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에 휩쓸리고, 피해보상은 요원하고

18일 전북농민대회 1300명 상경투쟁

지난 2일과 3일 쏟아진 폭우로 농작물의 막대한 피해를 입은 정읍지역 농민들이 정부의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였다.


18일 오후 2시 30분 농림부 앞에서는 1300여 명의 농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특별재해지역선포와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북농민대회’가 열렸다. 농민들은 수해로 인해 가축, 하우스 작물, 벼의 침수피해가 엄청난데도 정부가 제대로 된 피해보상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벼 침수로 인한 피해, 보상 못 받아

농민들은 현행 농업재해 보상법 자체가 농촌 현실과 맞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농민회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정읍시의 피해 금액 산정액 200억원에는 벼의 침관수로 인한 피해액이 빠져 있으며 “벼 피해를 계산해보면 1000억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벼의 침관수는 피해액으로 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만수 정읍 농민회 사무국장은 “이번 침수로 정읍 고부천 주변의 논이 30시간 이상 물에 잠겨 있어 70% 정도의 수확량감소가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피해조사나 보상기준이 없어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민회가 밝힌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벼가 출수시 24시간 이상 침수되면 전체 수확량이 50%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조사 방식, 보상 기준도 비현실적

피해조사 방식과 보상 기준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피해액 산정시 개인이 입은 피해를 뭉뚱그려 평균을 산출하기 때문에 피해액이 축소된다"는 것. 수해피해보상에서도 5ha미만에 대해서만 보상이 이루어지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이번처럼 평야지에서 대규모로 농사를 지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농민은 몇 명 되지 않는 상황이다.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우리는 당장 생존권을 위협받아 서울까지 올라와야 했는데 노무현 정부는 피해대책은커녕 어떡하면 9월 국회 쌀비준을 해결할까, 어떡하면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까만 궁리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농민회측은 △정읍지역 특별재해지역 선포 △전 수해 농민들의 영농자금 이자 감면 △하우수 농가들의 작물 생산비·시설비 보장 △가축폐사 농가들의 축사폐사와 축사 파손 보상 △수해피해보상 기준에서 면적상한 제한 철폐 △전농지의 피해율에서 필지별 피해율 산정으로의 전환 △현실에 맞는 농업재해 보상법 재정 등의 대정부 요구안을 들고 농림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농림부 차관보가 “장관한테 잘 전달하겠다”는 답변 외에는 듣지 못했다.

농림부측의 성의 없는 태도에 농민들은 “지금 나와서 답을 줘도 시원치 않을 판”이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임만수 사무국장은 “우리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1300여 명의 농민은 대회를 마치고 정읍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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