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가라!

11일 인천 주한미군 철수 국민대회

"주한미군 철수!" 한 목소리


  인천 자유공원 앞에 집결한 5천여 군중

주한미군 주둔 60년을 맞아 11일 인천 자유공원에서는 5000여 명의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들이 모여 "미군강점 60년 청산, 주한미군 철수 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국민중연대, 통일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는 낮 12시부터 도원역 숭의경기장에서 부문별 사전집회를 갖고 신포동을 거쳐 자유공원으로 행진, 맥아더 동상이 서 있는 비둘기 광장에서 본대회를 가졌다.

보수단체, 집회 방해 위해 계란 투척

그런데 이날 자유공원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자유공원 길목 곳곳에서 집회대오를 가로막아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빨갱이 새끼들 다 죽어라"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계란과 오물을 투척했다. 바로 투입된 경찰들이 보수단체 회원들을 막아선 뒤에야 대오는 자유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들은 대회 내내 자유공원을 둘러싸고 이들의 집회장 난입을 막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회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최대한 집회장 가까이 다가와 호루라기를 불며 집회 진행을 방해했다.

보수단체의 방해로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어진 오후 네시,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의 발언으로 본대회가 시작됐다. 정광훈 상임대표는 "양민학살을 자행하고 베트남전에, 이라크전에 우리 청년들을 보내고 WTO 쌀개방을 강요하고 우리 경제권을 강탈해 온 미군을 몰아내자"고 주장했다.

인천, 평택, 직도.. "우리의 투쟁 미국의 MD 정책 분쇄하는 싸움으로"

  이순신 장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맥아더의 포고령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해선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미국에 의해 가장 고통받는 노동자, 농민, 민중들"이라며 "이들이 앞장서서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의 정치연설이 이어졌다. 이정미 최고위원은 "인천시민들의 쉼터 문학산에 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들어오고, 주민들의 삶터인 드넓은 평택에 왜 미군기지가 들어오냐"고 반문했다. 또 "수십 년간 이 땅에서 미군 범죄가 일어나도 처벌 하지 못했다"며 "과거 청산, 그 시작은 이 땅에서 주한미군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도와 평택, 인천 등 미군과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사격장이 옮겨지는 서해안의 직도 상황에 대해 대책위장은 "미국놈들이 직도를 아예 없애버리려고 오늘도 폭격을 가하고 있다"며 "쓰레받기로 쓸어버리듯이 미군을 쓸어내야 한다"며 쓰레받기로 만든 선전물을 치켜세웠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팽성 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평택 기지는 전쟁을 획책하고 준비를 하기 위한 기지"라고 비판하고 "여러분들의 힘을 다시 모아 오는 미군 막아내고 있는 몰아내겠다"고 주장했다.

인천 문학산 대책위원장은 그간 인천 문학산을 둘러싸고 벌어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주민들의 투쟁으로 문학산에 나이키 미사일이 들어오는 것을 막은 줄 알았더니만 문학산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들어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수도권만 12개 지역에 패트리어트, 미군 기지가 들어온다"고 지적하고 "우리의 싸움은 미국의 MD 정책, 대중국 포위전략을 파괴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쟁 선언문 낭독에 이어 본대회 마지막 순서로 장군 복장을 한 참가자가 맥아더의 포고령 1호 전문이 적힌 현수막을 칼로 찢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박성환 밴드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집회 대오는 맥아더 동상을 둘러싼 인간 띠잇기 투쟁을 준비했다.

인간띠잇기 행사 위해 경찰과 심한 몸싸움

  경찰은 맥아더 동상을 물샐틈 없이 경비, 접근을 막았다

오후 5시 20분 경 인간띠잇기를 하기 위해 맥아더 동상을 둘러싸려는 집회 참가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들 간의 몸싸움이 시작됐다. 경찰은 집회 시작 전부터 맥아더 동상으로 갈 수 있는 모든 통로를 봉쇄한 상태였다. 이를 뚫고 들어가려는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돌을 던지는 등 동상으로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손이 부러지고 머리가 터지는 등 다수의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APEC, WTO 반대투쟁을 반미투쟁으로" 주장

오후 6시 경 상황을 마무리하며 정리집회가 시작됐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4년 전 오늘 9.11 테러"를 상기시키면서 "미국은 9.11의 교훈을 통해 백 번 새기고 밴 번 회개했어야 하지만,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며 멸망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뉴올리언스 참사가 3천억 달러를 이라크 전쟁의 군사비로 쏟아부어 일어난 인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 공공의 적이자 우리 민중의 적이고, 이제 미국은 자기 국민들도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반미투쟁에 힘을 모을 것을 당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7월 투쟁과 이날 투쟁에 이어 11월 APEC에서의 10만이 결집하는 반미투쟁으로 나아갈 결의를 모으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11월 부산 APEC과 12월 WTO 투쟁을 반미투쟁으로 만들어가자고 주장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생긴 연행자는 정리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모두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