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수술장 간호사인 황모 조합원은 수술 업무로 인한 추간판탈출증 등을 들어 근로복지공단 서울본부에 지난 7월 22일 산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 서울본부는 처리를 20여 일간 미뤄오다 공단 본부로 이 사건을 이관했고, 공단 본부는 노조가 추천한 평가위원을 배제한 채 환경평가를 실시했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이러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9월 7일 노조간부 7명이 라승관 근로복지공단 요양부장 및 관계자들과 면담을 실시하자 이 과정이 공단 직원에 의해 CCTV로 녹화된 것. 공단측은 우연히 밖에 나갔다 오던 노조간부에 의해 적발된 면담 내용의 모니터링과 녹화 사실을 시인했으며 심지어 "촬영은 늘상 해오던 일"이라고 말해 민원인들에 대한 몰카 촬영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왔음이 드러났다.
간호사 한 명의 산재 신청을 공단 본부가 직접 다루게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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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가 심하게 뒤틀린 자세로 장시간 일해야 하는 간호사의 모습 [출처: 공공연맹] |
공단 서울본부는 사건 이관의 이유로 '노사간 주장이 달라서', '정밀한 평가를 위해', '사업주의 확인날인이 없어서'등을 들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지부노조는 이같은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반박의 증거로 △서울대병원측이 2004년에 실시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질환 발생을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없음(산안공단 지침) △통상 만 하루가 걸리는 환경평가를 단 1시간 10분에 그것도 재해자의 주된 업무에 대한 관찰이 없었던 점 △사업주의 확인날인이 없는 사건은 허다할 뿐더러 지역본부장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사건이었던 점 등을 들며 본부로의 사건 이관이 '고의적'이고 '직무유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공단, "개별 신청했으면 산재 인정해줬을 것"
공단의 평가위원들이 황 조합원을 따로 만나 산재 취하를 설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황 조합원에게 "힘들면 산재 취하하라, 중재해 주겠다", "산재 승인을 받고도 남을 문제지만 노조를 끼고 신청을 해서 어렵게 됐다", "노조에는 말하지 말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는 '정밀 평가'를 내세워 처리를 지연시키면서까지 굳이 본부 차원에서 다루려는 공단의 의도가 실은 노사관계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실제로 공단 서울본부장이 공공연맹과의 면담에서 "(공단의) 돈의 주체는 사용자다"는 말까지 해 근로복지공단이 사용자에 편향돼 있다는 항간의 지적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이는 100일이 넘게 공단 본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노동자들의 집단 산재 신청을 기각하고 일방적으로 사용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이는 공단의 기존 모습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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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집단민원 대응지침' 이후 감시 일상적"
근로복지공단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민원인을 CCTV로 감시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5월 공단이 각 지사에 시달한 '과격집단민원 대응지침'이 있다.
'과격집단민원 대응지침'의 내용은 과격민원인의 유형, 법적대응 요령, 대처법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마지막에는 친절하게 '고소장 작성사례'를 첨부해 '과격민원인'에게 엄중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집단과격민원 대응지침'(05. 5. 9) 요약
△배경
- 금년에 과격민원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됨.
- 전문성 부족으로 과격행동자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실정.
- 과격민원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
△과격민원 유형
- 신변 위협 : 직원폭행, 협박, 감금, 욕설과 폭언, 흉기소지
- 업무 방해 : 난동, 인화물질 방사, 분신 자해 시도, 기물파손, 점거농성, 무단진입, 문서 훼손과 탈취, 계란 투척, 국부 노출
- 근골격계질환과 같은 직업관련성 민원의 경우 집단화 경향
△법적대응 요령
- 고소의 제기 : 소속기관장과 피해직원 연명으로 고소할 것,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과격행동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술할 것, 고소의 취소는 신중해야 할 것.
- 112 범죄신고 :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할 것, 주동자 외에도 관련자 전원의 처벌을 요구할 것.
△과격민원 대처 착안사항
- 민원인 설득, 증거 확보, 소화장비 확보, 출입 통제
-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 경찰 관계자와 협조체제 유지
- CCTV 등 증거확보에 철저, 사진촬영도 병행할 것
- 소화장비 확보, 출입자 통제, 진단서 발급
공단의 이같은 지침에 대해선 '적절한 절차를 통한 산재 승인과 충분한 요양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산재노동자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민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은 "이전에는 집단적 항의에 대해 공단이 직원들을 부추겨 고소하게 한 반면, 노조 차원에서의 산재 신청이 많아진 요즘은 공단본부가 '대응지침'을 통해 직접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집행위원은 "'대응지침'이 시달된 바로 다음날인 5월 10일 농성을 시작한 하이텍노동자들의 경우, 공단에서 매일 농성일지를 작성할 정도로 녹취와 사진채증이 잦다"고 알렸다. 공단에서 '대응지침'을 십분 활용해 집회 참석자 명단과 발언내용까지 확보하고, 이를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의 증거로 쓰고 있는 것이다.
노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공단 고소
서울대병원지부노조도 이번 사건을 '인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공단측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더구나 이번 몰래카메라 사건은 민원인들에게 사전 인지를 시키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마저 생략된 것이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로복지공단의 지나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는 지난 14일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앞으로 의견서를 보내 △황 조합원의 산재 건을 서울본부로 즉각 환송조치하고 산재 인정할 것 △근골격계 심의위원회 추진을 중단할 것 △산재 취하 종용과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것 △개별 산재를 노사문제로 왜곡, 비화시킨 데 대해 해명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근골격계 심의위원회 추진과 관련해서는 공단측이 운영규정 위반을 인정하고 무기한 연기해 놓은 상태다.
민주노총과 공공연맹도 21일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용석 이사장 사퇴 △과격집단민원 대응지침 폐기 △공단 서울본부장 문책 △황 조합원 산재 인정 등을 촉구하고, '통신비밀보호법' 3조 위반을 들어 근로복지공단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