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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도서관 회의실에서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목적별신분등록제정을위한공동행동’(공동행동) 공동 주최로 ‘목적별 공부에 관한 법률안(목적별공부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공청회는 호주제 폐지에 따른 대안적 신분등록제로 민주노동당과 사회인권단체들이 마련한 목적별공부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현행 호적법, 정보 집적으로 인권침해 문제 발생
이날 공청회에서 목적별공부안의 주요내용과 입법 배경을 설명한 윤현식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연구원은 “호적부라는 하나의 공부에 개인의 이력은 물론 가족의 이력사항 일체를 함께 기록하도록 함으로써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비록 등본과 초본으로 공부를 나누어 발급하는 것으로 가족 전체의 이력사항에 관한 정보를 보호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효성이 없는 실정”이라며 현행 호적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현식 연구원은 또 현행 호적법이 △가족 내에 남성의 우월적 지위를 규정함으로써 양성평등과 인권보장의 원칙을 위배 △과도한 개인정보의 집적으로 프라이버시권 침해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정상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 모델들에 대한 배타성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적별공부안, 목적별로 총 5가지 공부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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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식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연구원 |
총 7개장 123개 조문으로 구성된 이번 목적별공부안의 가장 큰 특징은 ‘출생, 사망 또는 혼인 등에 관한 공부 또는 그 변동에 관한 공부를 본인 기준으로 목적별로 작성한다’(제 2장 신분에 관한 공부 제 9조)는 데 있다. 즉 목적별공부안은 신분에 관한 사건들을 개별적으로 분류하고, 그 사건마다 따로 공부를 작성하여 필요할 때 목적에 따른 증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목적별 공부와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목적별공부안 제 18조(‘목적별 공부와 그 종류’)를 보면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신분병동부 △혼인변동부 등 총 5가지로 공부를 분리해 놓고 있다.
이처럼 목적별로 공부를 작성하고 필요에 따라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윤현식 연구원은 “과도한 개인정보의 노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부당히 차별에 이용될 수 있는 근거를 제거하고 있다”며 “각각의 공부를 열람하고 교부할 수 있는 조건을 차등적으로 규정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공시원칙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정보의 보호와 행정사무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정보 분리, 발급요건 강화’
또 목적별공부안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신분의 변동에 관한 공부의 열람 및 교부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 목적별공부안은 입양, 파양, 친양자, 이혼 등 신분관계의 변동에 관한 사항을 증명하는 공부의 열람 또는 증명서 교부는 △재판 등의 진행을 위해 법원이 허가한 경우 △수사기관이 적법절차를 거쳐 요청하는 경우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 이외에는 받을 수 없도록 정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윤현식 연구원은 “현행 호적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취약점은 한 장의 증명에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 일체의 정보가 누적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라며 “민감한 정보 자체를 분리하고 그 발급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새로운 신분등록관련 제도가 가져야할 개인정보보호의 원칙을 가장 확실하게 충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적과 주민등록번호 사용 관련 규정 완전 삭제
한편, 목적별공부안은 현행 호적법에서 신분확인을 위한 식별자로 사용되고 있는 본적과 주민등록번호의 사용을 규정한 내용을 완전히 삭제함으로써 주민등록번호의 유출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이외에 목적별공부안은 △공부의 정리와 이용 등 전산정보처리 중심의 사무로 일원화 △각각의 목적별 공부에 기재되는 사항 규정 △가족증명원의 기재사항 별도 규정 △가족증명원의 기재사항 별도 규정 △출생신고, 국적신고 또는 창성이나 개명과정에서 신고토록 되어 있는 본 개념 삭제 등을 주요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한편, 윤현식 연구원의 발제가 끝난 후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목적별공부안의 각 조항들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다양한 견해들을 밝혔다.
조은희 교수, “내 출생년월일 증명하는데, 왜 부모가 누구인가를 알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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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희 제주대학교 법학부 교수 |
또 조은희 교수는 청구사유를 밝히면, 간소하게 청구인이 신분에 관한 공부를 열람 및 교부할 수 있도록 한 목적별공부안 제 15조(‘신분에 관한 공부의 열람 및 교부 등’)에 대해서도 “교부대상을 너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며 “‘신분 변동에 관한 공부의 열람 및 교부’에서와 같이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비속의 열람을 허용하는 등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열람 교부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경희 대표, “목적별공부안, 다양한 가족형태 보호 원칙 담기에 한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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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
유경희 공동대표는 또 목적별공부안에서 ‘혼인신고 시 기재사항’(제77조)으로 규정하고 있는 ‘당사자 부모의 성명 및 주소’에 대해서도 “혼인과 이혼 시 부모의 성명과 주소가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삭제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경희 공동대표는 현재의 목적별공부안이 “개인정보 보호, 성평등 지향, 다양한 가족 형태 인정 등의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법에 규정된 혈연중심의 가족범위, 사회복지 체계의 기본 단위가 가족중심이어서 다양한 가족형태 보호라는 목적별법안의 원칙을 담아내기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정상가족’, ‘혈연가족’의 견고한 폐쇄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홍보와 설득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호적과장, “한국만큼 효율적인 신분등록제 가지고 있는 나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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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대법원 호적과장 |
그러나 이날 참석한 김종민 호적과장은 “한국만큼 효율적인 신분등록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미국에서는 상속관계를 입증하려면 관련 법률전문가를 동원해 몇 개 월 간의 입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관련 증명서 몇 통 떼면 해결 된다”며 한국 신분등록제의 효율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김종민 호적과장은 “신분등록제가 가지고 있는 효율성을 국민들이 누리고 있고, 원하는 것도 사실이고, 반대로 국가가 개인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향후 법안 발의와 추가 보완 작업 지속해야”
공동행동은 이날 제기된 여러 견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목적별공부안을 국회에서 발의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공동행동은 이와 더불어 법안 해설서 발행, 홍보 캠페인, 호적제와 관련된 실태 조사 및 사례 수집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윤현식 연구원은 “행정기관은 언제나 행정효율을 위하여 더 많은 개인정보의 수집을 원하고 있으며, 특히 주민등록번호 등 손쉬운 식별자를 이용하여 정보를 활용하거나 유통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향후 법제도의 정비와 아울러 대법원 규칙에서 법률의 규정을 초월하는 형태의 공부양식이 제작도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향후 과제를 밝혔다. 또 윤현식 연구원은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신분정보를 불필요하게 과도히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정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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