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돌입하는 제4차 6자회담

북미간 남은 쟁점 진전 거둘까

지난 달 7일 휴회에 들어갔던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13일 오후 수석대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2라운드에 돌입한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참가국들은 한국 시각으로 오후 6시경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속개 의식과 수석대표 전체회의를 갖는다.

베이징에 속속 도착한 참가국들은 회담 속개에 앞서 댜오위타이에서 양자 협의를 갖고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정식으로 회담이 개막되기 전에는 북미 사전협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듯이 북한과 미국의 개막전 양자협의는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날 시작되는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6자회담을 측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6자회담은 놓칠 수 없는 역사적 기회"이며 "베이징과 평양이 실시간 연결을 통해 반드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회를 지나 남아 있는 쟁점은..

4차 6자회담 1단계 회의에서는 북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북미간 활발한 양자 협의와 본격적 논의가 이루어져 한 때 공동성명 타결이 낙관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둘러싸고 이견 대립을 좁히지 못해 결국 휴회에 들어간 바 있다.

휴회기간 중 북미간 뉴욕 채널이 개통되어 있었고 다른 참가국, 특히 한국과 중국은 북미간 이견 폭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북미간 쟁점이 쉬이 좁혀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단 북한 핵 포기의 조건과 시기서부터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 미국은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어기면서 우라늄고농축 방식의 핵무기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북한은 자신들이 제네바 합의를 어긴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이 현재 핵을 보유하게 된 것은 2002년 말 미국이 제네바합의를 깨고 경수로 건설을 중단한 데 따라 국제 감시 하에 저장해왔던 폐연료봉을 인출, 재처리한 결과로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제네바합의를 어긴 것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된 것도 미국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핵 포기의 범위'는 1단계 회담이 결렬된 직접적인 이유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미국은 '모든 핵과 핵프로그램'의 폐기를 주장해 온 것. 중국이 '모든 핵과 관련 프로그램' 포기를 절충안으로 제시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은 4차 6자회담의 최대쟁점이다. 북한은 9월 6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평화적 핵 이용권은 "국제법상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며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만이 아닌 원자력발전소에 의한 전력 수요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적 핵 이용권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한 전력이 있는 북한에게 평화적 핵 활동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북한이 언제 다시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를 갖출지 모른다는 뿌리깊은 불신도 여기에 한 몫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평화적 핵 활동을 할 원칙적인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미국 방문시 북한이 우선 '모든 핵과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데 미국과 의견을 같이 했다. 한국의 경우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에 관해 조건부 인정을 해주자는 식이다.

경수로 문제도 남아있다. 북한이 경수로 건설 문제를 끄집어내긴 했지만 북한이 '미래의 경수로', 즉 일반적 평화적 핵 이용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신포 경수로 건설 재개는 가리키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전자라면 평화적 핵이용 문제와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후자라면 2단계 회의에서도 쉽게 합의점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한 발 물러설까

평화적 핵 이용에 관해서 미국이 한 발 물러설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8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마음 속의 핵 프로그램'까지 모두 폐기하고 NPT 에 복귀한 뒤 IAEA의 사찰을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평화적 이용권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북한이 이같은 3대 조건을 회복하면 미국은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목적의 핵개발 계획을 용인하기로 일본과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평화적 핵 이용권을 잠정적으로 보장해주고 이번 회담에서는 각국의 원칙 수준에서 합의문을 작성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본다. 구체적인 북핵 프로그램 폐기나 보상의 문제 등 난제가 남더라도, 일단 '원칙선언문'을 채택하는 것만으로 북핵 위기를 진정시키고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단계 회의와 5주간의 휴회 기간을 통해 이미 서로 입장을 다 확인한 상황이고 '나올 건 다 나왔다'는 분위기가 강한 지금, 회담 속개와 함께 4차 6자회담의 성패는 머지 않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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