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의 '노조탄압 지침' 논란 계속

단결권 침해 등 공무원노조법의 문제점 드러나

지난 13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노조전환 찬반투표 관련 대응 철저'라는 노동부 장관 명의의 공문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노동부가 노동부 직장협의회의 노동조합 전환을 위한 직원 찬반투표에 대해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대응지침'을 내려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며 △투표소 설치 사전차단 및 투표소 봉쇄 △부서별 방문투표 금지 지시 및 저지 등 투표진행 자체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 것 등 노동부의 내부 지침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14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경향신문은 '노동부가 노조탄압지침'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으나 노동부에는 현재 노조가 없으므로 명확히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공정하고 중립적 위치가 핵심인 노동부의 역할에 오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용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노동부는 위 기사에서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이라는 표현과 관련 "(이번)대응지침은 이미 2004.11.4 전공노의 불법집회 및 총파업 찬반투표와 관련하여 행자부가 마련한 대응지침에 의거하여 만든 것이므로 '군사정권식'의 대응은 아니다"라는 등의 해명을 했다.

노동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공무원노조준비위와 전국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내어 노동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노동부공무원노조준비위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전국공무원노조 출범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산자부까지 노조출범식을 진행했고 오는 20일에는 건설교통부가 노조전환을 할 예정인데, 왜 노동부 공무원들의 단결권 보장만 안 된다는 것인지 납득을 할 수 없다"며 "지난 12일 해프닝을 겪으면서 우리가 왜 단결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고, 본부의 행태를 통해 관리자들의 독선적인 사고의 벽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확인했다"고 비난했다.

노동부공무원노조준비위는 노동부에 의해 투표가 무산됨에 따라, 곧 노조 전환을 위한 전자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무원노조 역시 같은날 성명서를 통해 "(노동부의 문건이)사회 민주화가 진행된 현시점의 문건인지,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문건인지 날짜가 없다면 판독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이번 사태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자신이 노동탄압부 장관임을 재차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등 언론의 반응도 싸늘하다.

13일 "노동부가 '노동탄압 지침'"이라는 기사를 썼던 경향신문 이상주 기자는 노동부의 해명자료에 대해, "'집안일' 못푸는 노동부"라는 <기자메모>를 통해 노동부를 재차 비꼬았다.

그는 노동부공무원노조준비위의 이번 조직전환 찬반투표와 관련해 '(지난해)전국 공무원들의 총파업을 내건 투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전제한 뒤 "노동부의 대응은 누가 봐도 '견문발검'의 행동이었다"며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고 조정하는 노동부가 자체 노사갈등도 순조롭게 풀지 못한다면 현장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공무원노조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공무원노조의 반발속에서 통과된 공무원노조법은 단체행동권 및 정치활동을 금지함으로써 공무원노동자의 노동3권을 부정함과 동시에, 가입범위를 6급 이하의 공무원 중 일반직·계약직·기능직 등으로 제한해 '단결형태 및 단결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때문에 노동부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공무원노조법에 따라도 노동부 6급 이하 직원들의 대부분인 '근로감독관'은 노동관계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노조가입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노동부공무원노조준비위에 가입된 노동자들 중 근로감독관은 70%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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