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재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한국마사회 회장에 선임돼 논란이 예상된다.
마사회, 또 낙하산 인사?
농림부는 21일 “공개 모집에 응모한 인사들 가운데 축산과 농업 분야에 가장전문성이 높은 이우재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농림부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시비를 의식한 듯 "전문성이 없는 사람을 뽑았으면 낙하산 인사 의혹이 있을 수 있지만 새 회장은 축산 분야의 전문가"라고 이 전 의원 선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간 마사회가 걸어온 길을 보면 농림부의 해명이 미덥지 않다. 마사회는 지난 62년 마사회법 제정 이후 줄곧 군 출신과 정치권 출신의 외부 인사들이 회장 자리를 차지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마사회는 최근 전임 회장인 윤영호, 박창정 씨가 대를 이어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 받은 혐의로 기소되면서 공기업 비리의 전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전직 의원을 이른바 ‘노른자위’ 공기업인 마사회장에 선임한 것이다.
이우재, ‘변신’의 역사
이 전 의원의 선임은 마사회의 낙하산 인사 논란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또 다른 보은 인사 의혹을 낳고 있다. 이 전 의원의 화려한 경력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서울대 수의학과, 건국대 농업경제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79년 크리스천아카데미 사건으로 7년을 선고 받아 옥고를 치르고 90년대 초 민중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뒤 여당인 민자당에 들어가 15대 국회의원(신한국당, 서울 금천)으로 당선됐고 98년부터 2000년 5월까지 한나라당 부총재 자리를 맡았다. 이어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내다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 다시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앉았다. 열린우리당 후보로 17대 총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당내 지역구(서울 금천) 후보 경선에서는 이목희 의원에게 져 출마하지 못 했다. 이러한 '변신의 역사' 때문에 이우재 전 의원은 '철새'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이 마사회장에 선임된 것에 대해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총선 전 한나라당에서 탈당, 열린우리당으로 자리를 옮긴 과거 경력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내사람챙기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일 임명된 송철호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은 공교롭게도 이우재 의원과 비슷한 점이 많다. 송철호 위원장에게도 ‘철새’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따라다닌다는 점부터 그렇다.
송철호 고충위장, 변신 또 변신
송 위원장은 92년 14대 총선 출마 이후 국회의원 3번, 시장 2번 등 5차례의 낙선 경험이 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당시 현대계열사 노조의 고문변호사를 맡아 구속노동자들 변론했고 울산노동법률상담소 소장을 지냈던 그는 96년 민주당 경남 울산중구지구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다. 2000년 16대 총선에는 무소속으로 울산 중에 출마했고 2002 6월 지방선거에선 민주노동당 울산시장후보로 나섰다. 그리고 다시 열린우리당 창당 때 앞장서 울산시당위원장을 맡았다. 이우재 전 의원 부럽지 않은 변신의 역사다.
노무현 정부의 계속되는 ‘내사람챙기기’
경선 과정 끝에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송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총선 직전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영남권 당선 1순위로 평가받았던 후보였으나, 민주당 쪽의 고발로 검찰조사를 받게 되자 중앙당이 송 위원장을 경선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려 출마를 하지 못했다. 송 위원장은 이후 1심에서 산악회에 20만 원을 낸 혐의가 인정돼 80만 원을 선고 받은 뒤,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선거법 위반 전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우리 나라 정치현실을 봤을 때 그 정도의 벌금형은 국민고충처리위원장으로 위촉하는데 결격사유로 작용하지 않는다”며 송 위원장을 임명,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낙마한 강동석 전 장관에 이어 건설교통부 장관에 추병직 씨가 임명됐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17대 총선 당시 차관직을 사퇴하고 경북 구미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경력의 소유자다. 게다가 추 장관의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 상태’임에도 정부는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논란이 일 때마다 정부는 임명자의 능력과 적합성을 강변하지만, 여당의 낙선자나 공천 탈락자가 줄줄이 고위직에 임명되는 것은 ‘내사람챙기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이우재 전 의원의 마사회장 선임으로 ‘철새’ 인사에, 보은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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