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문을 열고, WTO.FTA 문을 뜯고"

[간담회]피터로셋이 전하는 미국의 농업 정책과 농민운동의 현 주소

세계적인 농업 이론가이며 활동가인 피터로셋와 마리아 엘레나 마르티네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25일 민주노총에서 개최된 이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농업 정책과 농민 운동' 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또한 이들은 한국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9월 이경해 열사 2주기는 전 세계 농민 운동의 결절점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27일 진행된 'WTO일반이사회 규탄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피터로셋은 '굶주리는 세계 :식량에 관한 열두가지 신화', '조심스런 이야기: 중앙아메리카에서 미국의 발전정책의 실패', '혁명의 녹화' 등의 저자이며, 농업 연구가로 세계적인 농민 조직인 비아깜페시나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미주대륙연구소(CENSA), 토지개혁행동네트워크(LRAN), 멕시코농촌번화에대한연구센터(CECCAM) 등에서 공동활동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마리아 엘레나 마르티네스는 2003년 멕시코 칸쿤 투쟁을 주도했던 멕시코 농민단체인 '우노르까'에서 코디네이터로 활동했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주대륙연구소(CENSA)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 단체가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이경해 열사 2주기 기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하는 간담회의 발제와 질의 응답이 오고간 내용의 정리이다.

대형 유통자본만 지원하는 미국정부

피터로셋은 2차 대전 이후 미국 농민수의 변동과 농업 생산비용을 들며 미국의 농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리고 현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 설명했다.

1950년 당시 미국 농민의 수는 60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190만 명으로 410만 명의 농민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 농가가 1년 동안 은행에서 빌려야 하는 이자 지출은 50년에는 원금의 두배 수준이었지만, 2000년 에는 원금의 11배까지 빌려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생산비용이 증가한 이유는 값비싼 트렉터, 콤바인과 같은 기계와 살충제, 화학 비료 등을 돈을 빌려 사야하는데 정부가 '농업의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신용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농가를 빚더미에 앉혔던 이런 지원은 트렉터나 농기계를 만드는 기업들의 소득으로 이어졌다.

실제 통계로는 농업의 총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농민 전체의 수와 농가수는 감소했고, 농가의 실질 소득은 줄어 들었다. 또한 가뭄이나 병충 재해와 같은 자연재해가 한 번이라도 닥치는 해에는 농민들은 빌린돈의 부채로 인해 땅을 잃거나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땅들은 부농이나 기업농들이 사들였고, 이런 결과 미국 농촌의 1인당 평균 땅 소유 규모는 계속적으로 증가했고, 평균 농지의 크기도 점점 커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의 농민 수의 변화와 생산비용의 변화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농업의 대형화 산업화 과정은 생산량의 증가로 이어졌고, 필요 이상의 과잉생산은 농산물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 그리고 1972년 닉슨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적 패권전략과 맞물려 농업에 대한 세계 지배력을 확대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1972년을 기준으로 유럽, 일본의 자동차, 기계 등 공산품 분야에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배력이 확대 됐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가격이 떨어진 잉여 농산물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은 적극적인 농업 산업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다.

시장개방의 선봉장 IMF와 세계은행

그런 방식으로 미국 내에서는 세계은행과 IMF의 힘을 빌어 가격 억제 정책들을 도입하면서 수출지향적인 농업 정책으로 농업정책의 체질을 개선하려 했다. 이 과정에 칼길(CARGILL), ADM 과 같은 농업 대자본은 싼 값에 농산물을 사서 다른 농업 지역 및 산업 지역을 침식해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했고, 농약회사나 기계 회사들이 정부의 공공연한 지원을 통해 이익을 얻고, 농업 무역회사들이 세계 판매 과정을 통해 부를 집중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정책은 자국 내에서 농산물을 싸게 생산하게하고, 무역정책으로 다른 나라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게 해서 수출을 원활하게 하는 양자전략이었다. 미국 정부는 1975-1990년에 이르기 까지 IMF와 세계은행을 앞세워 이용해 각 국의 구조조정 정책을 시행하고, 여러 나라들의 시장을 개방해 미국 농산물의 수출의 토대를 만들었다. 부채재조정 협상으로 농산물 관세 인하, 쿼터제 축소 등 을 내걸었다. 그리고 이런 메커니즘은 1990년대에 들어서 GATS, WTO, FTA 등을 통해서 하게 된다.

