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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10주년 기념 심포지움이 26일 오후 7시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움은 '노동운동 위기논쟁을 넘어 : 계급적 노동운동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 가량 토론을 벌였다. 한노정연의 부소장 세 명이 주 발제자로 나섰고 양효식 전노투 상황실장, 임성규 전진 대표, 노중기 한신대 교수, 안재원 노동자의힘 노동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왔다. '계급적 노동운동의 전망' 중에서도 크게는 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한 태도 문제, 산별노조 건설 형식과 운동 방식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자본축적 구조와 전략을 뛰어넘는 계급내 연대전략에서 전망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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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부소장은 노동자의 종사별, 지위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든가 규모별, 대공장과 중소기업, 성별 격차에 대항할 투쟁을 형식의 문제가 아닌 다양한 '조직'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의 공격으로 위축되어 있는 정규직에 대해서는 자본의 회유와 포섭을 위한 제스처에 결단코 넘어가선 안되며 오히려 임단협 등의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의 현장은 노동강도의 강화로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변혁의 전략을 생각할 틈조차 없다며 '투쟁을 강화해서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계급간 대립과 노동자계급 단결을 강화하는 '지역산별노조'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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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운동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자들이 이야기해 왔고 역사적으로 보면 일제하에서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이 결성되는 순간부터 산별노조 운동은 제기돼 왔다. 김영수 부소장은 현재 또다시 산별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는 이유에 대해, 2007년 단위현장에서의 복수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일반적 수준에서의 필요성이라면 내용적 수준에서는 노동시장의 양극화, 자본축적의 위기, 나아가서는 주체적 조건에서 위기논쟁의 촉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계급적 단결의 미비 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별노조 건설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노자)계급간 대립의 강화'와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들었다.
김영수 부소장은 기 건설된 산별노조들에 대해서 △결성 자체가 계급적 단결에 기초하면서 결성된 것이 아니고 △계급 대립의 강화를 위한 노력의 부재 △기업단위 조직체계를 스스로 인정하면서 소산별노조로서의 형식적 체계조차 유지하지 못함 △지역 집중도에 따른 지역간 운동 차별성의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지역별 산별노조를 토대로 하는 산별노조 건설운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별 산별노조는 산업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구획한 상태에서 지역의 모든 노동자들을 두 개의 노조로 조직한다는 안이다. 김영수 부소장은 '지역별 산별노조'안이 계급주체들의 단결에 기초하는 산별노조운동 현실화가 가능하며 지역사회 구성원도 단결시켜 나가는 투쟁의 토대가 구축될 뿐 아니라 노조와 조합원간의 유기적 소통관계가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 사례 연구는 절대적 모범 아닌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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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체계를 보면 독일과 영국이 유사하게 단일통합노조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 사민당 및 노동당과 결속되어 있다. 반면 이탈리아는 정파노조로 분열되어 있고 스웨덴은 정파성과 직종에 따라 복합적으로 분열돼 있다. 서로 다른 역사적 전통과 조직 체계의 특징들이 노사관계나 사회정치적 투쟁에서 사뭇 다른 모습들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정병기 부소장은 과거 노동운동을 정당운동, 노조운동, 협동조합운동, 정치단체운동으로 분류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노조와 정당으로만 분류하며 정당 자체가 선거 전문화되었으므로 유럽에선 노조운동만이 노동운동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 사례의 연구가 반드시 모범 사례로 정해서 따라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합해서 바라보며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 부소장의 발제가 끝난 이후에는 네 명의 토론자가 돌아가면서 의견을 발표했고 그 이후엔 주로 '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한 태도와 앞으로의 방향, 김영수 부소장이 제시한 '지역산별노조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아래는 편의상 시간 순서가 아닌 토론자별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전투적 노동운동 유지, 계승, 옹호", "좌파 독자 정당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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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운동을 타협적으로 하지 말고 전투적으로 하자는 의미'라며 90년대 초중반까지 견지했던 전투적 노동운동을 왜 버려야 하는지 반문했다. 그것은 여전히 계승하고 옹호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이며 당 운동이나 평의회 운동 등으로 한계를 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산별노조에 대해 얘기하면서는 '보건의료노조 산별협약 10장 2조 사태'를 빼놓을 수 없다며 계급적 산별노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투'를 산별노조에서 하자", "지역산별노조는 현실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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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규 대표는 과거 서울지하철 현장에서의 노동운동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전투성을 갖는 노동운동을 해야 하지만 어떻게 자기 투쟁으로 삼고 성과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확히 각성되지 않으면 전투성을 백날 얘기해봐야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별 노조운동에서의 전투주의를 척결하면서 그 전투를 '산별'이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노동자들의 투쟁이 96,97년과 비교해서 총량이 다르지 않거나 더 많다면서 이것을 묶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직적 무기는 산별로 가져가며 투쟁은 개량에서 사회 전체를 바꾸는 투쟁으로 나가자는 주장이다.
