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스스로 격을 낮춘 것"

23~27 민노당 방북, 조선사민당과 회담에 당원들 쓴소리

민주노동당 대표단이 23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조선사회민주당과 회담을 갖는다. 김혜경 민노당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 대표, 권영길 의원과 최고위원, 국회의원, 시도당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방북대표단 20명은 북한 조선사회민주당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 양당 공동 토론회 및 회담 등을 갖는다.

민노당, “57년만의 남북정당 공식회담”

  지난 615공동행사 기간에 조선사회민주당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지도부 [출처: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민주노동당측은 이번 평양 방문을 두고 1948년 김구, 김규식, 조소항 등이 참석한 남북 제 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 이후 '57년만의 남북정당 공식회담'이라며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평양방문은 "지난 2000년부터 북의 조선사회민주당을 파트너로 남북 정당, 정치인들의 교류 협력을 위해 노력한 성과인 동시에 6.15, 8.15 등 남북공동행사를 계기로 양당간의 꾸준한 만남과 연대의 결과"라는 것이 민노당측의 설명.

민주노동당 대표단은 22일 인천공항을 출발,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다. 민주노동당과 조선사회민주당은 '6.15 시대와 남북정당의 역할'을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6자회담과 관련하여 한반도 비핵화 실현방안에 대한 토론도 가질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첫 정당교류를 성공리에 개최해 남북 정당, 정치인의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민족공조 분위기를 한층 고양시키는 한편, 한반도 평화 실현과 자주통일을 실현하는 길에 남북 정당, 정치인이 하나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이번 방북을 두고 조선노동당이 아닌 조선사회민주당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격을 스스로 낮춘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개 재벌 대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시대에 민주노동당이 조선노동당과의 회담 추진은 생각지도 않은 채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교류에 의의를 두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야당대표, 재벌대표가 직항로 통해 공식적으로 김정일 만나는 시대에…“

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허영구 당원은 당원게시판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남북 최초의 정당 교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크게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영구 당원은 "남북한 직항로가 열리고 육로를 통해 남북을 오가는 지금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90년대 말 민주노총이 북쪽과 교류를 틀 때 했던 방식으로 북경을 거쳐 평양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지적했다. "남한 당국은 물론이고 야당대표나 재벌대표 등이 공식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왔고, 직항로 또는 육로를 통한 왕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이 북경을 거쳐 평양을 방문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주요하게 지적하는 문제는 이번 교류가 남북 사이에 대등하게 이루어지는 정당 간 교류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허영구 당원은 "북한 당국(조선노동당)이 현 정부와 달리 민주노동당의 위상에 대해 아직 대등한 관계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민노당이) 성급하게 격을 낮추어 방북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당원들에게 이번 방북의 추진배경, 의미, 한계 그리고 이후 과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이 남한 유일 진보정당이라면 마땅히 조선노동당,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 요청해야”

전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정윤광 당원은 "방북은 민노당에서 오랫동안, 당초부터 얘기해왔다"며 "처음부터 조선사민당에 면담을 요청해 온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노당이 남한 유일의 진보정당이라면 당연하게 집권정당, 조선노동당을 방문하거나 회담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며 "이는 민노당 스스로 주눅이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선사회민주당은 "조선노동당에 의해서 대내 인민의 통합력을 높이고 대외적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일정한 임무를 부여 받은 위성정당이며 집권이 불가능한 정당"인데 "집권을 목표로 하는 남한 유일의 진보정당이 조선노동당과 김정일 위원장과는 회담을 요청하지 못하고 기껏 스스로 조선사민당을 파트너로 삼는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윤광 당원은 이어 "조선노동당이 진보성을 가지고 있다면 남한의 진보정당을 다른 어느 당보다 앞서서 만나자고 해야하는 것인데 북한 당국이 민주노동당을 그렇게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지도부는 이번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이 성사될 지도 모른다며 황송해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23일 열리는 민주노동당과 조선사회민주당 공동토론회에서는 ‘6.15시대와 남북 정당의 역할’을 주제로 남측이 ‘6.15공동선언의 실천에서 양당 사이의 연대와 교류협력의 의미’, ‘민족 공조와 남북 정당.단체들의 교류협력의 필요성’을, 북측이 ‘조국통일은 북남 정당들의 최우선적인 공동의 과제’, ‘3대 공조실현은 우리 민족통일의 절박한 요구’를 발표, 토론을 진행한다. 민주노동당 대표단은 또 만수대의사당과 조선사회민주당 청사, 1948년 제 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장소인 대동강 쑥섬을 방문하고, 조선노동당 창당 기념관과 김정숙 탁아소, 평양산원, 동명왕릉, 애국열사릉 등을 참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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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객

    조소항이 아니라 조소앙 이어요

  • 꼬북이

    조소앙도 있고 조소항도 있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