미국은 1단계로 부채 재조정의 협상을 진행하며 시장을 개방하게 하고, WTO, FTA를 통해 개방을 영구화하게 하고, 국내 헌법 보다 강력한 힘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 IMF의 역할이 문을 여는 것이라면, WTO와 FTA는 문을 뜯어 버려 다시는 달 수 없게 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같은 측면에서 보조금정책도 대규모 생산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바뀌어, 생산비용을 낮춰 싼 값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생산자들은 지원하고 소규모 농민들은 보조금 지원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50%를 차지하는 농민들은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지 못했고, 전체 30%의 대규모 농민들 만이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70%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았다.

미국의 농업 투입 예산은 국방 예산 다음으로 큰 규모인 2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에 이르지만 개별 농민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고, 칼길(CARGILL)이나 ADM과 같은 농업 유통 기업의 생산비용을 낮추고, 이윤을 보장하는데 사용됐다.

  피터로셋
미국의 가족농을 기반으로 하는 비아깜페시나 농민조직은 '보조금 정책 예산의 300억 달러를 농수출 기업에 생산비를 낮추는 농업 보조금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이 받을 수 있는 가격'의 '가격지지 정책'에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격지지 정책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액수는 10억 달러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생산가 이상의 가격을 유지할 수도 있고, 과다 경쟁에서 발생하는 덤핑의 문제도 막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200-300억 달러를 소요하는 보조금 정책은 오히려 농민을 떠나게 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GMO 농산물이나, 한국 멕시코 같은 값싼 농산물을 덤핑하게 만드는 정책이다. 그러나 대안적 보조금 정책은 10억 달러라는 상재적인 저액의 지원을 통해 환경 파괴를 덜 하게 되고, 건강에 좋은 식품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농민 생존권 박탈하는 덤핑 막을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런 새로운 정책의 피해자는 칼길이나 유통 기업이기 때문에 정부에 대해 정책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훨씬 싸고, 훨씬 민중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으로 경제적 힘을 지닌 정책일 지라도.


가격지지 정책 1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비아깜페시나 회원 조직인 '미국가족농연맹'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식량 제고(비축)하는 것을 포함해 Food Reserve Program 과 가격지지 정책 Price Support를 도입하는 것이다. 생산가를 포함해 먹고 살 수 있는 필요한 가격 선을 책정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정부가 사들이고, 가격이 올라가면 팔고. 여기서의 10억이라는 책정액은 행정 비용을 상정한 것이다.

정책을 도입해 손실 분까지 포함하고, 평균 가격 시뮬레이션을 감안 결과는 자체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운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하 손해를 감수하는 덤핑 가격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없다. 덤핑 가격에 팔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편파적 지원에 대해 소농이나 미국내 농민들의 저항은 어떠했는가

미국 내 농민 투쟁은 농업의 구조적인 순환과 더불어 상승하거나 하강하거나 하는 주기성을 보인다. 70년대의 경우 농업순환이 악화되던 시기 그리고 닉슨 정책을 도입하던 시기는 고속도로 봉쇄 투쟁, 워싱턴 DC 점거 투쟁 등 강력한 투쟁이 전개됐었다. 그리고 80년대 다시 상승기가 왔을 때도 비슷한 투쟁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

그러나 농업법안을 뒤집을 만큼의 힘을 결집 시키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2000년 이후 다시 이런 농민들의 투쟁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주기성을 비롯해 나는 이후 2003년 멕시코의 투쟁의 경험과 국제적인 수준의 비아깜페시나 처럼 급진적인 투쟁 단위들과의 결합을 통해 노동자-농민의 연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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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 피터로셋 , 마리아 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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