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이셨습니다"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열려


“굶어죽어도 얻어 먹는 한술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 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깡소주를 벗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누인다. 빨래줄 서너발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돼 아빠! 안돼! 한다" -한 노숙인의 시 ‘짚시의 기도’ 중



올해도 한 해 동안 거리에서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저녁 열렸다. 노숙당사자모임,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22일 서울역에서 ‘멸시와 차별없는 세상,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노숙인추모제)를 개최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날 행사는 사전마당과 추모제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날 사전마당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노숙인들의 주거공간인 박스집과 실물 크기의 쪽방이 만들어졌고, 한 켠에서는 법률상담 부스도 차려졌다. 특히 다른 곳 보다 서울역 주변 노숙인들의 초상사진을 촬영해주는 ‘기억마당’ 부스에는 많은 노숙인들이 몰렸다.


‘기억마당’ 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나온 한 노숙인은 ‘어디에 쓰려고 사진을 찍냐’는 질문에 “우리가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인생 아니겄소. 영정사진이라도 하나 가지고 있어야 나중에 죽었을 때 누가 혹시 제사라도 지내주지 않컸소”라고 말했다. ‘기억마당’을 찾은 노숙인들은 대부분 언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를 죽음을 예비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1부 사전마당 행사가 끝나고 오후 6시부터 추모제가 진행되었다. 이날 추모제는 참가자들의 추모사와 노래공연 등으로 채워졌다. 또 이날 추모제에는 올 한 해 동안 죽어간 노숙인 88명의 영정이 차려졌다. 그들 중에는 올 1월 서울역 대합실에서 사망한 고 이수봉 씨의 영정도 있었다. 지난 1월 22일 발생한 이수봉 씨 사망사건은 노숙인들의 집단적 저항을 부른 사건으로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이날 추모제에서 유영우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사무총장은 “매년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변한 것이 없다”며 “한 쪽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쪽방 조차 없어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노숙인들이 처한 현실을 짚었다.

정일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오늘 추모제는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서만 마련된 자리가 아니”라며 “우리는 사람이면 당연히 누려야 하는 인권을 다른 이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추모제를 지켜보던 한 노숙인은 “매년 열리는 추모제가 달갑지 않다”며 “오늘은 먼저 떠난 동료 노숙인들을 추모하는 날이지만, 언제 자신이 영정 사진의 주인공이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67명의 영정이, 올해는 88명의 영정이 차려졌다. 내년에도 이 행사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영정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희망을 쉽게 찾을 수도 없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정태춘 씨는 “이 놈의 세상에 희망이 있다고, 우리에게 나아질 게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유감”이라며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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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가 춥네요..

    과잉생산, 과잉소비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오는 환경파괴의 결과로, 지금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난리인 것 같습니다.

    유럽엔 겨울에 폭우가 오고, 한국에는 난데없는 폭설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 영향으로 제가 살고 있는 서울 날씨도 12월밖에 안된 겨울인데도, 보름이 넘도록 계속 추운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 계속되는 이런 추위도 유래가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지금 컴퓨터를 쓰려고 새벽길에 PC방에 오는데 너무너무 추웠습니다. 문득 노숙인 분들이 생각나더군요. 지하도 같은 곳에서 이런 겨울을 나면 아 얼마나 추울까

    새벽은 확실히 낮보다 훨씬 더 추운 것 같습니다.

    그냥 걸어도 추운데, 이런 날씨에 길거리에서 밤새도록 잔다는게 얼마나 추운일일까..

    며칠동안 범대위 동지들의 2박3일 청와대 앞 노숙농성,

    함께하지 못해서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 이 땅에 이렇게 겨울밤마다 추위에 떨어야 하는 노숙인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생각해보면 고통스러운 밤입니다.

    힘을 냅시다! 투쟁합시다!