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회는 지난 2-3일 '포항·인천 노조통합을 위한 조직형태 변경 찬반투표'를 투표인원 1298명(전체 1,381명) 중 75.81%(984명)의 찬성으로 가결시킨데 이어 오는 10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규약제정에 들어간다. 규약 제정이 끝나는 즉시 포항지회는 노동부에 설립신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INI스틸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당진)을 인수함으로써 인천 포항 당진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두 지회(포항의 INI스틸지회, 당진의 한보철강지회)와 기업별 노조로서 금속연맹에 가입된 INI스틸노조(인천)가 있다.
포항지회 금속노조 탈퇴 후 연맹가입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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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7일 포항 INI스틸지회와 인천 INI스틸노조의 '노조통합추진을 위한 실무회의' [출처: 금속노조 포항지부 INI스틸지회] |
금속연맹은 산별전환 방침에 따라, 지난 2001년 8월 중앙위원회에서 '금속노조를 탈퇴한 조직은 연맹에 재가입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결정에 따르면 금속노조를 탈퇴한 포항지회는 금속연맹에 재가입할 수 없고, 이는 민주노총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
금속연맹 재가입과 관련, 포항지회는 "우리는 민주노총 금속연맹 소속의 인천노조와 통합을 전제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이며 "이미 민주노총 금속연맹 소속인 인천노조를 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인천-포항이 통합하면 당연히 통합 아이앤아이스틸 노조의 지위는 민주노총 금속연맹 소속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포항지회는 최근 금속연맹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홍광표 금속연맹 사무처장이 '18일 중앙위의 결정과 아이앤아이 노조통합의 경우와는 서로 다르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민주노총 자동탈퇴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속노조와 금속연맹은 '금속노조 탈퇴는 금속연맹 탈퇴'라는 입장이다.
정일부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금속연맹에 가입 못한다는 것은 확인된 것"이라며 "연맹에서는 포항지회 조합원들을 설득하려고 하는데 현 집행부가 현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어 이런 사태가 온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지회가 '민주노총 자동탈퇴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간담회 발언과 관련해서, 홍광표 금속연맹 사무처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중앙위를 거쳐야 하므로 예단해서는 안되는 문제가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며 "포항지회 간부들에 의해 내 발언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광표 사무처장은 "분명한 것은 금속노조를 탈퇴는 연맹 탈퇴고 민주노총 탈퇴"라면서도 "다만 포항지회가 인천노조와 통합을 했을 때 포항지회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의 문제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본의 개입 여부 논란
다음으로 포항지회의 금속노조 탈퇴와 관련, 사측의 개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동진이공 이구산업 한보철강지회 대한알루미늄 세원테크 등 금속노조를 탈퇴시키기 위한 사용자측의 개입사례는 적지 않다.
특히, INI스틸이 한보철강 당진공장 인수를 추진하던 지난해 8월에는 '노조관계 추진사항'이라는 문건이 발견한 바 있다.
이 문건은 노조간부포섭 →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조합원 1/3의 서명 → 임시총회 개최 및 금속노조 탈퇴 → 9월1일 인수식 및 노사화합선언 이라는 구상을 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기업별 노조인 INIsteel 인천공장노조를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산별노조인 한보철강지회를 회유할 것 △부당노동행위로 고발시 명예훼손으로 맞대응할 것 △INIsteel 인천공장노조는 금속노조의 방해에 대해 실력 저지할 것 △INIsteel 인천공장노조 상집간부 일부를 당진공장에 상주시킬 것 등을 지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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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발견된 '노조관계 추진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 |
또한 이 문건은 금속노조 탈퇴가 민주노총 동시탈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이 반발할 것을 예상하고 "민노총을 탈퇴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상급단체(금속산업연맹)로 조직형태를 변경한다는 사실을 강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일부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사태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며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인천만큼 대우해주겠다는 등 금속노조를 탈퇴시키기 위한 현대자본의 작업은 노골적이었다"고 말한다.
정일부 정책실장에 따르면 "대자본은 산별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데다,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노총보다는 민주노총이 기업별노조보다는 산별노조가 더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포항지회는 이번 금속노조 탈퇴와 사측의 탈퇴공작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용수 수석부위원장은 "당진에서 자본의 금속노조 탈퇴공작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우리의 경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포항지회가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인천의 INI스틸노조와 통합하려는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그동안 양자가 갈라져 사측과의 교섭에서는 불리했고 노조 사이에는 갈등이 유발됐다는 점이다.
그는 "인천공장이 크기 때문에 사측에서는 인천과의 협상을 먼저 타결시켜서 포항은 자동타결되도록 유도해왔고, 포항은 마음에 안들어도 울며 겨자먹기 식이었다"며 "노조가 갈라져 있다보니 피해를 입게 되고 양쪽 노조도 서로 갈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인천·포항 통합위한 것 vs 금속노조로의 통합이 원칙
이런 경험 때문인지 포항지회는 "회사로부터 농락 당했던 가슴아픈 과거를 딛고 반드시 인천-포항 통합노조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수 수석부위원장은 "인천과 포항은 단체협약도 같은데 둘로 갈라져 있는 상태"라며 "사용자는 하나인데 노동자는 둘이면 단결이 안된다"고 통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이 금속노조로 들어와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인천은 산별전환을 할 생각이 없고 아직 준비도 안됐다"고 답변했다.
이에 반해 금속노조나 금속연맹은 '금속연맹이 산별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장기적으로 INI스틸노조(인천)가 금속노조로 들어가는 방향에서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동교섭의 경우에는, 이미 3공장 공동교섭이 추진된 바 있듯이 '인천의 INI스틸노조 및 금속노조가 상급단체인 금속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해서 공동교섭·공동투쟁 기획단을 꾸리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게 금속연맹의 입장.
황우찬 금속노조 포항지부장은 "인천이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면서 공동교섭이나 공동투쟁이 가능한 것이고 세 지회(인천 포항 당진)가 하나의 지회로 통합할 것인지는 결정만하면 되는 일"이라며 "포항이 금속노조를 탈퇴해서 인천과 통합하겠다는 것은 자본이 개입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측의 '금속노조 탈퇴공작'에도 아직 금속노조를 지키고있는 한보철강지회(INI스틸 당진공장)의 경우, 포항지회의 금속노조 탈퇴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표명하고 있다.
5월 20일 한보철강지회는 성명서를 내고 "(산별탈퇴는)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금속노조 민주노동운동 진영의 산별전환 방침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결국 현대중공업의 사례와 같은 결과를 초래될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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