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은 여름 휴가를 가진다. 연일 텔레비젼에는 고속도록가 막히고 있다느니, 해수욕장에는 몇 만명이 다녀갔다느니 여름휴가의 기분을 내기 바쁘다. 휴가라는 것은 어딘가 모르는 곳에 있는 시원한 휴양림에 있는 비싼 팬션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얼음물에 발 담그고 수박 한 쪽 베어 물 수 있는 여유만 존재한다면 그리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취업 정보업체가 직장인 6백 여명을 대상으로 '휴가기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의 39%가 "휴가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다"라고 대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로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사상 최대의 빈부격차와 끊임없는 경제침체는 노동자에게 편안히 휴식을 취할 권리마저 빼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휴가도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위안을 주려할 지 모르지만 실상 노동자들의 삶은 그렇지 않다.
여름휴가는 물론이며 지난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전면 시행된 주 5일제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도 보았듯이 저임금 노동자에게 주 5일제는 오히려 임금이 삭감되는 효과를 낳고 있으며, 주 5일제로 인해 시행되는 연월차 휴가와 생리휴가의 무급화는 오히려 일상적인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취업전문업체 잡링크가 남녀 직장인 1,0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주 5일제 실시 이후 업무 스트레스가 높아졌다"고 답한 사람이 76.8%였으며, 이는 "평일 근무시간의 업무강도가 높아져서"라는 답변이 42.3%로 가장 많았다. 현재 노동자의 여가시간 확대를 근거로 실시되고 있는 주 5일제는 실제로는 노동자의 임금 절약과 노동강도 강화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자본의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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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이는 펜션은 그의 것의 아니었다. |
'웰빙'은 노동자들의 삶의 방식이 아니다
요즘 제대로 된 휴식을 즐기려면 '웰빙'하게 보내야 한다. 그저 잘 먹고 잘 살기위한 삶의 방식으로 제안된 '웰빙'은 자본주의 하에서 또 다시 하나의 상품으로 포장되어 '웰빙'하게 살려면 한 달에 10만 원이 넘는 요가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고, 농약이 하나도 없는 비싼 유기농 채소들로 식사를 해야 하고, 끊임없이 오르는 기름 값에도 자가용 굴리면서 주말이면 공기 좋은 곳에 가서 하루에 20만 원 가까이 하는 펜션에서 가족이 모여서 놀아야 하고, 가끔 예술의 전당에 가서 3만 원 넘는 좌석에 앉아서 클래식을 즐겨야 하고...
이것이 잘 살고 잘 먹는 방식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통계청에서 나온 자료에서만 보더라도 한달에 30만 원씩 빚지고 사는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상대적 박탈감 만을 느끼게 하는 것, 이것은 휴식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노동을 팔면서 하루 하루를 버틸 수 밖에 없는 노동자의 삶에서 휴가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자에게는 노동할 권리 뿐 아니라 노동을 위해 쉴 권리가 필요하다. 이는 직업과 소득을 넘어, 여남의 성별을 넘어 모든 노동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끊임없이 확보하고, 확장해나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자본은 더 많은 문화들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손에 꼽는 국립 도서관, 미술관, 문화회관, 예술회관, 공원은 더욱더 많은 곳에 생겨나야 할 것이며, 노동자의 휴식은 그저 일손을 놓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인간이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듯 휴식은 재생산을 위한 교육, 문화생활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하기에 노동자의 휴식을 보장한다는 것은 이렇게 노동자가 영화를 볼 권리, 노동자가 음악을 들을 권리, 노동자가 스포츠를 즐길 권리, 노동자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교육받을 권리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위해 이를 경제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노동자들에게 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휴식을 방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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