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열화와 학벌중심적 사회적 관행 사라져야"

13일 긴급토론회, 2008 서울대 입시요강은 신고교등급제, 본고사부활

지난달 30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요강에서는 ‘논술형 본고사’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이 비공식 발표가 마치 기정사실인 양 보도되면서 학생을 비롯 학부모교사 등 교육 당사자들은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또 이와 맞물려 나온 서울대 정운찬 총장의 “3불 정책 중 적어도 두 가지는 재고해봐야 한다”는 언급은 입시에 대한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13일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는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3개 교육단체 주최로 ‘2008 서울대 입시요강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긴급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2008 서울대 입시요강에 대한 교육 당사자들의 대안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내신등급제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토론회 참석자 대다수는 대학서열화와 학벌중심의 사회적 관행이 존재하는 한 어떠한 방법도 공교육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또 참석자들은 ‘공교육 정상화’에 입각한 내신비율강화에 동의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발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의견을 함께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학생들의 반발에 대해 “내신등급제 폐지가 아니라 입시 경쟁을 없애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보아야 한다”며 이를 빌미로 본고사 부활과 대학선발 자율화를 주장하며 여론호도에 나선 일부 보수언론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3불 정책 폐지 운운하는 서울대 입시요강은 시대착오적

발제자로 나온 권재호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원은 “2008학년도 교육부 안이 마지노선”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요강은 어떤 식으로든 특목고나 강남지역의 우수 학생을 우선 선발하려는 교묘한 수법의 신 고교등급제이며 교육부의 기본골간인 3불 정책에 전면 배치되는 내용들”이라고 비판했다.

권재호 회원은 “특기자 전형은 줄이고 지역균형선발인원은 확대, 동일계특별전형을 도입해 특목고를 특수목적에 맞게 정상화하자”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이철호 전교조참교육연구소 부소장은 토론자로 나와 “교육부의 입시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더 불평등한 구조를 양산하고 있다”며 “바뀐 입시안에 대비할 수 있는 계층과 없는 계층으로 분리되어 계층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철호 부소장은 “3불 정책에 대해 교육부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3불 정책을 법제화할 것”과 “본고사에 대해 명확히 개념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단지 지필형 본고사가 아니라는 미명하에 실시되는 면접이나 구술 형태도 사실상 본고사와 다름이 아니라는 문제 제기다.

또 그는 “각 대학이 건학이념에 맞춰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건학이념으로 통합 전형을 실시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개혁 방향은 사교육 불평등을 초래하는 대학별 전형의 강화를 막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 1년의 준비기간만 있었더라도...”

이날 토론회에는 2008학년도 입시안의 적용을 받게 되는 올해 고교 1년 학생도 참석했다. 잠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소민 양은 “교육부에서는 사교육비를 줄이고자 내신등급제를 만들었다지만 더 어려워진 내신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차분하게 말을 시작했다.

김소민 양은 이어 “내신등급제에 대해 어떠한 사전 교육도 정보도 얻지 못했다”며 “단 1년만이라도 준비기간을 주었다면 창밖으로 몸을 던지는 친구들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반발은 교육부의 홍보 부족이 원인이었음을 시사했다.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이은 김소민 양은 “중간고사가 얼마 전에 끝이 났다. 중간고사 이후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죽고 싶다’는 것 이었다”며 “더 이상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 밖에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고교교육수준을 벗어난 일체의 모든 시험을 없애야 한다”며 3불정책의 법제화와 입시부담을 가중시키는 다단계 전형 폐지를 주장하였다.

한편 토론회 후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 한 학부모는 “서울대는 덜 우수한 학생을 받아서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며 “다음 주 중에 교육부와 서울대에 항의 방문할 것”을 제안, 이철호 부소장이 이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전교조가 이번 2008학년도 교육부 입시안, 즉 내신상대등급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참세상의 지적에 “전교조 내부에서도 격렬한 논의 중이다. 교육부안이 미흡하다는 데 의견이 대다수 일치 된다”며 “내신이 강화되는 것은 맞지만 교육부가 좀 더 발본적인 교육안을 마련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기원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권재호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원이 발제를, 이철호 전교조참교육연구소 부소장, 송환웅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김소민 잠신고등학교, 김세균 서울대 교수,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토론자로 나왔다.
태그

서울대 , 본고사 , 대학서열화 , 학벌중심 , 신고교등급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수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