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극장을 탈출하다

세종문화회관노조 매주 '광화문 음악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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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서 공연을 준비하다

1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뒷 편 분수대 앞에서는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화려한 극장 무대에서나 볼 듯한 바이올린 연주와 성악가들의 목소리, 뮤지컬 배우들의 춤사위, 국악단의 연주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죠? 다들 알아서 잘 맞춰서 하세요"라는 말에 출연자들은 자리 잡기에 여념없었다. 조명도 몇 개 없고, 화려한 무대도 아니지만 그네들의 움직임 속에서는 시민들과의 만남을 설레임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렸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노조 조합원들이었다.


세종문화회관노동조합은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서울시예술단 해체에 맞서 지난 8월 3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중이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서울시예술단을 해체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예술은 시민에게 돌려져야 하며, 세종문화회관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예술 공간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활짝 열려야 한다는 것이 세종문화회관노조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천막농성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매주 한번의 무료공연을 준비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전기도 내주지 않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사비를 털어서 전기도 끌어오고, 조명과 음향을 마련하고 직접 설치해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으로"

  김은정 세종문화회관노조 지부장

"사측이 아무 도움도 안줘서 힘들지만 시민들 반응이 좋아서 오히려 사측이 부러워하는 것 같아요.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이런 공연을 하고 싶었나보더라구요" 김은정 세종문화회관노조 지부장은 바이올린 음향체크에 바빴다. 이어 그녀는 "당장 서울시예술단이 해체되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렇게 함께 투쟁하면서 흩어져있던 예술단원들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아 좋아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시예술단에 속해 있는 국악관현악단, 뮤지컬단, 합창단, 극단, 무용단 등 6개의 예술단은 그동안 자신의 영역 외에는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투쟁과정에서 공연을 함께 만들면서 국악과 바이올린이 만나고, 합창단과 무용단이 만나고 서로의 예술이 교차되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 내고 있다.

왜 공연을 택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김은정 세종문화회관노조 지부장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잖아요. 우리는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투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며 "공연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면 서명도 더 잘해주시고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매주 공연을 할 것이고, 투쟁이 끝나도 이런 자리는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세종문화회관노조, "예술은 시민의 것"

7시 정각, 광화문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시작은 옛날에 궁중에서 연주되었다는 국악연주였다. "여기 모이신 시민들을 왕으로 모시겠다는 생각으로 첫 시작을 국악으로 했습니다"라는 사회자의 말이 있기 전에 그 곳에 시민들은 차가운 계단에 걸터 앉아 있었지만 이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부럽지 않은 곳에 앉아 있었다. 뮤지컬 배우들의 익살스런 몸짓과 어제 정기공연이 끝나 공식휴가인 날임에도 함께 한 합창단의 아름다운 선율이 이어졌다. 지부장의 전자바이올린 연주는 가을의 바람을 부르고 있었다. 이런 공연을 만들어내는 서울시예술단이 해체된다는 말에 시민들은 너도 나도 유인물을 달라며 읽었고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극장 안에 갇혀서 몇 만 원씩 주고 볼 수 밖에 없는 공연이 극장을 탈출했다. 세종문화회관노조 조합원들은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민중들과 함께 나누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의 공연은 계속된다. 다음주 금요일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뒷 편에서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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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 서울시예술단 , 광화문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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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우와!

    진짜루 멋지네요! 화이링

  • 교육사랑

    교육이건 문화건 누구에게나 평등한 미래를 꿈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리!!!

  • 김영

    이런 투쟁을 통해서 진짜 예술, 민중과 하나되는 예술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