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노동자에 해고제한법리 유추적용 첫 판결나와

서울행정법원,장애인 콜택시 지부 해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

최근 기간제 노동자에게 해고유추적용 법리를 도입한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제 12부(재판장 조해현, 주심 박순영)는 지난 7일 공공연맹 산하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서울시 장애인 콜택시지부 노조간부 6명에 대한 부당해고 사건에서 이들에 대한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위수탁계약을 존속기간이 아닌 갱신기간으로 인정

서울행정법원은 장애인 콜택시 기사들이 형식적으로 위ㆍ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콜센터 등을 통해 업무수행과정에서 구체적, 개별적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시간과 장소에 구속받고 있는 점 △월 95만원여의 임금성격의 금원을 지급받는 점 △제 3자에게 업무를 대신하게 할 수 없고 차량과 유류대 및 피복을 시설관리공단에서 제공하는 점 △운행 및 관리에 관한 지시에 위반하는 경우에 경고를 받거나 계약자체가 해지되는 불이익을 입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이번 판결이 “그동안 기사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면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거부해온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의 행태가 위법 부당한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서울행정법원은 기간제 근로자로서 근로계약을 정하고 있으나, 장애인 콜택시 기사들의 업무의 특성상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 근로관계를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고, 실제로도 2003년 12월 100명의 기사 중 89명에 대한 계약이 갱신된 점을 고려해 위 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닌 ‘갱신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경우 기간제 근로자라 하더라도 ‘해고제한법리’가 유추적용되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의 경우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일부 문제가 있는 심사기준마저도 운전자들에게 공평하게 적용하지 아니하고, 자의적으로 적용해 갱신을 거절한 것이므로 부당한 해고라는 것이 서울행정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기간제 노동자라 해도 사회통념상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갱신 거절은 불가

기간제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종전 판례는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적용해 왔다. 때문에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들은 사실상 사용자가 기간만료를 이유로 임의로 해고하더라도 이를 다툴 방법이 없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기간을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종료되는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해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기간’이라고 본 점이 일단 의미있는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권두섭 변호사는 “갱신기간이라고 본 이후, 기간제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해고제한법리가 유추 적용한 것은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보호의 길을 넓힌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판결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003년 12월 31일 공공연맹 산하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서울시 장애인콜택시지부의 권재수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6명 전원을 계약기간 만료시점에 평가점수가 기준(70점) 이하라는 이유로 해고했었다. 또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장애인콜택시 기사들의 노조활동에 대해 ‘노동자가 아닌 위탁사업자’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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