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권이 들어서면서 추진된 '거창사건등관련자의명예회복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한 집담묘지는 올해 완공되었고,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에 의한 제주43사건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착공 3년째이며, 1998년에 착공한 국립315묘지는 2003년에 완공되었다. 그러나 민주공원 건립은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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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사무처장은 2002년 울산에서 활동하다 서울로 올라와 이 사업을 맡았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사무처장을 지내면서 민건추준비위 활동에도 전념하고 있다. 민건추준비위는 지난 11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 2층 강당에서 출범식을 갖고 5대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등 본격적인 민주공원 건립 추진에 나섰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출범식에 대해 "그동안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되어왔고 형식상으로는 민주공원건립추진위원회(민공추)라는 단체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집행력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짚고 "2005년에 들어와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 고민해왔고, 그 힘을 모아 11월 14일 출범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민공추는 이해동 위원장, 박정기, 이소선, 윤명선 씨 등 민주화운동 명망가 2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지와 예산 확보까지는 큰 역할을 했으나 그 이후 실무집행력을 담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는 설명이다.
민건추준비위는 지난 출범식에서 △그간의 민주공원조성 사업 평가와 전망 마련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와 민중운동의 힘을 모아 추진위 구성 △묘역과 민주화운동계승사업관 동시 건립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살아 숨쉬는 공간 △모든 민주화운동 단체와 관련자가 함께 민주공원과 계승사업관 쟁취 등의 사업방향을 제출했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출범식이 "지난 1년 동안 논의는 해왔지만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며 출범식 준비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워낙 민공추가 있는데 민건추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 다소간 논란도 있었고 지금도 말끔히 정리되지는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공추가 "안정적인 상근 실무집행이 안 되는 탓에 그냥 지켜만 볼 수 없고, 그렇다고 안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공원 조성의 의의에 대해 박희영 사무처장은 "우리가 흔히 민주공원이라 하면 묘역을 연상하는데 단순히 묘역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라고 운을 떼고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서의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4.19. 5.18, 3.15, 부산민주공원 등이 있지만 이는 특정 시기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조성된 것인데 비해 민주공원은 한국 민주화운동 전체를 포괄하는 공원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희영 사무처장은 "단순한 묘역 사업이 아니므로 묘역이라는 단어를 안 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묘역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에 제약 당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업방향 네 번째에서 쓰고 있는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공간'의 의미를 물었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이 점이 가장 중요한 기조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가장 이용하기 쉽게 자연적인 것을 살려서 민주화운동에 대해 명상할 수 있고, 저항의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조경을 많이 만들고, 탁월한 한국적 조형이 많은 공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잡혀 있는 예산은 대략 500억 원 정도, 박희영 사무처장은 "공원이 단 1년만에 구성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민주화운동을 해온 여러 그룹과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서 충분히 의미를 살리는 공원으로 꾸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민교협)이 출범식 직후인 지난 11월 17일 민건추에 보낸 서한에 대해 이야기나누었다. 민교협은 서한에서 현재 추진중인 민주공원이 국가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지는 않는지를 지적하고, 탈권위적이고 서민적인 아담한 공원 건립을 제안한 바 있다.
민교협은 서한에서 "국가폭력으로 인하여 희생된 민주영령들을 국가의 힘을 빌려 대규모 민족민주열사공원을 설립해 후세에 그 영혼과 정신을 길이 남기려는 의지 또한 또 다른 국가주의가 아닌지 곰곰 생각해봅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희영 사무처장은 서한을 공식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고 전제하고 "민교협에서 의견을 낸 건 반가운 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민교협도 추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함께 했으면 한다"고 답하고,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가에서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조성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답해 의견을 달리 했다. 그렇지만 이 점은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민교협이나 민간에서 내용을 담기 위해 더 많이 참여함으로써 만들어가면 되므로 지적이 약간 과도적이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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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유리 부지는 수구세력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되었다. |
민교협이 서한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인 정부의 지원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작은 규모로 열사들의 본래의 뜻을 살리는 묘역, 예컨대 대규모 장묘가 아니라, 수목장이든 단출한 납골당 형식이든 누구나 쉽게 접하고 자발적으로 묘역 앞에 꽃을 놓고 싶은 아담한 공원을 건립하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그런 마음은 누구나 다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민주공원 만드는 주체로서, 정부 예산을 줄이는 문제는 의견이 다르다"고 답했다. "민간에서 국민모금을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공원 설립 예산은 필요만큼 국가에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고 따라서 뜻 있는 사업에 쓰여져야 한다"는 게 박희영 사무처장의 생각이다. "정부가 쓸데없는 예산을 얼마나 많이 낭비하고 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내년부터는 민주공원 조성을 위해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건추 본조직도 더 많은 준비위원과 단체의 참여 속에 2006년 상반기 중 건설하고, 부지도 조기에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거론되는 부지로는 여러 곳이 있지만 인천 승학산이 유력하게 꼽힌다. 이미 인천 남구청 등에서 유치 신청을 한 상황이기도 하 다.
박희영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내외부의 어려움 때문에 사업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2006년에는 시민사회단체의 힘을 모아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살리는 민주공원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일을 젖혀 두고 주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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