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 대한 폭력은 범죄행위"

선수 58.4%, 일주일에 1번 이상 구타당해


LG화재 배구단 신영철 감독의 선수 구타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26일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 책임자 퇴출과 체육계 폭력 근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나영일 서울대 체육학과 교수, 주원홍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현 삼성증권 테니스 감독), 강신욱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전 스포츠법학회 회장), 나진균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나영일 교수, “선수 58.4%, 일주일에 1번 이상 상습적 구타당해”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영일 교수는 ‘선수 폭력 실태조사결과 및 근절대책 발표’를 통해 “전체 58.4%의 선수들이 일주일에 1번 이상 상습적인 구타를 당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가 대한체육회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고 실시한 ‘선수 폭력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 선수들의 78.1%, 국가대표 선수의 4.9%가 성별 구분 없이 구타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또 이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선수들의 경우 76.5%, 중학교 69.5%, 고등학교 86%, 대학교 83.3% 등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현장에서 광범위하게 구타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타경험 선수들 66%, “운동 싫어졌다”

한편, 선수들의 구타 경험 후 감정변화에 대한 결과를 보면 선수들의 30.6%가 ‘인격적 목욕감으로 운동을 중지 하고 싶다’고 답했고, 36.7%가 ‘운동이 싫어졌다’고 답한 반면, ‘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5.9%),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15.1%) 등 구타 후 운동에 대한 긍정적 변화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영일 교수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선수폭력행위 예방 및 근절을 위해 △선수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 △체육계 내부의 자정 노력 △단위학교 운동부 관련 행정 내실화 △‘선수 학습권 보장 및 인권보호 법안(가칭)’ 입안 등을 촉구했다.


주원홍 감독, “나 역시 과거에 맞아가며 운동 배웠다”

  주원홍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삼성증권 테니스 감독)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은 개별 발언을 통해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현재 체육계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 했으나, 그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우선 현 삼성증권 테니스 감독인 주원홍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같은 감독입장에서 동료감독의 퇴출을 얘기한다는 것에 마음이 무겁다”며 운을 뗀 후 “나 역시 과거에 맞으면서 운동을 배웠고, 현재 많은 선수들이 맞아가며 운동을 배우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해 체육 현장에서의 폭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스포츠계의 폭력은 감독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며 "체육계의 폭력을 없애는 실질적인 방법은 퇴출보다 지도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자 처벌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나진균 사무총장, “지도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 선수폭력으로 이어져”

  나진균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무총장
이어 발언에 나선 나진균 사무총장은 “초중고교 야구 지도자들의 경우 80%가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고, 일부 지방교육청에서는 각종 대회에서 상위 입상 하지 못한 지도자들을 권고사직시키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성적을 내지 않으면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도자들로 하여금 폭력을 선택하게끔 만들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엘리트스포츠 육성에 주력하는 체육계 풍토를 지적하며 “대한체육회가 체육계의 풍토 개선과 지도자 인식 개선을 위해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겸 교수, “선수들에 대한 폭력은 범죄행위”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그러나 체육계 인사들에 비해 체육관련 학자들이 체육계 폭력을 바라보는 입장은 단호했다. 스포츠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상겸 교수는 “과거에는 징계위원회 등을 통해 스포츠계 내부적으로 폭력 문제를 해결해왔고, 스포츠계의 자율권을 보장해 온 측면이 있다”며 과거의 관행을 지적한 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그릇된 관행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스포츠라고 해서 국내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선수들에 대한 폭력 행위를 범죄행위로 인식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선수들에 대한 폭력을 비판한 뒤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대등한 인격적 관계 속에서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 훈련이 이뤄져야 하고, 선수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히 만들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강신욱 교수, “환경과 여건을 이유로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다”

  강신욱 단국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강신욱 교수는 “개인의 처벌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지만, 환경과 여건을 이유로 폭력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며 “어려운 체육계의 상황에서도 묵묵히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고, 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황과 여건이 열악해서가 아니라 선수를 ‘때려도 된다’라는 인식이 문제”라며 “이제는 이고리를 반드시 끊어야한다”며 단호한 어조로 지도자들의 인식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화연대와 체육시민연대는 현재 대한체육회가 설치를 추진 중인 ‘선수보호위원회’에 대해 “조사 권한을 가진 독립기관이 되어야 하고, 그 구성원도 교육, 범, 체육 등 전 분야를 망라해야 할 것”이라며 “체육회는 체육계 폭력행위에 관한 징계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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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감독 , 체육선수 , 국가대표 , 운동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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