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양장점’의 그녀들, 미디어를 재단하다

마포FM 레즈비언라디오방송 레주파의 ‘L-양장점’

요즘 같이 기성복이 유행일 때면 내 몸에 꼭 맞는 맞춤복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기자는 양장점에서 옷을 맞춰본 경험은 없으나 종종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성복을 입을 때 못내 아쉬울 때가 있다. ‘기장이 좀만 더 길었으면’, ‘소매가 좀만 더 길었으면’, ‘허리 부분이 좀 더 늘씬하게 빠졌으면’하는 아쉬움, 기자가 워낙 슈퍼모델(?) 뺨치는 몸매를 가지고 있는 터라 치밀어 오를 때가 종종 있다.

어디 ‘의복’만 그러하랴!


맞춤 미디어, “하고 싶은 말씀 그대로 맞춰드립니다”

옷이야 짧으면 짧은 대로 입으면 그만이지만 미디어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내 이야기가 제작자 구미에 맞게 이리 잘리고 저리 잘려 도통 내가 한 말이 아닌 채로 방송되는 경우’ 한 개인이 억울함을 하소연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쉬쉬하고 말거나 거대한 방송사와 한판 하느니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인지 요즘은 ‘1인 미디어’라고 해서 직접 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성이자 레즈비언으로 사회적으로 두 번이나 소외되고 차별되어지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맞춤옷과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바를 소리 내고 사회와 소통하자!” 한 방송국의 미디어 전략이다.

치수 재서 꼭 맞게 맞춘 미디어 일명 ‘맞춤 미디어’를 표방한 마포FM 100.7Mhz 레즈비언라디오방송국 '레주파'가 바로 그들이다.


‘L-양장점’의 재단사, ‘DJ 청명’을 소개한다.

“‘L-양장점’의 L은 레즈비언의 약자입니다”

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용어정리 한마당. ‘여성성적소수자’라는 표현은 여성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 다른 성적소수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에게 조심한다고 애용하는 ‘성적소수자’라는 표현은 사실상 동성애자 이외에 다른 의미를 아우르고 있으므로 여성동성애자는 ‘레즈비언’으로, 남성동성애자는 '게이'로 부르는 것이 더 구체적이다. 또한 ‘여성이반’ 같은 경우에는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거나 왜곡되어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혼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레주파' DJ 청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L-양장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

'레주파'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라디오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명이다. 프로그래명은 ‘L 양장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이자 레즈비언으로 사회적으로 두 번이나 소외되고 차별되어지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맞춤옷과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바를 소리 내고 사회와 소통하자는데 의의가 있다. 우리들도 흔히들 말하는 이성애자와 다르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고자 함이다.

너무 어렵지도 무겁지도 않는 방송을 듣는 레즈비언들이 편하게 소통하고,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레주파 방송의 목표이다.

  마포FM 스튜디오, 'L-양장점'도 이곳에서 녹음된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며, 어떠한 내용이 담아지는가?

레즈비언들에게 딱 맞는 그런 방송을 하겠다는 생각에 'L 양장점'이라는 컨셉을 갖게 되었다(L은 레즈비언의 첫 자이다).

매주 코너형식으로 진행되며 첫째주 ‘숨은 그녀 찾기’는 숨겨진 L, 유명한 L을 소개하는 코너이다. 둘째주 ‘나홀로 레즈비언’은 솔로인 언니들의 숨은 이야기, 프로포즈 사연을 내보내는 공간이고 셋째주 ‘여자끼리 떠나는 홍콩여행’은 섹스에 관한 팁과 상담, 사연 소개의 공간, 연애상담 등을 다루는 코너이다. 넷째주 ‘Dr.Right’은 L이자 여자로 살아가며 알아야할 생활상식의 공간이다. 다섯째주가 있는 달은 피쳐(소리만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 이벤트 등이 있다.

구성원들의 대략적 이력은?

'L양장점'은 청명이 DJ를 맡고 레주파 멤버들이 원고를 쓰며 엔지니어일도 한다. 현재 주로 활동을 하는 멤버는 5명이고 상황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는 친구들까지 포함하면 ‘레주파’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이들은 모두 8명이다. 각자 미술, 방송 등을 전공하였으며 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되어있다. 모두 각자만의 일을 갖고 생활하기 때문에 일주일 한 시간 방송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삶의 활력소라는 생각에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방송을 만든다.

기존의 미디어들이 성적소수자를 보도하는 행태에 대한 비평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On Air', 마포FM 개국과 함께 그녀들의 방송도 시작된다.
기존의 미디어들에서는 흥미 위주의 방송에 치중하기 쉽다. 어떠한 활동을 하려하고 그 의미가 무엇이냐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레즈비언이라는 그 단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성적소수자라는 이야기를 드라마와 시사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로 끌어 내려고는 하지만 이성애자들이 바라보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이해는 한계가 있다. 또한 여성동성애자들은 남성동성애자들보다 남성중심의 한국사회에서는 더 소외되고 왜곡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같은 동성애자라는 틀에 묶여있지만 게이와 레즈비언의 표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공중파드라마의 조연으로 게이들은 종종 등장한다. 그것도 레즈비언보다는 조금은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럼으로 인해 게이들의 대한 인식은 조금은 너그러워 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성애자 여성의 친구로 동성친구보다는 더 든든한 친구가 된다든지하는 등.

그러나 레즈비언들의 사랑의 끝은 언제나 비극적이다. 결국은 여성동성애자 둘 중의 한 명의 자살 아니면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병쯤으로 여기면서 이성애자 남성과 결혼하여 잘 산다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이렇듯 레즈비언은 미디어에서조차 여성이면서 성적소수자라는 이유로 두 번의 차별을 겪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보통 방송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남성들의 눈으로 남성들의 기준으로 쓰여 지고 제작되어 지는 방송은 한계가 있다. 같은 동성애자인 게이와 레즈비언도 생각의 차이가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손으로 우리들의 방송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공동체라디오라는 매체를 선택한 이유?

레주파는 여성이반 미디어 활동가 양성을 위한 미디어 교육 "주파수 L을 잡아라"라는 교육에서 처음 만났다. 약2개월간의 라디오교육을 수료하였고 교육을 진행해오면서 마포공동체라디오의 개국의 정보를 들었다. 그에 대한 준비를 하였다.

공동체라디오는 전문방송인들이 아니어도 방송에서 소외된 이들이 직접제작, 참여 만들어 나가는 방송이다. 공중파 방송매체는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공중파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왜곡하거나 편집을 통해 의도와 달리 방송되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방송에 참여는 할 수 있겠지만 어떠한 내용을 방송 할 것인지에 관한 것부터 전반적인 사항을 우리가 100% 결정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소외된 레즈비언의 목소리를 찾고 언니들을 위한 신나는 방송을 만들어보고 싶은 꿈을 좀 더 쉽고 그리고 심의나 검열을 받지 않고 방송을 만들 곳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레즈비언만 듣는 방송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레즈비언 방송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지금은 마포라는 작은 지역방송으로 시작하는 것이지만 더 멀리 보고 한 발짝씩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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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라디오 , 레즈비언방송국 , 레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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