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 “전관예우 관행은 사라졌다” 주장

대법관 퇴임 후 5년간 대법원 사건 290건 수임해 60억 벌어들인 장본인

판사, 변호사, 업자로 구성된 자칭 친목조직 ‘법구회’

  서초동 대법원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법조계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예우’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8일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해 사상 최초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천안지원 근무 경력이 있는 판사- 천안지원 판사출신 변호사-사업가 들로 구성된 사조직 ‘법구회’의 사건 수임 싹슬이 문제를 제기했다. 1년에 10여 차례 모임을 갖는 한 편 두세달에 한 번씩 골프회동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진 법구회는 최근 모 건설회장의 동생이 총무를 맡으며 골프예약, 식사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최근 건설업체 고위간부로부터 골프예약 및 식사접대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법구회’ 소속 판사가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변호사가 영장사건 싹쓸이 하도록 도와준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올 해 3월 변호사로 개업한 법구회 회원이 기존의 변호사들을 제치고 올 해 서울중앙지법 영장사건 수임 1위로 올라섰고 그 이면에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재직하고 있는 법구회 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노회찬 의원의 설명이다.

이용훈 지명자, “전관이라고 봐주는 일이 없다”

이에 대해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는 ‘전관예우 관행’은 거의 사라졌다고 잘라 말했다. 이용훈 지명자는 "전관이 사건을 맡았다고 해서 봐주는 경우를 전혀 보지 못했다"며 "전관에게 사건을 맡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00%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99%는 전관이라고 봐주는 일이 없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그런데 이용훈 지명자 본인에 대해서도 전관예우 의혹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소속 청문의원들은 이용훈 지명자가 지난 2000년 퇴임후 5년간 수임료 기준으로 60억원을 벌고 등록 재산만 22억이 증가한 것이 바로 전형적인 전관예우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용훈 지명자의 가족 재산은 35억7천만원으로 대법관 퇴임 당시에 비해 24억 3천여만원이 늘었다. 이 중 이용훈 지명자 부부의 재산만 따질 경우 5년간 22억원이 증가한 28억원으로 신고됐다. 또한 이용훈 지명자는 5년간 소득세 15억7천만원, 부가가치세 6억원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

이용훈 지명자는 청문회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맡았던 사건의 대부분은 사건당사자들이 아닌 (하급심에서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들로부터 ‘상고심(대법원)에서 잘 해결해 달라'며 부탁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엄밀한 의미에서 전관예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승소율이 17% 정도에 불과해 오히려 전관예우를 못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법관 퇴임 후 매주 평균1건이상 대법원사건 수임해 60억 벌며 ‘전관예우 없다’

그런데 이용훈 지명자의 이런 발언이야 말로 전관예우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관예우를 통해 결과적으로 승소율이 높아지느냐 마느냐와 별개로 대법관 출신 변호사에게 ‘상고심(대법원)에서 잘 해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사건을 맡기는 것이 바로 ‘전관예우’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 상무에게 헐값으로 발행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의 변론을 맡아 맹활약을 하기도 했고 탄핵심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원이었던 이용훈 지명자는 지난 5년간 약 400여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대법원 사건이 무려 290건에 달해 자신이 수임한 사건의 70%를 넘기기도 했다.

대법원 퇴임 후 5년간 평균 1주일에 1건이 넘는 대법원 사건을 수임한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대법원장이 되겠다며 “자신은 승소율이 낮아서 전관예우를 못 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관예우가 99%는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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