텐츠들을 보호하기 위한 흐름으로 많은 문화인들과 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협약이다.

하지만, '문화다양성협약'은 BIT, WTO, DDA등 다른 협약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어서 아직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이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19조 다른 협약과의 관계'에 관련한 두 가지 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논의되는 안의 첫 번째는 "기존의 협약들이 문화적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경우에는 기존 협약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 협약의 어떤 조항도 기존의 국제 협약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10월에 있을 유네스코 총회에서는 이 두 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하여 채택될 예정이다. 첫 번째 안의 경우는 프랑스, 캐나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국가 등이 지지하고 있으며, 두 번째 안의 경우에는 일본, 미국 등이 지지하고 있다.

문화다양성협약을 체결하자

이러한 '문화다양성협약'에 관련하여 7일 세계문화기구를위한연대회의에서 주관하고, 손봉숙 민주당의원, 우상호 열린우리당의원, 정병국 한나라당의원, 천영세 민주노동당의원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가 '문화다양성협약, 각 국의 문화정책을 국제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문소리 씨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 학생, 교수 등 1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문화다양성협약'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19조 다른 협약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이는 문화다양성협약의 실효성을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토론회에서도 핵심주제로 이야기됐다. 이에 대해 첫 번째 발제로 나선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문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미는 살수도,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는 공공재이다. 문화는 그 자체로 돈으로 살수도, 힘으로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며 문화를 자본의 논리로만 이해하는 것을 비판하며 "문화다양성협약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유네스코가 제안하고 있는 첫 번째 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로 나선 박덕영 한국싸이버대학 법학부 겸임교수는"협약의 전반적인 의미와 존재가치를 고려해 볼 때, 타조약과의 관계에서는 첫 번째 안을 선택하여 실질적인 협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하고, "분쟁해결에 있어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조정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협약을 실천적으로 만들기 위한 24조 분쟁해결에 관련한 조약의 강화를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로 나선 이성원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장은 "문화다양성협약에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제시했다. 이성원 국장은 "문화산업에 대한 국가 별 보호조치 및 국제협력에 대해서는 문화 정체성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함께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WTO 등 기존 무역규범 등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한 상황에 맞게 문화다양성협약을 활용해야 하며, 미국이나 일본의 입장과 같이 협약의 위상을 지나치게 약화시키는 것이나 지나치게 보호주의적인 경향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유네스코가 제안하고 있는 19조의 두 가지 안을 모두다 경계하는 애매한 입장을 이야기했다. 또한 "문화다양성협약은 회원국의 합의나 표결에 의해 효력을 발휘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므로, 이들 국가가 참여하는 협약이 제정 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은 유네스코가 제정하고 있는 생물다양성협약, 기후협약 등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된 국제협약에 함께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미국이 유네스코 협약과 상관없이 WTO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국제법상 많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정부는 힘이 없으면 입장이라도 밝혀라

토론자로는 박노형 고려대 법대 통상법 교수, 송기호 통상법 변호사, 양기환 세계문화기구를위한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이삼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정호식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 회장이 참석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19조의 첫 번째 안을 지지했으며, 특히 양기환 세계문화기구를위한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미국은 유네스코에 재가입하여 문화다양성협약 내용을 훼손하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번 협약이 그네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데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며 "한국정부는 문화협약의 본질과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입장을 확실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EU는 19조 첫 번째 안보다 더욱 보안된 강력한 문안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힘이 없으면 논리라도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삼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독일 유네스코 위원회는 문화다양성협약을 적극 지지하며 회원국과 사회적 및 개인적 문화기관들의 활동공간을 문화정책 적으로 보장하는 일이 세계경제의 지구화로 자유화와 개방의 압력이 점증하는 시대에 우선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2004년 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우리도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국가가 지지하고 있는 첫 번째 입장으로 빠르게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외교통상부 WTO협상 담당자는 "이것도 협상이기 때문에 무엇을 주고, 무엇을 가져올 것이냐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상품도 중국과 일본 등지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보호무역정책을 펴자고 하는 것이냐. 우리가 팔면 사기도 해야한다"고 주장하여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태그

문화 , 문화다양성협약 , 국제법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꽃맘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