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 민주노동당 경남도당과 공무원노조 창원시지부의 성명서가 '파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다.
한국노총 산하 마창시내버스노조협의회의 8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지난 6월 1일로, 현재 500여대의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된 상태며 YTN 등 중앙언론에서도 이를 크게 보도했다.
그런데 지난 27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10여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던 시내버스 협상을 바라보며, 파업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경남도당은 "(회사가)경영상태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고 시민의 혈세만 끊임없이 쏟아 부어야 하는 정책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며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노사 양측은 파업예고를 철회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우리는 이와 같은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논평은 즉각 당 내부에서도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경남도당은 30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목에서, 노조의 파업을 부정하는 듯한 논조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해명성 논평을 냈다.
경남도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자 논평 역시 마창지역의 버스파업을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없는 파업'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해석에 따라서는 파업을 통한 노동조건의 개선보다는 제도적·정책적 접근이 더 우월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종합적 판단해야", 민주노총 "헌법에 보장된 권리"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김한규 교선국장은 "27일자 논평이 파업권을 부정하는 듯한 오해를 낳을 충분한 소지가 있었고 이는 잘못됐다"면서 "다만 작년에 노사가 버스준공영제에 합의했으니, 노조에서도 임금인상 뿐만아니라 책임있게 정책을 고쳐나가고 시민편의를 위한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 "제조업과는 달리 시내버스는 공공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므로, 오로지 노동자의 권익만을 바라보고 파업 등의 갈등이 나타나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며 "파업권이 정당하니 부차적인 것은 다 버려야 한다는 것은 종합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발표한 1일자 성명서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경남본부는 "(공무원노조 파업 당시 민주노총은)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은 고용보장을 위한 생존권 문제와 공직사회개혁을 위한 기본권이므로 시민들에게 약간의 불편은 감수하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며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못박았다.
경남본부는 "시내버스의 파업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반대를 보이는 현실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며 "버스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잘못된 형태의 교섭과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판단"되므로 "지금부터라도 시내버스 노동조합은 시민들에게 파업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창원시지부 "파업 철회해야" 요구에 공무원노조 "심히 우려된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성명에 포함된 공무원노조는 이미 이 논란에 가세한 상태. 공무원노조 창원시지부는 엇갈리고 있는 여러 단체들 중 반대입장이 가장 강경해 보인다.
창원시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창원시는 시민볼모를 전제로 하는 어떠한 부당한 파업 압력에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그동안 사측에 대한 연례적인 달래기식 손실보전 명목의 재정 지원금은 중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창원시지부는 "만약 파업이 철회되지 아니하고 강행된다면 창원시 1,300여 조합원이 현장근무 봉사활동을 실시하여 시민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전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봉사활동이란, 시에서 대체 투입하는 버스내에서 시민들에게 버스이용방법 등을 안내하는 내용이다.
창원시지부 조병덕 사무처장은 '민간기업으로 보면 사실상 대체인력이나 다름없는 '봉사활동'을 노조 명의로 공언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면서도 "공무원 신분으로서 시민들과 통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근본적 대책마련을 촉구하자는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조병덕 사무처장은 "성명서 발표 이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다"며 "노동3권 보장 등 노동조합으로서의 일반성을 추구해야 하는 부분과 공무원 신분으로서의 특수성이 상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시지부의 성명서 등에 대해 공무원노조 본조는 "심각히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선을 그엇다. 공무원노조 강순태 언론국장은 "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잘못이다'라고 한다면 지난해 공무원노조의 파업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게 아니었던 거냐"며 "정부의 논리 보수언론의 논리와 같아서 심각히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강순태 국장은 또한 "지하철 등 공공부문의 파업에 대해서도 연대의식에 기반한 지지를 보내는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며 "당연히 법률적으로도 보장된 파업이고 노동자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인데, 그런식의 개입은 결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체 배불리는 마창시내버스 노사의 교섭 관행
이번 논란과 관련해 마창시내버스노조협의회 측은 "대구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보면 마창지역 시내버스 노사가 보여 온 그동안의 관행에도 문제의 원인은 있다.
파업은 회사에 대한 행정당국의 재정지원 확대나 요금인상은 가져왔지만, 버스노동자들의 저임금이 해소되거나 버스의 공공성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마창지역 8개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된 보조금만도 69억원에 이르지만 시내버스 업체들은 정확한 경영상태의 공개마저 꺼리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말대로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요구가 순수하게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유지시키기 위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만 시민들은 자연적으로 불편을 감수하면서라도 시내버스 파업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민주노동당 경남도당과 공무원노조 창원시지부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무비판적으로 끌려다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두 단체가 발표한 논평과 성명서는 사실 지난 2000년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결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중 하나인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표한 버스파업에 대한 입장과 대동소이하다.
두 단체는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이 논평을 낸 27일과 30일, "파업을 무기로 재정지원이나 요금인상을 따내는 방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행정당국은 "금번 파업사태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시민은 물론 시내버스 종사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앞두고 "시행 첫 날부터 이를 무산시켜 버리는 파업행위는 거시적 안목을 결여한 무지한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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