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감염인과에이즈환자를위한모임세울터, 한국감염인연대, 한국감염인협회, ‘HIV/AIDS 인권모임 나누리+’(나누리+) 등은 22일 오전 불광동 질병관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IV 감염인들의 신상정보를 적십자사에 제공하겠다는 것은 감염인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는 국가정책”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정보제공 방침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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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자 정보제공, 수혈감염 방지 실효성 없다”
보건복지부는 병력자의 정보를 적십자사에 제공함으로써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혈액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가 보유·관리 하고 있는 법정전염병 병력자 명부를 적십자사에 주간 단위로 제공하고, 적십자사는 이를 혈액정보관리시스템에 헌혈유보군으로 등록하여 전산관리하게 된다. 또 제공되는 개인정보 항목에는 성명, 연령, 성별,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보건복지부의 방침에 대해 감염인 모임과 인권단체들은 “수혈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는 점을 강조한 후 “그러나 법정전염병 병력자 정보제공을 통해 수혈감염을 방지하겠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최근 수혈감염을 일으켜 문제가 된 혈액은 ‘항체미형성기 혈액’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단체들은 “법정전염병 병력자로 등록된 사람들은 이미 혈액검사로 확진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항체미형성기 혈액과는 관련이 없다”며 “이번에 밝혀진 수혈감염은 병력자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즉 병력자들의 혈액은 현행 혈액검사시스템을 통해 감염여부가 충분히 판정될 수 있고, 따라서 사전에 병력자의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일어난 수혈 감염 사고 중 기병력자들의 헌혈에 의한 경우는 한 건도 발견된 적이 없다는 점이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이번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기자회견 단체들은 “혈액안전관리의 부실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염병 병력자들이 마치 고의적인 전염자들인 것처럼 편견을 조장하는 비열한 대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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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인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방법”
또 이들은 이번 대책이 “감염인들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방법”이라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민(가명) 한국감연인협회 대표는 “이미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많은 감염인들이 부당한 대우와 처우로 차별을 받아왔다”며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사직은 물론이거니와 병원의 빈번한 진료 거부로 고통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책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검사기관의 검사체계의 단축 뿐”이라며 “반면 또 다시 감염인들을 음지로 숨어들게 하고 질병보다 더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식(가명) 한국감염인연대 대표는 “이번 대책 시행에 앞서 정보주체인 감염인에게 어떠한 사전동의도 없었고, 정보제공에 따르는 보안대책도 제시한 적이 없었다”며 “감염인의 사전 동의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직장 내 HIV테스트로 많은 감염인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보공개 정책은 불 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단체들은 이날 △병력자 정보제공방안 즉각 철회 △혈액안전관리시스템 개선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정책 실시와 감염인 정책참여 보장 등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이번 정부의 정보제공 시책에 대해 향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진정인단 모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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