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가 키운 이라크 현지 준군사조직 ‘스콜피온스’의 실체

반후세인 조직으로 CIA가 양성, 지금은 고문 도구로 이용

W.P, CIA와 스콜피온스의 고문치사및 은폐사실 폭로

  이라크 현지 비밀 수용소에 수감된 '테러용의자'들 [출처: AP통신]
미국의 이라크 철군이 공론화 되고 있는 가운데 CIA의 이라크 비밀공작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3일, 미군에 체포되 조사받던 이라크 장군 모하우시가 CIA요원과 그들의 감독을 받은 이라크인 비밀조직의 고문에 의해 숨졌고 미군이 이를 은폐해왔다는 사실을 탑 기사로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CIA와 이라크 비밀요원들이 모하우시와 다른 이라크군 포로들을 대상으로 잠 안 재우기, 감옥에 개와 뱀을 풀어놓기, 상처 나지 않게 때리기 등의 고문을 자행해왔다고 폭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모하우시가 지난 2003년 11월 미군에 붙잡힌 아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미군기지에 자수했지만 미군은 수색작전 중 모하우시를 체포했다고 허위보고 한 이후 일명 ‘대장간 호텔’로 불리는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에 투옥한 후 방망이와 고무호스등을 이용해 혹독한 구타를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고문을 가한 당사자들은 CIA로부터 훈련을 받은 이라크인 비밀조직 ‘스콜피온스’라는 것이다.

수감되자 마자 혹독한 고문을 당한 모하우시가 이틀만에 다시 끌려나와도 신문에 응하지 않자 이번에는 미군 병사가 그를 침낭에 집어넣고 전기줄로 묶어 조인 뒤 다시 구타를 했다는 것이다. 모하우시가 축 늘어진 이후에야 의식불명을 확인한 미군이 화급히 그를 꺼내고 의료진이 30여분 간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그는 결국 죽고 말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나 미군 당국의 공식 검시기록에서 이런 고문 사실은 모두 빠지고 미군 당국은 모하우시의 죽음을 ‘자연사’로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후세인 정권 흔들려 CIA가 만든 비밀 준군사조직 ‘스콜피온스’

이라크 장군 모하우시의 죽음과 관련되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이라크 특수 조직 스콜피온스는 미국 CIA가 이라크 전쟁 이전부터 양성해 온 준군사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모하우시 고문사 사건을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는 전현직 미국 정보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CIA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이라크 내에서 반란을 선동할 목적으로 준(準)군사조직을 만들어 훈련시켰고 그것이 바로 스콜피온스 조직’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CIA가 지난 2002년 3월 이라크 '체제 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스콜피온스'라는 준군사조직을 만들어 활동시키는 작전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스콜피온스 요원들은 주로 후세인 정권에 의해 추방된 사람들 가운데 쿠르드 족이 모집한 사람들로 구성됐고 후세인 정권 당시 이라크 정부에 대한 대중적 저항이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바그다드와 팔루자, 카임 등에 배치됐지만 훈련 부족등으로 군사적 임무는 취소되고 낙서나 전선 절단등 초보적 저항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CIA는 전쟁이 끝나고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스콜피온스 요원들을 수감자 통역관으로 활용했고 이들이 수감자들을 고문했다는 것이다.

모하우시의 경우 처럼 스콜피온스 요원들이 CIA와 미군들이 보는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곤봉과 고무 호스로 이라크 장성을 비롯한 용의자들을 무차별 구타한 것은 다반사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스콜피온스 운영에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고 구 소련제 헬기를 지급하기도 한 CIA는 스콜피온스 조직이 지속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점에 대해 이라크에 혼란이 계속되면서 스콜피온스에 대한 CIA의 통제가 약화됐다며 “비록 우리가 그들을 만들긴 했지만 그들을 잘 감독하지는 않았다"고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자이툰 경호·경비하는 쿠르드 군벌 민병대 페슈메르가 역시 CIA의 꼭두각시

  현재 아리크 주둔 외국군들은 현지인 조직들을 일선에 내세우려 하고 있다 [출처: 알 자지라]
CIA의 직접 통제 혹은 지원을 받는 준 군사조직은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한 스콜피온스 조직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의 외곽을 경비하고 한국군의 영외 활동을 ‘경호’하고 있는 쿠르드족 군벌의 민병대 페슈메르가 조직 역시 CIA를 비롯한 미국 측의 지원을 받아 유지되는 조직이다. 이 밖에 미국의 직접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조직인 울프 여단, 바르드 여단들도 고문과 불법처형등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와 재건을 위해 파병됐다는 한국군 부대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 군벌의 민병조직의 ‘경호와 경비’를 받고 있을뿐더러 자이툰 부대에 과도하게 파견된 한국군 정보요원들이 미국의 통제를 받는 아사시(쿠르드족 자체 정보기관)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근 주간동아는 이라크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이 작성한 ‘이라크 파병규모 축소방안’이라는 제목의 13쪽 자리 의견서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자이툰 부대의 대폭 감축을 건의하고 있는 이 의견서에는 ‘군 정보기관의 중복 보고’라는 항목하에 △ 자이툰 부대에는 군 정보사/군 기무사 요원들이 과도하게 파견되어 쿠르드 정보기관(아사시)과 접촉하거나 아르빌 지역 치안 상황 관련 정보를 수집함 △이들은 현지인 접촉과 독자적 정보망이 취약한 관계로 쿠르드 정보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음 △정보가치가 부족한 정보를 충분히 분석하지 않고 본부에 중복 보고하고, 상호 정보교류가 부족하여 혼선이 초래라고 적시했다.

한국군과 합동작전을 펼치는 페슈메르가 역시 스콜피온스나 울프여단 등과 같이 고문, 불법처형등을 자행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한국군이 그들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도 알 수 없다.

후세인도, 탈레반도, 오사마 빈 라덴도 CIA가 키웠어

한편 CIA의 현지인 조직 양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그들의 오래된 작전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된 후세인조차도 시아파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쿠르드 족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과 CIA에 의해 지원 받았고 당시 이라크 군은 미국으로부터 훈련 받기도 했다.

심지어 아프카니스탄에서 미국에 의해 축출된 탈레반 역시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당시 CIA로부터 훈련받고 지원 받아 성장한 조직이고 911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은 오사마 빈 라덴 역시 탈레반의 일원으로 미국의 지원하에 소련군과 전투를 치뤘다. 미국 영화 ‘람보3’는 탈레반이 람보와 힘을 합쳐 소련군과 싸우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CIA는 국제정세에 따라 각국에서 준군사조직을 육성해 자기들의 입맛에 맛게 이용해 왔으나 결국 그 조직들은 미국에서 배운 기술로 미국에 총구를 돌렸다. 지금은 미국의 입맛에 맞게 이용당하며 이라크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스콜피온스와 페슈메르가가 몇 년 후에는 그들의 총구를 누구에게 돌릴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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