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8일,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명이 '옥쇄파업'에 돌입한 바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 5공장의 탈의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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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9234공정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과 함께, 이들의 파업농성은 불법파견 노동자의 집단 정규직화와 사내하청 조직화의 가능성을 여는 투쟁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파업 초기 1, 2, 3공장의 잔업거부 및 노동계의 전국적 관심과 연대로 이어졌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의 파업은, 사회적 교섭과 국회의 비정규법안 처리일정, 한국노총 비리 등에 의해 사람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2005년 5월 30일. 5공장 농성자들은 언론의 무관심과 공안당국의 압박, 극도의 생활고 속에서도 아직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다. 농성장 앞에는 여전히 사수대가 배치돼 있고, 벽면에는 '07시 주간출투' '12시 중식선전전' '15시 교육, 투쟁가 배우기' 등 빽빽한 일정표가 붙어있었다.
"왜 이렇게 다 힘들어 해야 하는 지"
"대학교에 보내달라는 고3 아들을 위해 정규직화가 되는 게 소원"이라는 권귀순씨는 두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였다.
"애들 밥 문제로 마음이 많이 아파요. 농성장에 안 나올 수도 없고. 한창 먹어야 할 때인데."
담장 하나 넘으면 집이라는 권씨는 농성장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 더 괴롭다.
"저번에는 단식하고 20일이 넘어서 집에 갔더니 밥솥에 밥이 누렇게 말라 있더라구요. 집안도 엉망이고 애들도 엉망이고."
권귀순씨는 '젊은 동지들 앞에서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지난 2월말 공장내 산타모 식당 앞에서 16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권귀순씨는 "불법파견 판정도 받았으니 정규직화는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하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왜 이렇게 다 힘들어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같은 또래의 정규직 조합원들은 일도 수월하고 월급도 많은데 여기 젊은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농성장을 지키는 젊은 노동자들을 안쓰러워 했다.
역시 두 자녀를 두고 있는 강순분씨는 "나는 아저씨가 있고 시골에서 농사 짓는 거라도 갔다 먹으니 좀 나은 처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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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순분 씨 |
"지금 이 시기에 그만 둘 수도 없고 나만 생각하면 식당에서 그릇이라도 닦겠지만 끝까지 투쟁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죠"
강순분씨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지켜보며 "남은 인생 법이고 뭐고 안 지키고 살아야겠다는 그런 마음 뿐"이라고 말한다.
왜 정규직화가 되고 싶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에 강씨는 "비정규직은 라인을 따라가기도 너무 힘들고 같은 동료끼리도 차별을 하는 비정규직 생활에 많이 지쳤다"고 답한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뛰어다녀야 되요. 화장실에 가면 그 자리에서 대신 일을 해 줄 사람도 없으니 저 앞에까지 쭈욱 해놓고 가야 하고"
권귀순씨는 정규직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싶다는 답변을 한다.
"직영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사람 대접을 받지만, 우리는 일을 배로 해도 대접도 못받고. 직영이 만원을 내면 우리는 2만원을 내서라도 조합에 가입하고 싶어요"
"어딜가나 비정규직은 비정규직.."
권씨에 따르면 "공장안에서는 항상 감시를 받고 죄인이 된 기분"이 든다는 농성자들은 그러나 "반드시 정규직화를 쟁취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현장에 근무하시는 분들 하루빨리 가입해서 다 같이 정규직화 됐으면 좋겠어요. 나는 99% 승리한다고 봐요. 친구 하나는 농성장을 나가면서 나보고도 나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가 떳떳이 우리 권리를 찾는데, 당연히 이기는데 왜 나가느냐'고 그랬죠"
강씨가 거들고 나선다.
"이 사람은 다른 회사에서 한번 당해봤기 때문에 어딜가나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이란 걸 알죠. 지금도 다른 사람들이 막 흔드는데 안 나가고 있어요."
올해초 100명이 조금 넘었던 농성자들은 5개월여의 외로운 싸움속에서 74명으로 줄었다. 노조의 재정은 바닥이 난 지 오래고, 조합원들이 받는 실업급여의 절반도 이달말에 끝이 난다고.
강순분씨는 "묵묵히 시간이 가고 내 자리를 지켜면서 양심껏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선전전을 하러 식당 앞에서면 부끄러워요. 그런데 16일 동안 거기서 돗자리 깔고 단식도 했어요. 이제 승리할 때까지 싸우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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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김상록 비정규직노조 부위원장 만기출소 당시 [출처: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 |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