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주민투표 부재자 신청율 40% 육박

지역대책위, 환경단체, "정부, 지자체 한 통 속으로 찬성표 조직해"

부재자 투표 만으로 주민투표 성사?

11월 2일,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첫 주민투표가 진행된다. 이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을 건설하기 위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이다. 현재 유치신청을 낸 경주, 포항, 영덕, 군산에서 진행 중이며, 지난 10월 4일부터 8일까지는 부재자 투표 신청기간이었다. 부재자 투표는 군인, 경찰공무원,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선박 등에 장기기거자,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자, 외딴섬 거주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래서 부재자 투표 비율은 2∼3%를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 방폐장 주민투표 부재자 투표 신고인수는 전체 선거인수의 40%를 육박하고 있어 "정부가 방폐장 주민투표에서 찬성 쪽 표를 조직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부재자 투표 신고인수를 늘렸다"는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재자 투표 신청인 비율은 보통 2~3% 안팎으로 나온다

10일 군산, 영덕, 포항, 경주 대책위와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상황은 부재자 투표만으로 11월 2일 이전에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사실상 끝내려는 국가권력과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적 개입이다"며 11월 2일에 실시될 주민투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군산에서 진행되었던 부재자 신고 과정에서 일어났던 200페이지 분량의 불법관권개입 증거자료가 제출되었으며, 각 종 증언이 담긴 동영상과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공무원의 육성녹음 자료가 제출되었다.


공무원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부재자 신고 부추겨

차태정 군산핵폐기장유치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다른 선거에서는 당연히 선거무효를 처리해야 할 사건들이다. 구체적인 증거들이 있음에도 경찰과 선관위는 어떠한 조치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군산지역의 경우 부재자 투표 신고인 비율이 39.4%에 달하고 있다. 기존 선거에서는 3% 안팎의 비율을 보인 지역이다.

증거자료에 의하면 부재자 투표 신청기간 이전부터 부재자 투표 신청이 이루어졌으며, 부재자 신고 신청서는 해당 동사무소에 비치되어야 함에도 공무원은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부재자 투표 신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공무원이 대필한 부재자 투표 신청용지도 대량 발견되었다. 또한 공무원들이 불법향응을 제공하고 이를 보고한 '원전센터유치 활동 동향' 문서에는 언제, 어디서, 몇 명에게 향응을 제공했으며 향응을 제공한 사람들의 성향까지 정리되어 있었다. 이 과정은 해당 지역 공무원 뿐아니라 산자부, 한수원, 청와대, 국무총리실 까지 나서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가호호 방문한 공무원의 글씨체와 동일한 부재자 투표 신고용지가 무더기로 발견 되었다. 부재자 투표 신청의 경우 가족도 대필이 불가능하다.

"금권, 관권 부정 방폐장 주민투표, 이해찬 국무총리 책임지고 사퇴해야"

이에 대해 강호철 핵폐기장반대포항대책위 상임대표는 "투표율이 높은 지역에 몇 십 억을 주겠다고 이야기 하고,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공무원에게 인사상 특혜를 주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무슨 공정한 선거가 있을 수 있는가. 포항에서는 부재자 투표 신고시 3만 원 짜리 봉투가 오고갔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자체는 한수원으로 일인당 4만 원씩하는 핵관광을 5,000명∼10,000명을 데리고 다녀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이미 방폐장 주민투표는 무효이며, 이로 진행된 투표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포항의 경우 포스코 사원들이 집단적으로 있는 제철동의 경우 부재자 투표 신고율이 46.8%에 이른다. 이는 95년 방폐장 반대 운동을 했던 청하면의 4.4%와 대비되는 결과이다.

  부재자 투표 신청기간은 10월 4일부터 8일까지였다. 그러나 10월 2일 신청으로 되어있는 신청 용지가 발견되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중앙정부의 비호하에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을 내세원 주민 투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번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의 실상이다. 주민들의 찬·반 의견과 상관없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불법적인 개입에 의해 11월 2일 이전에 이미 끝나버린 셈이다"고 투표과정을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금권, 관권으로 얼룩진 부정선거가 빚어진 것은 1차적으로 방폐장 추진을 총괄해 온 국문총리실에 책임이 있다. 지역발전이라는 신기루를 유포해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지자체의 돈 선거와 공무원의 조직적 선거개입을 서용하여 금궘, 관권 선거를 부추긴 장본인인 이해찬 총리는 사상유례 없는 부정선거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방폐장 주민투표 일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