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교교사들의 비리가 또다시 불거졌다. 경찰수사 결과 서울 경문고등학교에서 성적조작과 시험지 유출, 금품수수와 학생회장 선거 개입 등 광범위한 비리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1월 서울 배제고등학교의 교사가 검사아들의 답안지를 대리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고교비리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바 있다.
시험지유출, 금품수수, 학생회 선거 개입…
경찰에 따르면 경문고 수학교사 이모 씨는 2004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특정학생을 따로 만나 자신이 낸 문제를 문제지에서 찍어주는 방식으로 시험문제를 유출했다고 밝혀졌다. 국어교사 이모 씨의 경우 2003년 1학기 중간고사에 앞서 시험문제를 복사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음악교사 이모 씨는 자신이 참가하는 음악회의 입장권을 학부모회 임원들에게 강매했고, 이들의 자녀가 실기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학교는 교육청이 불허하고 있는 학부모회를 매년 구성, 2003년과 2004년 운영비와 수학여행비, 자율학습감독비, 회식비 명목으로 23차례에 걸쳐 4천여 만원의 회비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대학입시에 학생회장 경력이 유리하게 작용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6월 학생회장 선거에 일부 교사가 특정학생이 당선되도록 타 후보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불이익 받을까 비리 고발 못하는 현실”
고교에서 관행적으로 이러한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지만, 사태의 본질을 단순히 교사들의 도덕성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언론정보출판위원장은 “학부모, 학생이 참여하는 투명한 운영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적조작이 숨겨졌다가 이렇게 터지는 이유는 학교에서 정보가 충분히 공개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송환웅 언론정보출판위원장은 “비리가 있더라도 여간한 결심을 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내 자녀가, 혹은 내가 불이익을 받을까 비리 사실 알고도 두려워서 얘기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4월 19일 부패방지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이 같은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자료에 의하면 학부모의 63.2%가 “자녀의 불이익 걱정” 때문에 부패와 비리를 시정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교사들 간의 온정주의로 쉬쉬하면서 넘어가는 풍토도 있어서, 지금도 교원징계제도가 있긴하지만 너무나 부실하게 운영된다”고 비판한 송환웅 위원장은 “학부모, 학생과 교사가 참여해 투명하게 운영을 함으로써 이런 비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적을 미끼로 이루어지는 은밀한 거래, 교육주체의 공동체 없인 계속돼”
이철호 범국민교육연대 사무처장은 고교비리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있다고 지적한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지만 결국은 소통의 장애, 학교 민주화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한 이철호 사무처장은 “지금의 학교는 학교 주체를 수요자, 공급자로만 나누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급자인 학교와 교사가 제공하는 가장 좋은 서비스는 대학 진학을 위한 성적이고, 이런 상황에서 특정한 경제력을 갖춘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서만 학교 참여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성적을 미끼로한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의 본질 왜곡돼서 생긴 문제”
또 “결국 이런 고교비리는 교육의 본질이 왜곡돼서 만들어진 상황”이며 “평가에 의한 서열화, 남들을 짓밟고 위에 올라서야 하는 학업성취경쟁 속에서 수능 부정을 통해서라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은 욕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과정의 정당성과 의미를 따지기보다는 점수 그 자체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현실에서 부정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더 나은 점수를 받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겨나고, 거기에 학교 교사들이 동참해서 빚어지는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철호 사무처장은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은 아이들이 이런 은밀한 거래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며 “이런 방식의 거래가 계속 있는데, 우리 부모는 그럴 능력이 안 돼서, 그렇게 하지 못해서 나는 이 모양이라는 자조나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아이들이 사회에게 사회정의라는 얘기가 얼마나 우습겠냐”고 덧붙였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