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자회담서 핵폐기 합의하면 북한에 직접 전력 공급”

‘핵폐기’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합의가 관건으로 떠오를 듯

정동영 장관, “핵폐기시 200만 KW 전력 북에 직접 공급한다”

  정동영 장관은 6.17 평양방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중대제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출처: 통일부 홈페이지]

이른바 대북 ‘중대제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12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마친 직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 동결할 경우, 남한의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송, 배전 시설 역시 남측이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5월 16일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중대제안을 준비중임을 북측에 알리고 6월 17일 평양에서 중대제안의 내용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밝히고 미국등에도 알렸다”고 운을 뗀 정동영 장관은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하면 현재 동결중인 경수로 프로그램을 대신해 남측이 독자적으로 2백만 KW의 전력을 직접 송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동영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딕 체니 부통령등과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정동영 장관은 중대제안의 배경으로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정동영 장관은 “첫 번째로 북핵문제의 당사자로서(한국이) 핵문제를 조기에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안”이며 “두 번째로 경수로 완공을 위해서 한국정부가 24억달러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데 직접 송전은 그 범위 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부담”이 없고 “세번째로 남북공동 번영과 남북 경제협력에 획기적인 전기가 된다”고 밝혔다.

경수로 프로그램 완전 폐기하는 대신 양주-평양 송전 계획 발표

이어 정동영 장관은 7월말 재개되기로 결정된 4차 6자 회담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실질적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 일답에서 6월 17일의 직접 제안 이후 북측의 실질적 답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은 제안을 경청한 후 충분히 숙고해 답을 준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추가 입장표명은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제안의 성실성과 유용성을 가지고 접근할 계획”이라 답했다. 또한 직접 송전 사업 실시 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베이징 6자 회담에서 핵폐기 합의문이 발표되면 그와 동시에 남북 회담을 열어 경기도 양주와 평양간에 직접 송전 선로 건설에 들어 갈 것”이라 답했다.

추가로 정동영 장관은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고 미국과 우방이 되고 싶다고 희망하고 있”고 “그 안에 첫째로 체제안전보장이 들어있고 더 나아가 극심한 경제난에서 에너지 문제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문제 해결을 원한다”며 “대북직접 송전계획이 두 번째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로써 이른바 대북중대제안의 윤곽이 ‘대북직접송전계획’으로 드러났고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 계획에 대해 북측이나 미국도 현재까지는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핵폐기‘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 평화적 핵프로그램 포함 여부가 관건

그러나 이 중대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도 몇가지 걸림돌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로는 정동영 장관의 말대로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할 경우에만 송전계획이 실천될 수 있고 또한 ‘핵폐기’가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도 이견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모든 핵 프로그램의 예외 없는 폐기와 고농축 우라늄을 6자 회담의 주요 사안으로 삼고 있고 북한의 경우 핵무기는 폐기 할 수 있지만 ‘평화적 핵 활동’은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맞서고 있는 형편이다.

정동영 장관이 오늘 KEDO를 통한 경수로 프로그램의 동결을 넘어선 완전 폐기를 전력직접 송전의 전제조건으로 든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입장은 미국의 그것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남북경협위에서는 개성에 경제협력협의사무소 설치키로 합의

한편 이에 앞서 12일 오전에 종결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중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시험운행과 도로 개통식을 열어 연내 개통하고 양측 공무원들이 상주 근무하는 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는 등의 12개 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또한 북한의 요청에 따라 국내산 40만톤, 외국산 10만톤을 합쳐 도합 50만톤의 쌀을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남측은 의복, 신발, 비누등 경공업품의 원자재를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은 아연, 마그네사이트, 석탄 등 지하자원 개발에 관한 투자를 남측에 보장하고 생산물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해 남북은 1단계 구역의 기반시설을 조속히 건설하고 15개 시범공장 건설을 올해 안에 완료하기 위해 협력하기 위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등 9개 합의서를 8월 초까지 발효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남북경협위는 11차 경제협력위원회는 오는 9월 28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남북 경협위 합의사항이나 오늘 공개된 ‘중대제안’ 모두 이달 말 재개될 6자회담의 결과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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