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여성이 ‘SEX’를 폭력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적 배경과 분위기에 대한 논의 없이 단순히 ‘포르노’를 거부한 ‘포르나’의 제안 또한 폭력일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류혜진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porNO porNA' 홍보담당은 “일방적 여성상을 제시하는 행사는 아니었다”며 “이번 행사는 포르노의 남성중심성을 없애고 여성중심적인 '포르나'을 만들자는 것이 아닌 남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성문화 또한 장애인과 성소수자까지도 아우르는 성문화를 만들기 위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또한 류혜진 홍보담당은 “여성의 성적 욕망과 환타지를 드러내는 것과 사회의 폭력적 현상들을 제거하는 두 가지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번 행사 외에도 지면을 통해 폭력적 성산업에 대한 비판을 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porNO porNA' 페스티벌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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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발랄한 그리고 대단히 밝히는 사람들만 모였다”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porNO porNA’에서 엄을순 ‘페미니즘저널이프’ 편집장의 당돌한 고백이다.
17일 열렸던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porNO porNA’에는 ‘성적 욕구를 외면하지 말 것’ ‘느낄 것’ ‘달아오를 것’, 이 조건이 허락된 남녀노소가 모인 자리였다. 단 미성년자는 부모님과 동반입장만 가능.
“남자가 흥분할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남성들의 대체적 대답은 “무조건 가슴”, “수시로” 등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질문을 엄마에게 묻는다면? 우리의 ‘엄마’들 정조를 운운하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아예 그런 일이 없다는 반응까지, 이러한 자유로운 성담론은 여성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남성의 전유물이 된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porNO porNA’ 행사는 “여성과 남성 모두가 불편한 마음 없이 성을 향유할 수 있도록 포르NO를 고하고 포르NA 원년을 선포하는 자리”라고 엄을순 편집장은 설명한다.
과연 ‘porno’에서 ‘porna’로 어근 하나 바꾸었을 뿐인 ‘아주 작은 차이’가 꽁꽁 숨겨놓았던 이불 속 뒷담론을 이불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페니스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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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광수는 세고, 강하고 오래가는 ‘포르노적 남성’에 미달하는 환자다. 페니스 크기에 집착하는 그를 등장인물 윤하나는 “페니스의 크기에 집착하는 남성들 중 일부는 페니스에 식염수, 콩기름을 넣는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생각과 달리 여성의 성적 만족의 키워드는 페니스 크기가 아니라 서로의 공감이 바탕이 된 바로 ‘테크닉’, 테크닉이 중요합니다“라고 의학적 견해를 밝히지만 광수는 의도와 다르게 ‘위로’를 받고 안도한다. 이러한 오해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 또한 남성에 대한 오해가 있다. 남성 호르몬 때문에 선천적으로 남성이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
이에 등장인물 윤하나는 “남성 호르몬 때문에 남성이 폭력적이라는 일부 여성들의 잘못된 오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을 여성도 분비하고 있다고 본다면 남성이 선천적으로 여성보다 폭력적인 것은 아니지요. 다만 사회적, 후천적 환경과 조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다소 폭력적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포르노적 남성, 그리고 남근중심의 사회가 남성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심어주었다는 것이 윤하나의 상담결과다.
대단히 밝히는 여자들의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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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스수난사’ 이외에도 미래의 포르나 세계 남성이 2005년 성의 역사를 연구하고 세기의 유물 ‘비아그라’와 의미불명의 야동(야한동영상)을 통해 본 그때 그 시절 어처구니없는 성문화를 코믹적으로 그려낸 ‘포르노 인간연구 X파일’과 성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으로 스스로의 성을 억압하고 일회적 섹스로 자신을 학대하는 여자 이야기인 ‘One night Stand', 소통이 부재한 육체적 관계를 꼬집는 무용 ’시소를 타다‘ 등 상황극에서 무용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무용 ‘시소를 타다’는 무용팀 ‘가관’의 역작으로 남여 사랑의 행위가 시간이 갈수록 격투로 변해가는 과정을 무용으로 그리며 소통이 부재한 육체적인 관계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임을 때때로 코믹하게 또 짜릿하게 묘사했다.
건강하게 우리 성 100배 즐기기
한편 행사장 밖 야외공간에서는 익명의 피해자들을 형상화한 퍼포먼스 ‘no woman no cry’, 소수자의 성을 다룬 영상물 상영관인 ‘포르나 씨어터’, 건강하게 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용품 설명, 미니 성강좌 프로그램인 ‘S워크샵’ 등 부대행사가 진행되었다.
조항주 ‘폭시에이블’ 사이트 운영자가 진행하는 ‘S워크샵’은 딜도, 손가락 콘돔 등 다양한 성인용품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행사 시작 전부터 연인,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든 참가자들로 붐볐다. ‘S워크샵’에서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자기 발견과 자유로운 표출, 성적 욕망을 채우는 방식에 대한 뜨거운 이야기들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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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마스터베이션의 기본은 여성의 몸을 바로 알고 사랑하는 것이라 말하는 그녀는 “여성이 성적 주체로 바로 서려면 우선 자신의 몸을 찬찬히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몸 구석구석 만져보고 살펴보면서 자신이 어느 부위를 자극했을 때 기분이 좋은지를 알아야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여성이 좀 더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폭시에이블’이라는 사이트는 성인용품 소개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성’과 관련한 쟁점들도 다루고 있다.
장애인의 성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편견을 불식시켜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조항주 씨는 “우리는 외상을 입은 사람들만 장애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이들이 나름대로 불편한 점을 가지고 있다. 단지 사회적 협조가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분류의 허구성’에 대해 우선 설명했다.
“사람마다 성적 쾌감을 느끼는 부위, 즉 성감대 수도 다르고 부위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부위에 신체적 외상이 있다고 해서 아예 성적인 쾌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이날 이후는 없었다?
“이번 행사에서 모든 주제를 다루고 모든 관객을 변화시킬 수는 없었지만 화두는 던진 것”이라고 고주영 ‘2005안티성폭력페스티벌-porNO porNA' 기획 담당은 밝혔다.
일상으로 돌아간 ‘그녀들’은 다시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숨기기 바쁘다. 이러한 일회적인 행사는 화두만 던져두고 끝나기가 일쑤. 그간 자유로운 성담론에 목말랐던 여성들에게 이날의 행사가 약간의 갈등은 해소해 주었을지 모르나 여성의 성적 자기 주체성의 공론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고주영 기획담당 역시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여성의 성, 그리고 소수자의 성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포르나’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에 상영됐던 ‘포르나’를 2005년 한 해 동안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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