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입' 김대환 장관, 물러나나

노사정 새판짜기 앞두고 퇴진 불가피

취임 이후 가벼운 언행으로 잦은 구설수에 오른 김대환 장관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김태환 열사와 관련한 "나와는 무관한 일" 발언으로 노동계의 표적이 된 김 장관은, 더욱이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정관계의 밑그림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어 퇴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대환 장관의 톡톡 튀는 말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와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한 김대환 장관은 애초 보수 언론으로부터 "친노동계 인사"라는 평을 들었고,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는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게 알려지면서 노정관계에 훈풍이 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김대환 장관은 역대 노동부 장관들보다 빈번하게 노동계와의 갈등을 빚어왔는데, 문제는 그의 '입'에 있다.

지난해 민주노총 2차 총력투쟁을 앞두고 '공권력 투입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던 김장관의 실속없는 입은, 올해 더욱 거칠어져서 지난 4월 국가인권위의 비정규법안 관련 의견표명에 대해 "단세포적 발상"이라느니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급기야 최근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자기들끼리 싸우다 일어난 일" "나와는 무관한 사건"이라는 발언을 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등 우군으로부터도 '문제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제 발저린 김대환 장관, "7일 총파업은 정치적 행위"

양대노총은 김대환 장관만은 꼭 한번 손봐주겠다는 기세다.

한국노총은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과 관련해 김대환 장관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노총 역시 정부의 비정규법안이 기약없이 유보됐지만 김 장관 퇴진 등의 가시적 조치가 없는 한 '20일 이후 모든 노사정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김대환 장관은 4일 정병석 차관의 입을 빌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오늘은 청와대에서 기자들을 직접 만나 "(한국노총의)파업은 정치적 행위로 보이며 비생산적인 행동"이라고 노동계를 비난했다.

또 김대환 장관은, 양대노총의 퇴진 요구와 관련해 "우리만큼 자기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목희 "대화 분위기 7, 8월에 만들어야"

이날 김대환 장관의 발언만 보자면, 김 장관 스스로는 퇴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비정규법안 처리에서도 드러난 정부여당의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조만간 김대환 장관이 물러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애초 정부여당이 비정규법안을 강행처리할 의지가 있었느냐의 여부를 떠나서, 정부여당은 '노사정대표자회의'로 나타나고 있는 노사정 대화의 틀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비정규법안을 유보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5일 열린 열린우리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한국노총이 김태환 지부장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강경한 투쟁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이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참여정부가 내걸어 왔던 노사자율, 대화 타협 원칙에 따라 대응하면 올해 산업현장이 심각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화 기조를 확인했다.

특히 이목희 의원은 "노사정 위원회 개편이나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서 노사간, 노사정간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가 성숙되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노력을 이번 7, 8월 동안에 하는 것이 옳다"고 밝혀 조만간 대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제스쳐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대환 장관, 6일 기자회견 열기로

노무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는 최소한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를 위한 '대화'라도 시작을 해야 하므로, 사전에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양대노총은 비정규권리보장입법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개최하라고 요구하면서, 김대환 장관이 퇴진하지 않으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모든 노사정대화마저(각종 위원회의 점진적 탈퇴 등)중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즉 대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김대환 장관 퇴진이 불가피한 것이다.

노동계의 퇴진요구와 관련, 김대환 장관은 내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어떤 입장이 나올 지 주목된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문형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