김영수 부소장의 '지역산별노조'안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별 체제에서 산별로 전환한 과기노조,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의 경우 그들이라고 해서 처음에 계급성을 강화하고 대정부 대자본 투쟁을 강화하기 위한 게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과정과 극복 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또 산별건설 논의가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데다 지역산별노조안이 한국 지역의 불균형적 산업구조를 잘못 이해한 것이 아니냐며 지역간 산업간 불균형, 현재의 진행 속도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공허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위기론'을 넘어설 수 없다", "'현장'이 왕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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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적 노동운동으로 표현되는 전투적 노동조합주의는 한국사회에서 독특한 특수성을 지녔고 굉장히 중요하다고 표현했다. '전투성'에 대해선 물론 노조운동이 자본과 국가에 적대적이어야 하지만 단위 사업장에서는 파업, 때로는 크레인 위에서 때로는 거리에서 공장앞에서 벽돌을 던지고 '타협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전투성이고 계급성이라는 생각이 타당하냐며 비판했다. 전투성만이 곧 계급성이라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또 '문제가 잘 안풀리면 모든 것은 현장 노동자들의 조직과 투쟁으로 돌아가자고 한다'며 이를 관념론이라 평가하고 현재 조건에서도 현장의 자발적 투쟁에 목숨을 걸어야 하냐며 반문했다. 노중기 교수는 또 좌파들이 대공장 이기주의 문제를 계급적으로 문제제기할 것과 시민운동이나 우파와의 연대를 거부하는 폐쇄성을 버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역산별노조안에 대해서는 임성규 대표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산별노조 운동에 정해진 모델이 고착화된 것은 아니지만 단일 산별노조, 혹은 쪼개진 산별노조의 경우 꼭 산업 업종 구획을 따르진 않지만 전국 수준에서 종축으로 쪼개져 있을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완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독특한 전국적, 법제도적, 정치적 의제들을 안고 있는 노조들 가령 전교조, 대학노조, 교수노조 등 교육관련 노조들을 지역 산별로 전환해 버리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전국적 특성을 갖는 산업적, 혹은 정치적 사안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자본에 공세에 의한 내부 분할이 큰 위기", "새로운 주체 형성으로 돌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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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원 노동위원장은 '전투성'에 대한 임성규 대표의 시각을 부정하며 '전쟁은 노자간 화해할 수 없는 대립구조를 전제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의 전투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계급성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쟁의행위를 하려다보니 노동법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이 늘었다며 로드맵이 통과되면 규제가 더 심해질 것임을 경고하기도 했다. 안재원 노동위원장은 큰 문제로 '조합주의'를 꼽으며 한 회사의 공장이 지역간에 물량싸움을 벌이거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용을 둘러싼 갈등, 여전히 안전판으로 생각되는 비정규직 등 활동가들의 교육, 훈련과 계급성의 담보가 계급적 노동운동의 복원과 일맥 상통한다고 분석했다. '현장성'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가 중앙과 상층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모든게 현장에서 나오지는 않는다며 집행부나 상근활동을 지나치게 오래 하며 기성세대화 되는 관료화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수 부소장의 지역산별노조안에 대해서는 계급간 대립 강화, 정치적이고 내용적인 문제의식에 많은 강조점을 갖고 있는 속에서 나온 조직 형식이라고 평가하며 이것을 만들기 위해선 활동가 주체를 만들고 결집하여 새로운 산별운동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단계에서의 우려 지점은 자본이 요구하는 '업종별 산별체제' 구축이라며 소산별 형태의 구축을 통해 계급 산별이 아닌 자기 공장, 자기 업종의 이해를 중심으로 경제적인 요구를 하게 될 것이며 이를 노사정위가 이미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이 이미 산별운동에 개입해 있는 상태에서 산별 만능주의의 환상은 이미 깨졌고 대공장의 기득권 이기주의와 노동자들간의 분할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산별의 목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기론 '넘어서는' 전망 논의, 시동 걸릴까
'전투적 조합주의'와 '산별노조운동'에 토론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나머지 어느덧 시간이 오후 11시를 훌쩍 넘겼고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정리발언을 한마디씩 발표하고 나서 토론회가 마무리됐다. 각자의 마무리 발언 요지는 아래와 같다.
"운동 전망 중의 하나가 산별노조 운동이라면 계급 대립과 단결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화시켜야 한다"(김영수)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말하기보다 과제에 대해 좀더 근본적으로 접근해 나가자"(이은숙)
"계급적 노동운동에서도 관료성을 경계해야 하며 산별노조는 협상과 투쟁의 대상에 맞춰서 구획을 정해야 한다"(정병기)
"민주노동당은 개량주의나 사민주의라고 칭하기도 어렵고 계급적 좌파를 자임하는 자들이 독자적인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양효식)
"우파는 기회주의 망하고 좌파는 무능으로 망하게 생겼다, 좌파간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임성규)
"좌파는 노동조합에 완벽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회주의나 반 노동계급적 행동이 항상 돌출될 수 있다, 대중을 폄하 말고 길게 보고 가자"(노중기)
"위기 극복은 주체의 문제다, 대중지도력과 정치지도력 둘 다를 확보한 활동가 대오를 많이 만드는 것만이 과제다"(안재원)
이날 심포지움에서 많은 참석자들의 기대만큼 '계급적 노동운동의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제시되진 못했다. 시간적 한계가 있었지만 플로어 토론 대신 토론자들간의 공방이 주가 된 것도 아쉬움 중의 하나다. 전교조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행보에 비해 계급적 노동운동의 전망을 갖는 사람들이 연대하고 뭉치는 네트워크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좌파운동이 단결도 못하고 뚜렷한 경로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하기도 했다.
한편, 노동운동의 전망 중 하나로 제출되고 있는 산별노조운동에 대해 새로운 대안이 제출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점은 긍정적인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위기론'을 넘지 못하는 다양한 진단과 처방은 향후 발전적인 전망 모색에 많은 과제와 시사점을 남겼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