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연가투쟁 유보, 사실상 철회?

이수일, 연가투쟁 71.7% 찬성에도 불구 수능 이후로 연기 발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일로 예정되어 있던 연가투쟁 방침을 수능 이후로 유보하기로 발표했다.

[출처: 전교조 홈페이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진행해온 연가투쟁에 대한 전 조합원 찬반투표을 묻고 강경투쟁 의지를 밝히던 전교조가 찬반투표 결과 74.5% 투표율, 71.7%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유보방침으로 선회한 것.

여론 의식한 듯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11일 서울 영등포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투표로 조합원들의 뜻이 확인됐다"고 밝히면서도 "전교조는 연가투쟁을 수능 이후인 11월 25일로 연기하고 이 기간 동안 정부당국이 올바른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수일 위원장은 "전교조가 교원평가제 파행을 유도하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국민 여러분께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유보 이유를 시사했다.

전교조의 이와 같은 결정은 언론 및 학무모 단체, 일부 교원단체들까지 전교조의 강경 투쟁 방침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비켜가자는 판단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71.7%라는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론에 반하는 강경투쟁 방침은 무모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유보 방침 결정에 대해 이수일 위원장은 "지도자문위원의 조언과 총력투쟁본부회의를 거쳐 나온 결정"이라며 "위원장의 마지막 권한으로 연가투쟁 시행 시기를 유보한 조치이고 이 모든 책임은 위원장 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71.7%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 비난 면키 어려울 듯

한편 이수일 집행부는 조합원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강서지회 공항고등학교분회 분회장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싸움을 해야겠다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무장해제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당혹스러움과 허탈감, 배신감을 감출 길이 없다"고 밝혔다.

송원재 분회장은 또 "언론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이번 총투표에서 임하는 조합원들의 심정도 복잡했을 것"이라며 "단정지을 수 없지만 이번 총투표가 조합원들 힘을 모아 투쟁해보자는 의미에서 위원장 신임에 대한 투표로 해석 가능한 측면도 있었다"고 밝혔다. 연가투쟁방침을 전조합원 총투표를 묻겠다는 초유의 결단을 내린 위원장에게는 사실상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와 다름 아니라는 전교조 내부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원재 분회장은 "수능과 추가협상 가능성 두 가지 이유는 모두 현재로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능날짜가 문제되는 것도 새삼스럽고,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하겠다고 시행에 들어간 상태에서 추가협상은 없다라는 교육부의 입장이 나온 마당에 추가협상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송원재 분회장은 "전교조의 이번 결정은 정부와 보수 여론의 압력에 굴복, 패배한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며 "유보를 얘기했지만 사실상 철회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평가 시범실시 강행과 관련한 전교조의 긴급 제안

