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동성애자 여기동 씨
“파트너가 늦은 밤 갑작스런 출혈을 일으켜 급히 응급실로 갔다. 병원에서는 ‘가족이 아닌 사람은 보호자가 될 수 없다’며 보호자가 되려면 100만 원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여성동성애자 A씨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장지까지 따라 가고 싶지만, 회사에 경조사 특별휴가를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여성동성애자 B씨
“보험승계자를 함께 살던 친구로 했더니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혹시 잘못 쓴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가족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 ‘왜 혈육이 아닌 다른 이에게 승계하려 하는가’를 설명해야만 했다. 내가 왜 그것을 보험사 직원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장애여성 3명과 공동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는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공동대표
“각종 공식 문서에 호주가 전남편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전 남편의 이름을 지우고 싶었지만, 난 호주가 될 수 없었다. 9살 난 아이를 호주로 승계했다. 결국 9살 난 아이가 33살 엄마의 호주가 되었다. 회사 면접에서 면접관이 ‘혼자시네요, 이혼인가요, 사별인가요, 아이가 몇 명이죠’라고 물었다. 업무와 상관없는 내 개인정보를 왜 면접관에게 밝혀야 하는가”
-한 부모 가장 김미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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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규정하는 ‘정상가족’ 틀에서 벗어나 있는 ‘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풀어놓은 이야기들이다. 14일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이등 국민, 신분등록제를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호적제도 피해사례 증언발언대’ 행사가 열렸다.
‘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증언발언대는 기존의 혈연을 중심으로 한 소위 ‘정상가족’ 모델로부터 벗어나있는 성소수자 가족, 장애인 공동가족, 한 부모 가족 등의 경험을 통해 호주제와 호적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호주제 폐지 이후 대안적 신분등록제 개편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목적별 신분등록제’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한국사회, 이성애 정상가족에 특별한 권위를 부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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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사회는 ‘부’와 ‘모’로 구성된 가정환경조사서를 메울 수 있는 이성애 정상가족에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특정한 가족형태에서 벗어난 가족은 결핍으로 의미되어 결손가정, 일명 콩가루 가족으로 낙인찍히고 있다”며 한국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2일 폐지된 호주제에 대해서도 조주은 씨는 “호주제도가 폐지되면서 민법상 가족개념이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로 정의되었다”며 “호주제폐지는 호적에 ‘호주’라는 용어를 사라지게 하였지만 가족의 개념을 양계로 확장하고, 끈적끈적한 피가 섞이지 않은 관계는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공고히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배타적인 관계적 속성을 지닌 ‘배우자’개념 재정의 되어야”
조주은 씨는 이어 다양한 가족의 제도적 포괄을 위해 “일부일처제에 기반을 두어 배타적인 관계적 속성을 지닌 ‘배우자’ 개념은 재정의 되어야 하고, 전통적인 가족개념을 넘어서 ‘동반자적 관계’를 지칭하는 개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가족을 통해 계급이 재생산되는 고리를 끊고, 다양한 가족이 실질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속법과 세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며 “일정한 기간동안 동반자적 관계를 해온 관계에서 상호 상속이 가능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가족모델 인정해야”
이어진 사례 발표에서 최현숙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중앙위원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 양태를 지적한 뒤 “동성혼이 이성혼과 동등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동성애자는 비정상적이고, 이성애에 비해 열등하고 저급한 것이라는 편견을 조장하고 강화시키고 있다”며 동성애자의 가족구성권 인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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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현재의 ‘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 중 하나인 신분등록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목적별 신분등록제’가 가장 유력한 대안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다름으로닮은여성연대 타리 씨는 “가족사항이 개인 신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왔던 한국사회의 관행과 가족 내 남성과의 관계와 혼인여부 등에 따른 차별이 신분등록제도를 통해서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을 규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대안적 신분등록제도로서의 ‘목적별 신분등록제’ 도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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