6.20 합의를 무시한 정부의 교원평가 일방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연가투쟁 등 총력 저지 투쟁을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의 결과 조합원의 74.5%가 투표에 참여하여 71.7%가 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원 평가 강행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하는 것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온갖 마녀 사냥 식 비난이 퍼부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조합원들의 뜻을 정부는 직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전교조 위원장인 저는 이번 투표에서 확인된 조합원의 뜻을 존중하여 정부의 교원평가 일방 강행에 대해 반대하여 이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교원 평가 문제를 둘러싸고 갈수록 갈등과 반목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교원평가가 모든 교육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호도되어 있는 가운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은 집단 이기주의의 대명사로 매도되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부가 수십 년 동안 시행해온 근무평정제도라는 낡고 불합리한 제도를 그대로 나둔 채 교원 평가 제도를 새로 도입하려 하므로써 이 모든 문제가 비롯되었다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현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저는 깊은 고뇌 끝에 12일로 결정된 전교조 조합원 연가투쟁을 11월 25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정부당국이 올바른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교조 위원장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과 헌신을 해왔습니다. 우리 조합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제자들입니다. 전교조는 1989년 입시 교육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려내야 한다는 결의로 출범한 단체입니다. 결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또는 일각에서 말하듯이 학생을 볼모로 주장을 관철하고자 한다는 것은 전교조에 대한 모독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그동안 참교육실천운동 차원에서 수업 개선을 위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수업평가회, 학급운영평가회 등을 자발적으로 전개하여 왔습니다.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군사작전 식으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평가는 오히려 이러한 자발적인 활동마저 위축시키게 됩니다 전교조가 교원 평가를 반대해온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교원평가는 결코 교육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전교조는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학교자치평가를 통해 학교를 바꾸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점수를 따기 위한 경쟁에 교사들을 내모는 불합리한 승진제도를 개혁하여야 합니다. 전교조는 그동안 특별협의회에서 이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교조가 교원평가제 파행을 유도하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접하면서 저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교조와 국민들을 이토록 이간질시키는 상황에서 우리의 주장은 단지 교원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한 변명으로만 치부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국민 여러분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민 여러분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12일로 예정된 연가투쟁을 유보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의 주장은 정당합니다. 수십 년 동안 교직사회를 멍들게 한 근무평정제도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학교를 혼란에 빠뜨릴 뿐입니다. 학급당 학생수가 50명이 넘는 열악한 교육 환경, 주당 수업시수가 30시간이 넘는 상태에서 교원 평가로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교육 부실의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온갖 마녀사냥이 가해지고 정부가 탄압을 운운하는 가운데 여러분들이 조합원 총투표에서 이토록 뜨거운 결의를 모아주신 것에 대해 저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제 목숨을 다해 여러분들의 뜻을 실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가 이미 예정된 연가 투쟁을 수학능력고사가 끝나는 11월 25일까지 유보하려는 것은 우리의 정당한 주장이 관철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노무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하지만 11월 25일까지 정부가 책임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에 저는 여러분들의 결의를 바탕으로 11월 말에 더욱 강력한 연가투쟁을 전개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한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부여될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교원 평가 강행을 중단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교원 평가를 당사자인 교원들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강행과 저지 투쟁으로 정부와 교원단체가 대립하는 것으로도 결코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올바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뇌어린 결단을 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요구합니다. 정부는 교원 평가 시범 실시를 중단하고 11월 25일까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특별협의회에서 논의되었던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법정정원 확보, 잡무 경감 방안 등 교육여건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아울러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장 선출보직제도 교육재정 GDP 6% 확보 등 교육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게 될 경우에 저는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반드시 저지해 나갈 것입니다.

2005년 11월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이 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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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쑈

    교육부랑 합의 거의 다 해놓고 삭발, 농성 한답시고 생쑈를 하더니 총력투쟁 하자고 나선 조합원들 등에 칼을 꽂는구나...
    이제 니가 할 일은 물러나는 일 밖에 없다

  • 예비교사

    왜 저런 기회주의적인 행각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파업도 아니고 겨우 연가투쟁하면서 유보하다니...

    사회적 합의 세력이 하는 짓이란 저딴짓인지....ㅉ ㅉ

  • 몸은 전교조, 머리는 교육부

    수이리와 전략,전술 참모부는 교육부와 열우당, 그리고 청와대가 분명해. 그러지 않고서야 저런 기회주의 작태를 태연히 저지를 수 있을까?

  • 진실

    전교조 조합원 중에 이를 매우 잘한 것으로 보는 분들이 더 많은데 이수일집행부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송원재선생 말만 따왔나요. 현장조합원 의견 들어보세요. 극적인 반전을 얼마나 환영하는지... 여론도 잠잠해졌잖아요.

  • 세상의 아침

    유보와 철회란 말을 모르십니까? 25일까지 유보하고 교육부가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더 큰 연가투쟁을 하겠다는 데 초칠 일 있습니까?

  • 조합원인가

    현 집행부가 상반기 내내 안 싸우려고 했던 것을 겨우 현장 동력 추스려 총력투쟁을 결의했건만 그걸 일거에 뒤집고 유보한다는 것이 곧 철회란 뜻을 모르는가? '더 큰 연가투쟁'? 언제 연가투쟁했다고 '더 큰'이란 말을 함부로 해...
    그리고 교원평가 싸움이 언론을 상대로 한 것인가? 제대로 싸우면서 욕들어먹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연가투쟁 한다고 해도 언론의 태도는 바를 바 없음. 연가투쟁 포기가 언론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집행부가 언론에 길들여진 것임.

  • 진실?

    부정적 의견을 가진 조합원 말고 다른 조합원 얘기를 들어보라구??
    이수일 막강파워 한사람으로 인해 71퍼센트의 조합원의 의견이 무시된 마당에 이수일 얘기로 부족해 동조하는 조합원들 인터뷰까지 따면...균형이 맞춰지나? 이미 현실이 편파적인데!!
    참세상이 연합뉴스냐? 3번, 연합뉴스보쇼!!
    지금 객관적이네 균형을 맞춰 이쪽저쪽 얘기 듣네..하는 건,
    기회주의일이고 허구다. 이미 균형은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